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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상 역할극이란 (卓上の役割劇)

세 사람이 카페에서 만난다. 그리고 세계가 하나 만들어진다.


#향 — 카페에서

토요일 오후. 시모키타자와의 작은 카페.

쿠로는 창가 자리에 앉아 아이스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 노트와 연필, 그리고 열 면이 있는 주사위 두 개가 놓여 있었다. 주사위는 갈색과 흰색이었고, 오래 굴려서 모서리가 둥글게 닳아 있었다.

"늦어서 미안!" 하나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가방에서 삐져나온 만화책 — 《도검난무》 외전 2권. 카운터에서 말차 라떼를 주문하고 쿠로 맞은편에 앉았다.

"메이는?"

"5분 뒤래." 쿠로가 말했다.

하나는 테이블 위의 주사위를 집어 들었다. 돌려 보았다. 0부터 9까지 숫자가 새겨져 있었다.

"이게 TRPG 주사위야?"

"응. 그게 전부야. 그 두 개면 혼세영요담의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어."

하나가 주사위를 굴려 보았다. 7과 3. 의미 없는 숫자. 아직은.

메이가 도착했다. 아메리카노를 들고, 《크툴루의 부름》 시나리오집을 가방에 넣은 채. 쿠로와 하나 사이에 앉았다.

"준비됐어?"

쿠로가 노트를 펼쳤다. 첫 페이지에 한 줄이 써 있었다.

"칼과 요마의 전국시대."


쿠로는 말했다. "TRPG는 — 세 가지가 있으면 돼."

하나는 고개를 기울였다. 메이는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첫째, 이야기를 이끄는 사람. 그게 나야. GM이라고 불러. 게임 마스터. 나는 세계를 만들고, 적을 움직이고, 결과를 결정해."

"CoC에서는 키퍼라고 하죠." 메이가 말했다.

"맞아. 같은 역할이야. 둘째, 이야기 속에 사는 사람들. 그게 너희 둘이야. 플레이어. 너희는 각자 캐릭터를 하나 만들어서, 그 캐릭터로 세계를 경험해. 사무라이가 되든, 음양사가 되든, 시노비가 되든."

하나의 눈이 반짝였다. "사무라이."

"셋째, 무엇이 일어나는가를 결정하는 도구." 쿠로가 주사위 두 개를 집어 올렸다. "칼이 적을 베는가, 적이 피하는가. 절벽에서 떨어지는가, 간신히 매달리는가. 이 주사위 두 개가 결정해."

메이가 물었다. "규칙서가 있어요?"

"있어. 그리고 규칙서를 다 안 읽어도 돼. 내가 가르쳐 줄 거야. 오늘은 그냥 — 이 세 가지만 기억해. GM이 세계를 만들고, 너희가 그 안에서 살고, 주사위가 운명을 결정해."

하나가 주사위를 다시 굴렸다. 5와 5. 같은 숫자.

쿠로가 웃었다. "그건 아주 특별한 눈이야. 나중에 알게 될 거야."


메이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기고 지는 건 어떻게 되나요?"

쿠로는 고개를 저었다. "TRPG는 이기고 지는 게임이 아니야. 보드게임이나 비디오 게임처럼 점수가 있는 게 아니야. 있는 건 이야기야."

"그러면... 뭘 하는 건데요?"

"모험을 해. 사무라이가 되어서 요마와 싸우고, 영주의 명령을 따르거나 거역하고, 동료를 지키거나 배신하고. 그 과정에서 캐릭터가 성장하고,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그 이야기가 — 세계 어디에도 없는, 이 테이블에서만 만들어지는 너희만의 이야기가 돼."

하나가 중얼거렸다. "소설을 같이 쓰는 거네."

"정확해." 쿠로가 말했다. "내가 무대를 깔고, 너희가 연기하고, 주사위가 극본에 없는 사건을 만들어. 예상 못 한 일이 일어나는 거야. 그게 TRPG의 매력이야."

메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CoC도 그래요. 다만 CoC에서는 보통 미쳐 가는 쪽이지만."

쿠로가 웃었다. "혼세영요담에서는 미치는 대신 — 칼을 뽑거나 칼을 거두거나야."


카페 창 밖으로 해가 기울고 있었다. 세 사람의 첫 세션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 세계는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법 — 세션 실황

쿠로: "자, TRPG를 한 줄로. GM이 세계를 만들고, 플레이어가 캐릭터를 연기하고, 주사위가 결과를 결정한다. 이거면 돼."

하나: "이 주사위... d10이라고 해요? 두 개를 동시에 굴리는 거예요?"

쿠로: "맞아. 두 개를 동시에 굴려서 합산해. 2부터 20까지 나와. 이걸 2d10이라고 불러."

메이: "d100은요? CoC에서는 d100을 쓰는데."

쿠로: "혼세영요담도 d100을 쓸 때가 있어 — 특수 상황 전용이지만. 기본은 2d10 합산이야. d100과의 가장 큰 차이는 확률 곡선이야. d100은 모든 숫자가 같은 확률이지만, 2d10은 가운데(11 근처)가 가장 잘 나오고 양 끝(2나 20)은 거의 안 나와. 종 모양 곡선."

메이: "아, 2d6의 확대판이군요. 카탄 같은."

쿠로: "정확해. 그래서 '평균적인 난이도'가 11이야. 11은 2d10에서 가장 잘 나오는 합이거든."

하나: "아까 제가 굴린 5+5 = 10... 이건 실패인 거예요?"

쿠로: "대상에 따라 달라. 그런데 5+5, 같은 숫자 — 이건 '더블'이라고 불러. 더블은 특별해. 성공했는데 더블이면 회심 — 대성공. 실패했는데 더블이면 실착 — 대참사. 이건 다음 시간에 자세히."

하나: "으, 대참사는 싫은데."

메이: "CoC의 크리티컬/펌블이랑 비슷하네요."

쿠로: "비슷하지만 확률이 다르지. CoC 크리티컬은 1%, 여기 더블은 10%. 열 번에 한 번 극적인 일이 일어나. 플레이 해 보면 체감이 확실해."

하나: "열 번에 한 번이면 꽤 자주네?"

쿠로: "맞아. 그래서 혼세영요담은 극적인 전환이 잦은 게임이야. 질서정연하게 이기는 게 아니라, 한 방에 뒤집히는 순간이 자주 와. 그 순간이 제일 재미있어."


쿠로: "오늘은 여기까지. 다음에는 혼세영요담이 다른 TRPG와 뭐가 다른지 설명할게. 그리고 — 캐릭터를 만들기 시작하자."

하나: "사무라이! 사무라이 만들 거예요!"

메이: "저는 좀 생각해 볼게요. 음양사... 밀교승... 뭐가 다른지 알아야 하니까."

쿠로: "좋아. 다음 주에."


주사위 두 개가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 아직 굴리지 않은 가능성들이 그 안에 잠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