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04. 정말로 한 없는 악역을 추구하고 싶다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말은 캠페인의 끝이 아니라, 캠페인을 붙잡을 더 큰 목적이 필요하다는 신호다.
#도입 단편 — 빈 지도
마인들은 성을 빼앗았다. 영주는 죽었고, 수비대는 도망쳤고, 마을은 불타지 않았다. 불태울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미 모두가 고개를 숙였다.
수라도가 말했다. "다음 성은 어디지?"
잡화상이 장부를 넘겼다. "어디든. 길은 열렸고, 돈도 충분해."
독충사는 항아리를 쓰다듬었다. "저항이 없으면 시험도 재미없군요."
괴불은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침묵조차 명령처럼 느껴졌다.
GM은 지도를 펼쳤다. 그 지도에는 아직 색칠되지 않은 영지가 많았다. 그런데 탁자 위에는 잠시 아무 말도 없었다. 너무 쉽게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되자,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사라진 것이다.
그때 이타코가 죽은 영주의 목소리로 말했다. "너희가 원하는 것은 성이 아니었을 텐데."
그 말에 마인들이 처음으로 서로를 보았다. 빈 지도는 적이 아니라 질문이었다.
#먼저 구분할 것
"안전장치를 푼다"는 말은 두 가지로 나뉜다.
| 구분 | 뜻 |
|---|---|
| 서사적 제동 해제 | 캐릭터가 선량함, 회개 기회, 영웅적 제약, 도덕적 망설임 없이 행동한다. |
| 탁자 합의 해제 | 플레이어가 싫어하는 소재, 중단 신호, 실제 존중까지 무시한다. |
본 문서가 다루는 것은 첫 번째다.
두 번째는 캠페인 형식이 아니라 탁자 붕괴다. 한 없는 악역 플레이일수록 오히려 플레이어 간 합의는 선명해야 한다. 캐릭터는 제어되지 않아도, 세션은 제어되어야 한다.
#왜 제어 없는 악행은 지루해지는가
마인 PC가 정말로 뭐든지 할 수 있고, 아무도 막지 못하고, 어떤 결과도 중요하지 않다면 처음에는 강렬하다. 그러나 오래가지 않는다.
| 사라지는 것 | 왜 지루해지는가 |
|---|---|
| 저항 | 아무도 막지 못하면 선택이 아니라 처리 순서가 된다. |
| 희소성 | 모든 것을 가질 수 있으면 무엇을 원하는지가 흐려진다. |
| 정체성 | 아무 악행이나 하면 그 마인만의 얼굴이 사라진다. |
| 긴장 | 실패, 배신, 대가, 시간 제한이 없으면 장면이 평평해진다. |
| 목적 | 악행 자체가 목적이면 다음 장면의 이유가 약하다. |
악역 플레이어가 원하는 것은 보통 "제약 없음" 그 자체가 아니라, 자기 악역성이 세계를 바꾸는 감각이다. GM은 그 욕망을 막기보다, 더 큰 구조로 받아야 한다.
#악행을 지원하는 GM의 태도
한 없는 악역 플레이에서 GM은 "안 돼"를 기본값으로 삼지 않는다. 대신 이렇게 묻는다.
- 그것으로 무엇을 얻으려 하는가.
- 그 행동이 어떤 세력, 자원, 의식, 원한, 소문으로 이어지는가.
- 누가 그 결과를 이용하려 하는가.
- 같은 집단의 다른 마인은 왜 그것을 돕거나 방해하는가.
- 이것이 큰 목적에 어떤 단계를 여는가.
악행을 취소하지 않는다. 악행을 훅으로 바꾼다.
#악행을 훅으로 바꾸는 여섯 고리
| 고리 | 질문 | 예시 |
|---|---|---|
| 대상 | 왜 하필 그 대상인가. | 그 성에는 영계 균열을 여는 옛 결계가 있다. |
| 자원 | 무엇을 얻는가. | 이름, 피, 금화, 문서, 신체, 영지, 추종자. |
| 증인 | 누가 보았는가. | 살아남은 아이, 적대 영웅, 배신한 추종자, 죽은 자의 영. |
| 채무 | 누가 빚을 졌는가. | 사교가 보호를 받았고, 다음 의식을 요구한다. |
| 오염 | 세계가 어떻게 바뀌는가. | 길이 닫히고, 신사가 침묵하고, 시장 가격이 바뀐다. |
| 초대 | 누가 접근하는가. | 더 큰 마인 세력, 경쟁 사교, 영웅 연합, 요마 군주. |
GM은 플레이어가 원하는 악행을 이 여섯 고리 중 둘 이상에 연결한다. 그러면 "했다"로 끝나지 않고 다음 장면을 낳는다.
#큰 목적을 세우는 법
한 없는 악역 집단은 "나쁜 일을 한다"보다 큰 문장이 필요하다. 큰 목적은 서로 다른 마인을 한 자리에 묶는 접착제다.
| 큰 목적 | 어울리는 질문 |
|---|---|
| 새 질서 수립 | 누가 이 세계를 다스릴 자격이 있는가. |
| 영계 개방 | 인간과 요마의 경계를 왜 부숴야 하는가. |
| 신살 또는 신격 찬탈 | 신이 침묵했다면, 누가 신의 자리를 차지하는가. |
| 불사의 완성 | 죽음이 세계의 오류라면, 무엇을 희생할 수 있는가. |
| 복수의 전국화 | 개인의 원한이 어떻게 시대의 원한이 되는가. |
| 완전한 시장 | 모든 것에 값이 붙는 세계는 어떤 모습인가. |
| 전쟁의 영구화 | 평화가 거짓이라면, 전쟁을 숨기지 않는 세계가 낫지 않은가. |
| 구원의 강제 | 사람들이 스스로를 구하지 못한다면, 강제로 구원해도 되는가. |
큰 목적은 악역을 정당화하지 않는다. 대신 캠페인을 움직인다.
#서로 다른 마인을 한 집단으로 묶는 수단
마인은 서로 잘 맞지 않는다. 그래서 집단을 만들려면 우정만으로는 부족하다.
| 접착제 | 작동 방식 |
|---|---|
| 공동 의식 | 각 마인이 다른 재료나 역할을 맡아야만 완성된다. |
| 분할된 열쇠 | 목적 달성에 필요한 문서, 신체, 이름, 결계 권한이 나뉘어 있다. |
| 상호 약점 | 서로의 비밀이나 결핍을 알고 있어, 배신이 곧 손실이 된다. |
| 외부 포위 | 영웅 연합, 히에이련, 카구라번, 경쟁 마인 세력이 모두를 적으로 본다. |
| 교리의 빈칸 | 각 마인이 같은 교리를 자기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다. |
| 장부와 배당 | 잡화상식 계약, 전리품 배분, 영지 지분으로 임시 질서를 만든다. |
| 왕좌의 유예 | 최종 목적 전까지는 누가 수좌인지 결정하지 않기로 한다. |
좋은 악역 집단은 사이가 좋아서 유지되지 않는다. 아직 갈라지면 손해가 더 크기 때문에 유지된다.
#마인별 집단 기여
| 마인 유형 | 집단에서 주는 것 |
|---|---|
| 전쟁형 마인 | 무력, 공포, 점령, 돌파. |
| 저주형 마인 | 침투, 병, 원한, 보이지 않는 압박. |
| 신앙형 마인 | 교리, 추종자, 제단, 정당화. |
| 지식형 마인 | 실험, 해석, 금기 기술, 약점 분석. |
| 거래형 마인 | 자금, 물자, 정보, 배신의 가격표. |
각 마인이 자기 악행을 마음껏 하게 두되, 그 결과가 집단의 큰 목적에 무엇을 보태는지 묻는다. 보탬이 없다면 장면은 강렬해도 캠페인은 느슨해진다.
#무제한 악행 캠페인의 세션 구조
#1막: 욕망 선언
각 마인 플레이어가 이번 세션에서 하고 싶은 악역적 행동을 하나씩 말한다. GM은 그것을 막지 않고, 큰 목적의 어느 단계와 연결할지 정한다.
#2막: 실행
PC가 원하는 방식으로 움직인다. 이 막에서는 악역의 능동성을 강하게 보장한다. 장면의 재미는 "할 수 있느냐"보다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에 있다.
#3막: 연결
실행 결과가 자원, 증인, 오염, 초대 중 하나로 이어진다. 여기서 다음 시나리오 훅이 생긴다.
#4막: 집단 회의
서로 다른 마인들이 결과를 어떻게 나눌지 정한다. 이 장면이 없으면 악행은 개인 단편으로 흩어진다.
#5막: 더 큰 문
큰 목적에 한 걸음 가까워졌음을 보여 준다. 새 결계가 열린다. 영웅 연합이 결성된다. 죽은 자가 이름을 말한다. 시장이 뒤집힌다.
#지루함을 막는 네 가지 압력
| 압력 | 기능 |
|---|---|
| 시간 | 의식, 추격, 계절, 영계 균열이 기다려 주지 않는다. |
| 경쟁 | 다른 악역도 같은 자원을 원한다. |
| 내부 균열 | 같은 목적을 다른 방식으로 해석한다. |
| 세계 반작용 | 영웅, 신사, 원령, 민중, 시장, 영맥이 반응한다. |
이 압력은 악역을 막기 위한 벽이 아니다. 악역이 더 크게 행동하게 만드는 바람이다.
#플레이어에게 주는 조언
한 없는 악역을 하고 싶다면, "무엇이든 하겠다"보다 강한 문장을 가져오라.
- 나는 무엇을 만들기 위해 부수는가.
- 내 마인은 어떤 악행을 특히 선호하는가.
- 그 악행은 어떤 큰 목적에 기여하는가.
- 같은 집단의 다른 마인이 나를 왜 필요로 하는가.
- 내가 끝내 용납하지 못하는 배신은 무엇인가.
무제한 악역에게도 취향과 목적은 필요하다. 취향이 없으면 아무거나 하는 인물이 되고, 목적이 없으면 아무 데나 가는 캠페인이 된다.
#GM에게 주는 조언
플레이어가 원하는 악행을 적극적으로 받는다. 다만 매번 다음 중 하나로 되돌려 준다.
- 더 큰 목적의 단계.
- 새 적 또는 새 동맹.
- 집단 내부의 배분 문제.
- 세계에 남은 흔적.
- 다음 세션의 선택지.
악역 플레이어에게 가장 좋은 지원은 제동이 아니라 구조화다. 그가 원하는 악역성을 캠페인의 엔진으로 넣어라.
한 없는 악역은 한 없는 자유가 아니라, 끝없이 커지는 목적을 필요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