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와 접근로 — 성이 선 자리
목차
Reference Only. 본 장은 지도 위의 그림이다 — 성이 어디 서 있고 어떻게 다가가는가를 장면으로 떠올리기 위한 배경이지, 판정에 참조하는 데이터가 아니다. 입지를 구역·전투맵으로 바꾸는 일(수치·목표치·기믹)은
구역 변환이 전담한다. 여기까지는 땅의 생김새, 다음부터는 규칙.
#향 — 한 성을 세 번 본다
같은 성을, 세 사람이 다른 자리에서 본다.
멀리서 처음 본 자는 산머리의 검은 윤곽을 올려다보며 생각한다 — 어디로 올라야 하는가. 길은 보이지만, 그 길이 어디서 꺾이고 어디서 좁아지는지는 보이지 않는다.
문 앞에 줄 선 자는 고개를 다 오른 뒤에야 안다 — 여기서 막히는구나. 길은 곧장 문으로 나아가지 않고 벽 아래로 비껴 붙어, 오르는 내내 위에서 내려다보였다.
성벽 위에서 내려다보는 자는 묻지 않는다. 그는 이미 안다 — 나는 어디를 보고 있는가. 다가오는 모든 발걸음이 그의 눈 아래에 있다.
입지와 접근로는 수치이기 전에 시선과 다리(脚)의 문제다. "성을 어떻게 칠까"는 두 번째 질문이고, 첫 질문은 언제나 — 어디로 다가가는가.
#사실의 땅 — 입지 유형
성은 선 자리로 절반이 정해진다. fc09 열도 총론이 말하듯 이 땅은 산이 태반이고, 들은 곧 쌀이며 쌀은 곧 군대다 — 그러니 성을 어디에 세우느냐는 곧 "높이를 택할 것인가, 사람을 택할 것인가"의 물음이 된다.
- 산성(山城) — 산머리·능선에 앉은 성. 높이가 곧 시야와 사정과 위엄을 준다. 오르는 길이 좁아 적은 수로도 막기 좋지만, 물과 식량을 산 위로 끌어올리기 어렵고, 사람과 장사는 산 아래에 남는다. 전란이 깊을수록 성은 산으로 오른다.
- 평산성(平山城) — 들 가운데 솟은 낮은 언덕·구릉에 앉은 성. 높이와 사람을 둘 다 조금씩 가진다. 산성만큼 오르기 험하지도, 평성만큼 훤히 드러나지도 않는 — 타협의 자리다.
- 평성(平城) — 평지에 앉은 성. 높이가 없는 대신 사람과 길과 물이 모여, 다스리기에 좋고 장사가 붙는다. 높이를 잃은 자리를 해자와 토루와 겹겹의 곽으로 메운다. 세상이 가라앉고 다스림이 무거워질수록, 성은 산을 내려와 들로 옮겨 간다고 전한다.
같은 나라 안에서도 성은 산에서 들로 옮겨 간다 — 싸우기 위한 성에서 다스리기 위한 성으로. 어느 입지를 마주하느냐가, 그 성이 무엇을 위해 섰는지를 먼저 말해 준다.
#입지가 정하는 것
| 입지 | 높이·시야 | 주된 접근 제약 | 약점이 생기는 자리 | fc09 지형 대응 |
|---|---|---|---|---|
| 산성 | 높다 — 멀리 보고, 멀리 쏜다 | 오르막 한두 갈래로 길이 좁혀진다 | 물·보급(산 위로 끌어올리기 어렵다) | 산길·고개 |
| 평산성 | 중간 — 언덕만큼 본다 | 비탈과 들이 섞여 길이 여럿 | 넓어진 둘레의 빈틈 | 구릉·들머리 |
| 평성 | 낮다 — 멀리서 다 보인다 | 해자·강이 길을 한두 줄로 강제 | 훤한 노출(다가가는 쪽도, 막는 쪽도) | 들·강 |
#다가가는 길 — 강·호수·해자·성하마을
입지가 자리를 정하면, 접근로가 그 자리로 다가가는 길을 굽히고 끊고 모은다.
- 강·호수 — 천연의 해자.
fc09 길과 여행이 적듯, 이 땅에서는 강에 일부러 다리를 놓지 않거나 나루를 통제해 강 자체를 방어선으로 삼는 일이 흔하다. 하천이 합치는 곳, 호반, 강 가운데 섬에 앉은 성은 물이 곧 바깥벽이다. - 해자(堀) — 사람이 판 도랑. 물을 채운 물해자(水堀)도, 마른 빈해자(空堀)도, 둔덕을 남긴 형태도 있다. 폭과 깊이가 접근을 한두 길로 강제한다 — 해자는 막는 벽이라기보다 다가오는 길을 정해 주는 손가락에 가깝다.
- 성하마을(城下町) — 성 아래 시가지. 가도와 시장, 무가의 저택과 사사(寺社)가 성을 둘러싸 외곽의 첫 방어선이자, 소문과 정보와 잠입로가 드나드는 문턱이 된다. 성은 사람들 위에 서 있다 — 다가가는 자는 그 사람들 사이를 먼저 지난다.
강을 다리 없이 둔다는
fc09의 한 줄이, 성 둘레에 오면 "해자를 왜 파는가"의 답이 된다. 막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가오는 길을 내가 정하기 위해서다.
#장면으로 읽기 — 정찰·압박·우회
입지는 싸움이 시작되기 전에 이미 세 장면의 결을 정해 둔다. (실제 판정·목표치·맵은 02·03~06이 쥔다 — 여기서는 "어떤 장면이 자연스러운가"까지만.)
- 정찰 — 어디서 보는가 / 어디서 보이는가. 산성은 시야를 주는 만큼 들키기도 쉽다. 망루의 눈이 멀리 닿지만, 산그늘과 굽은 길은 다가오는 자에게도 몸 숨길 자리를 준다. 평성은 멀리서 다 보이는 대신, 다가가는 쪽도 들판 위에서 그대로 노출된다. 보는 것과 보이는 것의 비대칭이 입지마다 다르게 깔린다.
- 압박 — 길이 좁을수록 깊고, 넓을수록 얕다. 산성의 오르막은 압박 지점이 적은 대신 하나하나가 깊다(한 길목이 곧 전부다). 평성의 넓은 외곽은 압박 면이 길고 얕다(어디로든 올 수 있으니 어디도 비울 수 없다). 강·호수·해자는 그 사이에서 압박을 한두 길로 강제해, 막는 자가 힘을 모을 자리를 미리 일러 준다.
- 우회 — 약속을 어기는 길. 비밀 통로, 절벽, 하수구, 마른 우물, 성하마을 뒷길. 성은 "여기로 들어오라"는 약속이고, 우회란 그 약속을 어기는 일이다. 그 어길 틈이 있는지 없는지를 — 입지가 성을 세울 때 이미 깔아 둔다. 산성의 절벽 밑 샛길, 평성의 수문과 하천, 마을의 어두운 골목.
그러니 무대를 고를 때 먼저 물을 것은 "성이 얼마나 단단한가"가 아니라 — 이 성은 어떤 장면을 자연스럽게 부르는가다. 단단함은 다음 장(02)이 수치로 옮긴다. 이 장은 다만, 그 수치가 어떤 땅에서 자라났는지를 가리킨다.
#탁자에서 — 입지로 첫 장면을 깐다
GM 도구. 이 절은 입지를 장면으로 굴리는 운용 메모다 — 판정·목표치·기믹은
02-01 변환 절차와co가 쥐고, 여기서는 굴림 없이 쓰는 도구만 둔다.
한 성의 입지를 정할 때, 세 질문을 던진다:
- 높이를 어디서 얻는가? — 산머리인가, 언덕인가, 해자와 곽인가. (이것이 "어디서 보고 어디서 쏘는가"를 정한다.)
- 다가가는 길은 몇 갈래인가? — 오르막 하나인가, 들판 사방인가, 강이 끊어 둔 한두 줄인가. (이것이 압박의 깊이와 넓이를 정한다.)
- 약속을 어기는 길이 있는가? — 절벽 밑, 수문, 마른 우물, 마을 뒷골목. (이것이 잠입이 성립하는지를 정한다.)
입지만으로 첫 장면을 깐다. fc09가 "땅은 굴림이 아니라 갈림길로 쓸 때 가장 무겁다"고 했듯 — 다리 없는 강 앞에서 "헤엄칠 것인가 상류로 돌 것인가", 닫히는 고갯길 앞에서 "밤을 기다릴 것인가 강행할 것인가"를 묻는 것만으로, 굴림 한 번 없이 장면이 선다. 성 접근도 같다. 선택을 강요하는 자리를 입지에서 하나 집어내면, 그것이 곧 첫 장면이다.
입지 → 가장 매운 모드 (한 줄 추천):
| 입지 | 가장 자연스러운 한 끼 |
|---|---|
| 산성 | 오르막 압박의 공성, 혹은 산그늘을 타는 잠입 — 좁은 길이 양쪽을 모두 매섭게 한다. |
| 평산성 | 겹겹 곽의 수성·농성 — 밀고 물러나는 층위가 가장 길게 산다. |
| 평성 | 해자·성하마을을 낀 잠입과 외곽 공성 — 훤한 들이 은밀함과 물량을 동시에 시험한다. |
추천은 명령이 아니다. 같은 산성도 네 모드 모두로 쓸 수 있다(
fc12-01-01의 "겹의 위계"를 순서대로/거꾸로 읽는 일). 다만 입지는,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한 장면을 거저 준다.
#읽고 나서 — 다음 장으로
여기까지가 땅의 생김새다. 성이 어디 서 있고(산·언덕·들), 어떻게 다가가며(강·해자·마을), 그것이 어떤 장면을 먼저 부르는지(정찰·압박·우회)를 떠올릴 수 있게 되었다면 — 이 장은 제 일을 다 했다.
- 성의 구조물 자체(곽·문·망루·우물)의 그림은
fc12-01-01으로. - 이 입지와 구조물을 실제 구역·전투맵으로 바꾸는 일은
fc12-02-01·fc12-02-02로.
구조물·구역 룰링은 모두
02-01 변환 절차를 따른다. 본 장은 Reference Only — 수치는 한 줄도 없다. 원거리 사격을 말할 때조차 그것은 궁술의 일이지, 이 장이 정할 무엇이 아니다. 다음 장부터, 땅이 규칙이 된다.
"성을 치기 전에, 그 성이 어느 자리에 서서 너를 기다리고 있는지를 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