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판 v1.3.3 · fc-doc

#길과 여행 (道と旅)

목차

Roads and travel, straw hat, walking staff, and ferry rope crossing a white river edge.

권위. 본문은 Fiction-Only — 한 외인의 견문이며, 사실과 소문과 오해가 섞여 있다. 끝의 「탁자에서」만 Scene Tool. 본권에 법(法)은 없다 — 이동과 교역의 수치가 필요하면 정본 교역 규칙으로 간다. 이 책 전체의 약속은 이 책에 대하여에, 이 일기를 쓴 자는 화자에 있다.


#여로 — 첫 관소

핀투의 일기에서. 항구를 떠나 사흘째.

길이 언덕을 넘는 자리에 목책이 서 있었다. 목책 가운데 문이 있고, 문 앞에 줄이 있었다. 소금 가마니를 진 사내들, 방울을 단 순례자, 소를 끄는 노인 — 그리고 우리 일행.

"세키쇼(關所)라 합니다." 혀가 말했다. "길의 문입니다. 여기서부터는 다른 영주의 땅이라, 문서를 보입니다."

우리와 달리 이 나라의 문은 도시의 성벽이 아니라 길 위에 서 있다. 나라가 예순몇으로 갈라져 서로 싸우니, 문도 그만큼 많은 셈이다. 성문은 들어오는 자를 막지만, 길의 문은 지나가는 자를 센다.

차례가 오자 혀가 과소장(過所狀)을 두 손으로 올렸다. 항구의 상관이 미리 받아 둔 통행 문서다. 장부를 든 관리가 문서를 읽고, 나를 읽었다. 문서보다 내 수염을 더 오래 읽었다.

짐을 풀라 했다. 궤를 열자 주판과 장부와 저울이 나왔다. 관리가 저울을 집어 들었다.

"무엇에 쓰는 물건인가."

"물건의 무게를 다는 데 씁니다." 혀가 옮겼다.

"남만인이 무엇의 무게를 달려고 하는가."

혀가 잠깐 멈췄다가 길게 대답했다. 무어라 옮겼는지 나는 모른다. 관리가 처음으로 웃었고, 저울을 내려놓았다.

칼은 문 앞에서 제 칼자루에 끈을 감았다. 묶인 칼은 뽑는 데 한 호흡이 더 걸린다 한다. 병사가 미덥지 않은 눈을 하자 칼이 말했다. "문지기와 싸우는 호위는 호위가 아니오." 그 한마디가 창 두 자루보다 길을 잘 열었다.

혀가 통행세를 치렀다. 그러고는 따로, 종이에 싼 것을 서기의 소맷자락 곁에 밀어 두었다. 나중에 물었다. "그것도 세금인가?" "아닙니다. 기다림을 줄이는 값입니다."

문을 나서니 해가 기울어 있었다. 언덕 하나를 넘는 데 한나절이 갔다. 뒤를 보니 줄은 아침보다 길어져 있었다. 혀가 말했다. "오늘은 빠른 편입니다."

장부에 적는다. 이 나라의 관소에는 값이 둘 있다 — 장부에 적히는 값과, 적히지 않는 값. 둘 다 치른 자만이 해 지기 전에 문을 나선다. 내가 본 것이다.


#사실의 땅 — 길의 체계

#다섯 기내와 일곱 길

이 나라 사람들은 나라 전체를 길로 센다. 미아코(교토)를 안은 다섯 국을 기나이(畿內)라 하고, 거기서 일곱 갈래 길이 뻗어 나라의 끝까지 간다. 합쳐서 고키시치도(五畿七道) — 다섯 기내와 일곱 길. 관(官)의 오랜 행정 구분이면서, 지금도 발로 걷는 가도(街道)의 이름이다. 혀가 뱃전에서 처음 가르쳐 주었고, 나는 여정 내내 이 이름들로 길을 물었다. 우리와 달리 이 나라 사람들은 어디 사람이냐 물으면 영주의 이름이 아니라 국과 길의 이름으로 답한다.

읽기일기의 메모
東海道도카이도동쪽 바닷길. 바다를 오른쪽에 두고 동쪽 들로 간다. 가장 붐비는 길이다.
東山道도산도동쪽 산길. 산을 꿰어 북방 끝까지. 일곱 중 가장 길다 한다.
北陸道호쿠리쿠도북쪽 뭍길. 눈의 나라들로. 겨울에는 길이 지워진다 들었다.
山陰道산인도산그늘 길. 북쪽 바다 쪽 해안. 나는 끝내 다 걷지 못했다.
山陽道산요도산볕 길. 세토내해 북안을 따라 동서로. 내가 처음 밟은 큰길이다.
南海道난카이도남쪽 바닷길. 바다 건너 섬과 반도로. 순례자의 길이기도 하다.
西海道사이카이도서쪽 바닷길. 남만선이 닿는 서쪽 섬. 내 여정이 시작된 곳.

본권의 견문 열 장은 이 구분을 따라 놓였다. 서쪽 바닷길에서 내려 산볕 길을 동으로 걷고, 남쪽 바닷길의 섬과 반도를 거쳐 기나이에 들고, 동쪽 산길과 동쪽 바닷길과 북쪽 뭍길을 지나, 너른 들을 건너 북방에서 붓을 놓는다 — 장의 차례가 곧 길의 차례다. 여정의 약도는 화자 장에 있고, 예순몇 국이 각각 어느 장에 들었는지의 본표는 교차표육십여주 일람이 쥔다.

#길의 실제

짐을 진 두 사람이 비켜 지날 수 있으면 좋은 길이다. 큰 가도는 말 탄 무사 둘이 나란히 갈 만하고, 산길은 한 사람과 그 사람의 그림자가 간신히 간다. 노면은 흙이다. 비가 오면 길이 죽 그릇이 된다. 돌을 깐 구간은 드물어, 절 어귀나 큰 고개의 어림 정도다. 우리와 달리 이 나라의 길은 수레를 거의 모른다 — 짐은 사람의 등과 말의 등으로 가고, 길은 그 등의 폭에 맞게 나 있다.

그리고 산이다. 이 나라 땅의 7할이 산이라 들었다. 길은 산을 피하지 못하고 고개로 넘는데, 큰 고개 하나가 하루를 통째로 먹는다.

하루의 거리는 이렇다. 맨몸의 빠른 발은 하루 여덟 리(里)를 가고, 짐 진 행렬은 예닐곱 리를 채우면 다행이다 — 리와 초(町)의 감각은 용어·도량형 사전을 곁에 두면 된다. 미아코에서 동쪽 들머리까지, 빠른 발이면 보름이요, 우리처럼 짐과 관소와 강에 묶인 행렬은 달을 넘겼다. 내가 걸어 본 것이다.

편자 주: 본권의 일수는 짐꾼과 관소와 다리 없는 강에 묶인 도보의 체감이다. 정본 교역 규칙의 교역로 일수는 산정 전제가 다른 캠페인용 수치이며(사카이-나가사키는 해로로 적혀 있다), 본권의 체감과 숫자가 달라도 같은 세계의 것이다. 탁자의 셈은 정본을 따른다.

#관소 — 길의 문

관소가 보는 것은 셋이다. 문서, , 얼굴. 문서는 과소장이니 왕래의 수형이니 하여 절과 상관과 영주가 써 주는 것이 제각각이고, 어느 문에서 어느 종이가 통하는지는 통사와 짐꾼들의 산 지식이다. 짐에서 찾는 것은 무기와, 전시에는 쌀과 철 — 그리고 들은 이야기로는, 나가서는 안 되는 사람이다. 영주가 볼모로 잡아 둔 집안의 여인이 국경을 빠져나가는 것을 관소가 막는다 한다. 얼굴에 대해서는 — 내 얼굴이 그러했듯, 외인은 서 있는 것만으로 조사가 된다.

치르는 것도 셋이다. , 종이에 싼 것, 그리고 시간. 통행세의 액수를 장부에 적으려다 그만두었다 — 영주마다 다르고, 같은 문이라도 달마다 달랐다. 적을 수 있었던 것은 하나뿐이다. 문이 많은 길은 장사가 마른다.

#강 — 다리 없는 물

큰 강에는 다리가 드물다. 들은 까닭이 둘이다. 뱃사공은 홍수가 해마다 다리를 가져간다 했고, 낭인은 영주가 일부러 놓지 않는다 했다 — 강이 적병을 막는 해자 노릇을 하기 때문이라고. 뱃사공의 말과 무사의 말이 다르므로, 나는 둘 다 적어 둔다.

건너는 법은 물이 정한다. 얕으면 여울을 걸어 건넌다 — 짐은 머리에 이고, 키 작은 자는 키 큰 자의 어깨를 빈다. 깊으면 나룻배다. 물살이 사납고 배도 못 뜨는 곳에서는 강가 사람들이 어깨로 사람을 메어 건넨다. 사람이 다리가 되는 셈인데, 그 삯은 그날의 수위가 정한다. 비 온 뒤에는 며칠이고 물 빠지기를 기다린다. 강가 마을의 주막이 비를 좋아하는 까닭이다 — 비가 길손을 묶어 두기 때문이다.

#잠자리 — 신분의 숫자만큼

우리와 달리 이 나라의 절은 여인숙을 겸한다. 시주를 내면 외인에게도 마루를 내주었고, 절 마루의 저녁 — 순례자와 행상과 낭인이 한 화롯가에 모이는 자리 — 에서 들은 소문이 시장의 소문보다 정확했다. 항구와 시장 거리에는 돈을 받고 재워 주는 집이 있다. 좋은 집은 드물고, 흔한 집은 말 구유 곁이다. 그도 없으면 농가의 헛간을 빌고, 그도 없으면 불을 피우고 번을 세워 한뎃잠이다.

요컨대 잠자리는 신분의 숫자만큼 있다. 다이묘 행렬은 절의 본당을 통째로 쓰고, 상인은 행랑을 쓰고, 순례자는 처마를 쓰고, 낙척은 하늘을 쓴다.

#바닷길 — 움직이는 관소

무거운 짐은 바다가 빠르다. 연안을 도는 짐배는 뭍의 행렬이 보름 걸릴 거리를 바람 좋으면 며칠에 간다. 항구마다 배를 대는 법도와 흥정의 말투가 달라, 뱃사람들은 항구를 나라처럼 센다.

다만 세토내해는 다른 바다다. 섬이 수백이고 물길이 좁으며, 조수가 강처럼 흐른다. 물길을 아는 자 없이 들어간 배는 — 들은 이야기로는 — 돌아오지 않는다. 그 물길의 어귀를 쥔 것이 수군(水軍)이다. 처음에 나는 해적이라 들었다. 가서 보니 문지기에 가까웠다. 그들은 지나는 배에 호위와 통행의 권리를 판다. 값을 치르면 작은 깃발을 주는데, 그 깃발을 돛에 달면 그 바다의 어느 배도 손을 대지 않고, 조수가 갈리는 어귀에서는 물길잡이까지 붙여 준다. 약탈로 먹고사는 자들이 아니라, 약탈하지 않는 값으로 사는 자들이다. 뭍의 관소가 바다에도 있는 셈인데 — 바다의 문은 움직인다. 우리 배가 깃발을 사고 값을 두고 한나절 흥정하는 것은 내가 본 것이고, 그들의 섬과 성채 이야기는 견문 2 — 산요·산인에 적는다.


#사람과 풍속 — 길 위의 사람들

길은 이 나라에서 신분이 한데 섞이는 드문 자리다. 길 위의 얼굴들을 보면 나라의 피가 도는 것을 본 셈이라, 나는 마주친 얼굴마다 한 줄씩 적었다.

얼굴일기의 한 줄
행상등에 진 것이 가게의 전부다. 그는 마을의 소식이고, 마을의 저울이다.
순례자흰 옷에 방울. 어디로 가느냐 물으면 신의 이름을 대고, 어디서 왔느냐 물으면 웃는다.
비구니노래로 시주를 청하며 길을 도는 여승들. 절보다 길에 더 많다.
파발맨몸에 글 한 통. 길에서 가장 빠른 것은 말이 아니라 이 사내들이다.
다이묘 행렬길이 비고, 사람들이 엎드린다. 나는 모자를 벗는 것으로 갈음하려 했다 — 혀가 내 등을 눌렀다.
낭인칼은 차고 녹은 없다. 호위로 사면 든든하고, 사지 못하면 무섭다.
떠돌이 예인눈먼 악사가 옛 전쟁 이야기를 노래한다. 듣고 우는 것은 무사들이다.

이들 가운데 세상의 울타리 밖에 사는 자들 — 낭인, 떠돌이 예인, 그리고 더 낮은 자리의 사람들 — 의 삶은 낙척 — 길 위에 사는 사람들이 따로 본다. 길에서 그들을 만나면 한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길 위의 사람들은 서로의 내력을 묻지 않는다. 묻지 않는 것이 길의 예의다.


#혼세의 땅 — 전란이 길에 미치는 것

전쟁의 소문은 길손보다 먼저 닿는다. 소문이 닿으면 국경의 관소가 닫히고, 닫힌 문 앞에 행렬이 쌓인다. 군대는 다리를 지키거나 끊는다 — 어느 쪽이든 길손에게는 같은 일이다. 군대가 지나간 가도는 한동안 죽는다. 논이 밟히고 마을이 비는데, 마을 사람들이 무서워하는 것은 군대보다 군대의 꼬리에 붙어 오는 자들이라 한다. 들은 이야기다.

큰길이 닫히면 산길의 값이 오른다. 안내인의 삯이 오르고, 산마을의 잠자리가 오르고, 고개 너머의 쌀값이 오른다. 길이 끊긴 곳에 시세 차가 생기고, 시세 차가 있는 곳에 그 차를 먹으러 들어가는 자가 있다. 장사꾼으로서 나는 그것을 이문이라 적는다. 사람으로서는 다른 이름으로 적고 싶다.

돈도 길을 잘 건너지 못한다. 국경을 넘을 때마다 돈이 약해진다 — 동전은 곳에 따라 가려 받고, 은은 무게로 달아 쓴다. 그래서 내 저울은 관소에서는 가장 수상한 물건이고, 시장에서는 가장 정직한 물건이다.


#영이의 땅 — 밤길

이 나라의 하루는 해와 함께 끝난다. 우리와 달리 이 나라 사람들은 밤길을 게으름이나 서두름의 문제가 아니라 목숨의 셈으로 친다. 해가 기울면 길 위의 모든 사람이 같은 방향으로 — 가장 가까운 불빛으로 — 걸음을 빨리한다. 그 발걸음이 빨라지는 것은, 내가 본 것이다.

까닭으로 들은 이야기는 한결같다. 밤길의 요마(妖魔)는 길의 마디에서 기다린다 — 고개갈림길다리다. 고개에서는 아무리 걸어도 같은 마을로 돌아온다는 이야기. 갈림길에서 길을 물으면 길이 대답한다는 이야기 — 그래서 길을 잃어도 묻지 않는다는 이야기. 다리 위에서 말을 걸어오는 것에게 대답하면 끝내 강을 건너지 못한다는 이야기. 짐꾼들은 고개 어귀의 돌무더기에 돌을 하나 보태고, 다리 앞에서는 두 번 절하고 건넌다. 까닭을 묻는 내게 혀가 말했다. "값이 들지 않는 보험입니다."

부적의 장사도 좋다. 절과 신사에서 오후다라는 종이 부적을 파는데, 혀가 내 삿갓 안에도 하나 붙여 주었다. "효험이 있는가?" "있다는 사람과 없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다만 값이 싸니, 셈은 맞습니다." 장사꾼의 신학으로는 흠잡을 데가 없어 나는 그대로 두었다.

내가 밤길에서 무엇을 보았는지는 이 장에 적지 않는다. 견문 각 장에 그 땅의 밤이 따로 적혀 있다. 여기 적어 둘 것은 하나다. 이 나라에서 길의 지식이란 거리의 지식이 아니라, 어디서 멈춰야 하는지의 지식이다.

편자 주: 고개·갈림길·다리에 무엇이 기다리는지, 그리고 그것을 장면으로 굴리는 법은 마을, 길, 산의 요마에 있다. 핀투가 보지 못한 것이 거기에 있다.


#탁자에서

Scene Tool. 이 절만 GM용 장면 도구다.

이동은 일수가 아니라 마디로 줄인다. 출발의 장면 — 길 위의 장면 하나 — 도착의 장면. 길 위의 장면은 이 문서의 재료(관소, 강, 잠자리, 밤길) 중 하나만 고르면 충분하다. 굴릴 사건이 필요하면 여로의 사건을 펴고, 정본의 조우표가 필요하면 교역 규칙의 교역 이벤트를 쓴다.

관소는 사회 장애물이다. 싸움이 아니라 세 겹의 비용 — 문서, 돈, 시간 — 가운데 무엇으로 치를지 고르는 장면이다. 문서가 없는 일행, 신분을 숨긴 일행, 짐 속에 보여서는 안 될 것이 있는 일행에게 관소 하나는 던전의 문 하나와 같다. 굴림 하나로 줄이고 싶으면 정본 비전투 규칙의 판정 틀을 그대로 빌리면 된다 — 목표치와 수치는 본권이 정하지 않는다.

강과 날씨는 시계다. 다리 없는 강의 수위 대기는 시간 압박을 만들고, 묶인 일행을 주막에 모은다 — 소문과 동숙자와 흥정이 거기서 태어난다.

밤길은 강요하지 말고 고르게 한다. 해 지기 전에 닿을 수 없는 사정을 주고, 일행이 스스로 밤길을 선택하게 하라. 고개·갈림길·다리에서 무엇이 기다리는지는 fc08이 쥐고 있다.


빠른 길을 묻는 자는 장사꾼이고, 안전한 길을 묻는 자는 이 나라 사람이다 — 나는 두 가지를 다 물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