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판 v1.3.3 · zn-doc

#대지의 사람들 — 아이누·류큐·에미시·쿠마소

목차

대지의 사람들 — 아이누·류큐·에미시·쿠마소 삽화

본 문서는 front에 속한다. 여기 적힌 문화·신앙·생활의 서술은 실재에 대한 존중적 소개(Reference)이며, 영계·요마와 얽힌 대목은 본 세계관의 픽션이다. 그 경계는 본문에서 표시한다. 향(香)은 Fiction-Only.

다시 적는 약속. 이 사람들은 괴물이 아니다. 신비한 야만인도, 멸망한 전설도 아니다. 아이누와 류큐의 후손은 오늘도 살아 있고, 그 문화는 오늘도 이어진다. 본 호는 전국 시대라는 한 무대 위에서 이들을 다루되, 과거형으로 박제하지 않는다. 게임의 야인이 이 핏줄을 잇는다는 설정은, 그 사람들을 도구로 쓰자는 뜻이 아니라 — 잊지 말자는 뜻이다.


#설 — 열도는 야마토만의 것이 아니었다

우리가 "일본"이라 부르는 열도는, 처음부터 하나의 나라도 하나의 민족도 아니었다. 교토에 천황이 앉고 야마토 조정이 "여기서부터 저기까지가 우리 땅"이라 선을 그었을 때, 그 선의 바깥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살아온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선은, 천천히, 그러나 끝없이 — 바깥쪽으로 밀려 나갔다.

북쪽 끝에는 아이누(アイヌ), 곧 "사람"이라 스스로를 부르는 이들이 있었다. 남쪽 바다에는 야마토와 명(明) 사이에서 자기 왕국을 세운 류큐(琉球)가 있었다. 그 사이의 동북에는 야마토가 에미시(蝦夷) 라 부른 이들이, 규슈 남쪽에는 쿠마소(熊襲)하야토(隼人)가 있었다. 정본의 야인은 이 사람들의 — 살아남은 핏줄, 혹은 마지막 산증인이다(co 야인).

본 문서는 네 갈래의 사람들을 차례로 소개한다. 게임 수치는 02·03에 있다. 여기서는 누구인가만 말한다.


#해 — 아이누 (アイヌ)

본 절의 서술은 실재 아이누 문화에 대한 존중적 소개다. 본 세계관의 야인 직업은 이 문화를 모티프로 삼되, 아이누 자신을 게임의 적·요마로 등장시키지 않는다.

#카무이 — 모든 것에 깃든 신

아이누의 세계관에서 카무이(カムイ, kamuy)는 "신"이라기보다 "이 세상에 손님으로 온, 영(靈)을 가진 존재" 에 가깝다. 곰도 부엉이도, 불도 집도 산도 강도, 바람도 — 심지어 역병조차 저마다 카무이다. 카무이는 저세상(카무이 모시리)에서는 사람의 모습으로 살다가, 이 세상(아이누 모시리, "인간의 대지")에 올 때 곰이나 부엉이의 모습을 옷처럼 걸치고 온다고 여겨졌다.

그래서 아이누에게 사냥은 단순한 살생이 아니었다. 곰을 잡는 것은 곰 카무이가 고기와 모피라는 선물을 들고 찾아온 것을 맞이하는 일이고, 사냥꾼의 도리는 그 손님을 정중히 대접해 저세상으로 잘 돌려보내는 것이었다. 받기만 하고 돌려보내지 않으면, 카무이는 다시 오지 않는다.

#이오만테 — 보내드리는 의식

이 세계관이 가장 응축된 의식이 이오만테(イオマンテ), 곧 "보내는 의례"다. 흔히 곰 카무이를 대상으로 한다. 새끼 곰을 마을에서 한동안 정성껏 기른 뒤, 의례를 통해 그 영(靈)을 카무이 모시리로 돌려보낸다. 잔치와 노래와 기도가 함께한다. 바깥에서 보면 잔혹하게 비칠 수도 있으나, 그 안에 있는 마음은 감사와 환송이다 — "잘 오셨고, 잘 가십시오. 부디 또 오십시오."

이 호에서의 취급. 정본 야인의 특기 이요만테(co 야인 5단)는 이 의례의 이름에서 왔다(イオマンテ·イヨマンテ는 같은 의례의 두 음차다). 본 호는 의례를 가리킬 때 '이오만테(イオマンテ)', 정본 특기명을 인용할 때 '이요만테(イヨマンテ)'로 적는다 — 표기가 갈려도 같은 말이다. 본 호는 그것을 전투의 함성으로만 좁히지 않기를 권한다. 야인 PC에게 이오만테는 — 죽인 것을, 심지어 쓰러뜨린 요마조차, 돌려보내는 마음의 의식일 수 있다. 그 결을 살리면 야인은 더 깊어진다.

#유카라 — 입에서 입으로 흐른 서사시

아이누는 문자를 자기 문화의 중심에 두지 않았다. 대신 유카라(ユカㇻ) — 운율을 가진 긴 구비(口碑) 서사시가 있었다. 영웅의 모험도, 카무이의 내력도, 세상의 시작도 유카라로 노래되어 입에서 입으로 흘렀다. 한 편을 다 읊는 데 밤을 새는 일도 드물지 않았다. 노래하는 자가 곧 도서관이었던 셈이다.

야인이 "산속에서 혼자 카무이의 노래를 부른다"(co 야인 향)는 그 노래가, 바로 이 유카라의 결을 잇는다. 야인이 죽으면 그 노래도 사라진다 — 그것은 단지 한 사람의 죽음이 아니라, 한 권의 책이, 듣는 귀가 없어 사라지는 일이다.

#문양 — 악을 막는 무늬

아이누의 의복과 도구에는 소용돌이와 가시 모양을 엮은 독특한 문양이 새겨진다. 모레우(モレウ, 소용돌이)아유시(アユㇱ, 가시)가 대표적이다. 이 무늬는 단지 장식이 아니라, 나쁜 것이 몸에 스미지 못하게 막는 뜻을 담았다 — 옷깃·소맷부리·옷자락처럼 몸으로 무언가 드나드는 자리에 특히 짙게 놓였다. 무늬가 곧 결계의 일종이었던 셈이다.

본 호 03 소품문양 의장은 이 결을 게임으로 옮긴 것이다. 다만 그것을 "마법 방어구"로 납작하게 만들지 않도록 주의한다. 무늬의 본령은 사람과 카무이 사이의 약속이지, 수치 보너스가 아니다.


#해 — 류큐 (琉球)

류큐 왕국은 전국 시대와 동시대에 실재한 독립 왕국이다. 일본의 일부도, 야인 부족도 아니다. 본 절은 그 별개의 문명을 소개한다. (단, 1609년 시마즈(사쓰마) 침공 이후를 무대로 하면 류큐는 형식상 왕국이되 사쓰마의 영향 아래 놓인다 — '독립'의 결이 달라지는 시점이다.)

#바다 위의 왕국

류큐는 열도 남쪽, 오늘날의 오키나와 일대에 선 독립 왕국이었다. 1429년 무렵 통일된 류큐 왕국은 슈리(首里)에 왕성을 두고, 명(明)·일본·조선·동남아를 잇는 중계 무역으로 번영했다. 한쪽으로 명에 조공을 바치고 다른 쪽으로 일본 세력과도 통하는, 두 거인 사이에서 살아남는 외교의 나라였다. 왕국의 힘은 무력이 아니라 배와 말(言辭) 에 있었던 셈이다.

전국 시대 일본의 관점에서 류큐는 사이카이(西海)의 바닷길 너머에 있는, 이국의 산물과 정보가 흘러드는 통로다. 류큐 출신, 혹은 류큐를 오간 자는 야마토 무가의 시야 밖 소식을 안다.

#노로 — 여성의 신앙

류큐의 신앙에서 두드러진 것은 여성이 제사를 맡는 전통이다. 노로(ノロ, 祝女) 라 불린 여성 신녀들이 마을과 왕국의 의례를 주관했다. 그 바탕에는 오나리신(おなり神) — 누이가 형제를 영적으로 수호한다는 믿음이 있었다. 남자가 칼을 들 때, 그 등 뒤를 지키는 것은 누이의 기도라고 여긴 것이다. 왕부(王府)의 중앙집권이 정비된 쇼신왕(尚真王, 15세기 말~16세기 초) 무렵부터는, 왕국 차원의 최고 신녀 키코에오기미(聞得大君)가 왕에 버금가는 권위를 가졌다. 정치 권력이 아니라 신녀·제사 위계의 정점이다.

본 세계관에서 류큐 출신 야인(혹은 신주·무녀 계열을 겸한 인물)은, 야마토의 무녀와는 다른 결의 영성을 가진 자로 그릴 수 있다. 칼보다 연(緣)과 기도가 무기인 사람.

#토착 무술 — 맨손과 도구의 길

류큐에는 토착의 맨손 무예(테, 手)와, 농기구·생활도구에서 비롯한 무기 전통이 있었다. 이는 훗날 여러 갈래로 자라났지만, 전국 동시대 시점에는 아직 정립 이전의 거친 토착 무예다. 본 호는 이를 후대의 정형화된 형태로 단정하지 않고, "맨손과 생활도구로 싸우는 남쪽 섬의 길" 정도로만 둔다.

게임적으로 류큐 토착 무예는 정본 야인의 카무이의 손(co 야인 1단)과 결이 통한다 — 무기를 빼앗겨도 끝나지 않는 싸움. 상세 무술 데이터를 굳이 둔다면 체술 유파 계열(ex2-13)의 영역이겠으나, 본 호는 정형화 이전의 거친 토착 무예로만 두고 새 유파를 더하지 않는다.


#해 — 에미시·에조 (蝦夷)

"에미시/에조"는 야마토 조정이 바깥의 사람들을 부른 타칭(他稱)이었다. 그들 자신이 스스로를 그렇게 불렀다는 뜻이 아니다.

에미시(蝦夷)는 고대 야마토 조정이 동북(오우, 奧羽 일대)의 복속하지 않은 사람들을 가리켜 부른 이름이다. 같은 한자를 후대에는 에조라 읽으며 북방의 땅과 사람(아이누를 포함해)을 두루 가리키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하나의 단일 민족명이 아니라, 조정이 "우리 바깥"을 묶어 부른 느슨한 호칭이었다는 점이다.

조정과 에미시는 오랜 세월 충돌했다. 8~9세기의 전쟁에서 에미시의 지도자 아테루이(アテルイ)는 조정의 대군을 여러 차례 좌절시킨 것으로 전한다 — 정본 야인의 샘플 캐릭터가 아테루이라는 이름을 가진 것은 여기서 왔다. 그는 끝내 항복했고, 처형되었다고 전한다. 이긴 자의 기록에만 남은 패자의 이름이다.

전국 시대 시점에서 "에미시"는 이미 옛말이지만, 오우(奧羽)의 깊은 산에는 야마토 문화에 동화되지 않은 사람들이 여전히 있었다. 야인이 "사라져 가는 세계의 마지막 사람"이 되는 외로움(co 야인 향)은, 이 동화(同化)의 긴 역사가 만든 외로움이다.


#해 — 쿠마소·하야토 (熊襲·隼人)

이 둘은 주로 고대의 기록에 나오는 이름이다. 전국 시대에는 이미 야마토에 동화된 지 오래이며, 본 호는 이를 야인의 먼 뿌리로만 다룬다.

규슈 남부에는 고대에 쿠마소(熊襲)하야토(隼人) 라 불린 사람들이 있었다. 야마토 신화는 이들을 조정에 맞선 강용(剛勇)한 자들로 그린다. 하야토는 훗날 조정에 편입되어 궁정 의례에서 개 짖는 소리를 본떠 사악을 물리치는 주술적 외침(狗吠)과 방패를 든 의례무(하야토마이·隼人舞)를 맡았다 — 복속당한 뒤에도 자기 색을 의례 속에 남긴 셈이다.

쿠마소·하야토는 전국 시대에는 살아 있는 별개 집단이라기보다 남쪽의 옛 기억에 가깝다. 다만 규슈 남부 출신의 야인이 "내 핏줄은 하야토의 것"이라 말한다면, 그것은 사이카이(西海)의 거친 바닷가 사람이 자기 안의 가장 오래된 자긍심을 부르는 일이다.


#향 — 마지막 노래

아래는 본 세계관의 픽션이다.

눈이 무릎까지 쌓인 오우(奧羽)의 산속, 한 노인이 화로 앞에 앉아 있다. 그는 이 골짜기에서 카무이의 노래를 아는 마지막 사람이다. 마을은 오래전에 흩어졌다 — 동화되었거나, 굶었거나, 떠났다. 남은 것은 그 하나뿐이다.

그는 매일 밤 유카라를 읊는다. 듣는 사람은 없다. 화로의 불 카무이가 듣고, 처마의 부엉이 카무이가 듣고, 어둠 너머의 산 카무이가 듣는다 — 그는 그렇게 믿는다. 노래가 끝나면 그는 작은 그릇에 술을 따라 불에 바친다. 받은 것을 돌려보내는 손짓. 이오만테의 가장 작은 형태.

언젠가 그가 죽으면, 이 골짜기의 카무이들은 자기 이름을 불러 줄 입을 잃는다. 그것을 그는 안다. 그래서 더, 오늘 밤도 그는 노래한다. 잊히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라 — 잊지 않으려고. 그것이 야인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마음이며, 이 호가 끝내 전하고 싶은 한 가지다.


사람들을 알았으니, 이제 그 핏줄을 잇는 야인의 다른 길을 본다. → 02 야인의 다른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