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가 — 격과 관위의 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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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문서는 front에 속한다. 구조는 실재 역사를 따른다. 향(香)은 Fiction-Only.
#설 — 공가란 무엇인가
공가(公家)는 교토의 조정(朝廷)에 봉직하는 세습 귀족이다. 무가가 땅과 무력으로 선다면, 공가는 격(家格)·관위(官位)·가업(家業)으로 선다. 가진 것은 군대도 성도 아닌 — 혈통의 격식과, 천황 가까이 있다는 위치, 그리고 대대로 이어 온 학예뿐이다.
핵심 원리는 무가와 정반대다. 무가는 "가문이 피보다 오래 산다"지만, 공가는 "태어난 격이 평생을 결정한다". 어느 집에 태어났느냐가 오를 수 있는 관직의 천장을 미리 정해 둔다. 아무리 유능해도 격이 낮은 집안은 대신(大臣)이 될 수 없고, 아무리 무능해도 섭가(攝家)에 태어나면 섭정(攝政)의 길이 열려 있다.
#해 — 격이 곧 운명
공가의 서열은 家格(가격)으로 고정되어 있다. 위에서부터:
- 섭가(攝家) — 최고위 다섯 집. 섭정·관백(關白)을 낼 수 있는 유일한 격.
- 청화가(淸華家) — 대신·태정대신까지 오르는 격.
- 대신가(大臣家) — 대신에 닿는 격.
- 우림가·명가(羽林家·名家) — 중급 당상(堂上) 공가. 실무 관직의 주력.
- 반가(半家) — 당상의 최하. 흔히 한 가지 가업으로 버틴다.
이 격은 태어나면서 정해지고 거의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공가의 야심은 무가처럼 "땅을 넓히는 것"이 아니라, 딸을 더 높은 격에 시집보내고, 양자로 격을 잇고, 관위 한 단을 더 받는 것으로 흐른다.
또 하나, 공가를 먹여 살리는 것은 가업(家業) — 대대로 한 집이 독점하는 학예다. 이 가업은 혼세영요담의 다른 호들과 곧장 이어진다.
- 음양도(陰陽道) — 음양사 가문(역사의 아베·쓰치미카도). 조정의 천문·역(曆)·점복을 독점.
- 가무·와카(歌舞·和歌) — 예술의 가업. 게마리·와카·아악(雅樂)을 잇는 집.
- 신기(神祇) — 신토 제례의 가업. 조정의 제사와 신관 인사를 관장.
#표 — 공가의 격과 관위
| 격 | 한자 | 오를 수 있는 천장 | 분위기 |
|---|---|---|---|
| 섭가 | 攝家 | 섭정·관백 (인신(人臣)의 정점) | 다섯 집뿐. 천황을 보좌하는 최고 가문 |
| 청화가 | 淸華家 | 태정대신·좌우대신 등 대신급 | 대신을 내는 명문 |
| 대신가 | 大臣家 | 내대신 후보, 보통은 대납언급 | 대신에 닿을 수 있으나 자리가 좁은 격 |
| 우림·명가 | 羽林·名家 | 당상 관직, 대납언까지 가능 | 조정 실무의 허리 |
| 반가 | 半家 | 가업 관련 하위 관직 | 한 가지 가업으로 사는 집 |
| 지하 | 地下 | 당상에 못 오름 | 승전(昇殿) 자격이 없는 하급 관인·실무자 |
| 위계 축 | 한자 | 의미 |
|---|---|---|
| 위계 | 位階 | 정일위~초위의 품계. 사람의 격 |
| 관직 | 官職 | 태정관·팔성 등 실제 직책 |
| 당상/지하 | 堂上/地下 | 천황 앞 전상(殿上)에 오를 수 있는가의 선 |
무가도 이 관위를 명예로 받았다. 다이묘가 "○○노카미(守)" 같은 수령명(受領名)을 칭하는 것이 그것이다(
03). 빈궁한 공가는 그 관위와 격식의 주선을 생계로 삼는 처지가 되기도 했다 — 아래의 현실이다.
#해 — 전국시대 공가의 현실
응인의 난 이래 교토는 불타고, 공가의 장원(莊園)은 지방 무사에게 먹혔다. 전국시대의 공가는 격은 높되 주머니는 빈 처지였다. 그래서:
- 지방 의탁 — 다이묘의 성하마을로 내려가 시·서·예법·관위 주선을 팔아 산다.
- 관위 매개 — 다이묘가 탐내는 관직·위계를 조정에서 받아다 주고 사례를 챙긴다.
- 통혼 — 딸을 유력 무가에 시집보내 가문을 잇고, 무가의 피를 공가에 들인다. 무가↔공가는 이렇게 이어진다.
즉 전국의 공가는 "몰락한 귀족"의 또 다른 얼굴이다 — PC 몰락귀족 배경을 무가가 아니라 빈궁한 공가로 풀어도 정확히 맞는다. 가진 것이 칼이 아니라 이름과 격식일 뿐.
#향 — 견문: 팔리는 글씨
편자의 주(注): 교토의 한 반가(半家) 자제에게 들은 이야기.
비 새는 처마 아래에서, 그는 오늘도 글씨를 썼다. 정일위에 오른 적 있는 가문의 후예가, 지방에서 올라온 무사의 청을 받아 가문의 내력서(系圖)를 대필하고 있었다. 무사는 제 조상을 겐지(源氏)에 잇고 싶어 했다. 격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 집의 가업은 본디 와카였소." 그는 먹을 갈며 말했다. "한데 요즘은 — 남의 핏줄을 그럴듯하게 적어 주는 일이 가업이 되었지." 자조였지만 손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의 붓이 한 줄을 그을 때마다, 시골 무사 하나가 귀족의 후예가 되었다.
"우습소?" 그가 붓을 내려놓았다. "허나 이 도읍에서 천 년을 버틴 것은 칼이 아니라 이 붓이오. 성은 무너져도, 이름의 격은 — 우리가 쥐고 있지." 빗물이 먹물 곁으로 떨어졌다. 빈한했으나, 그의 등은 곧았다.
무가도 공가도 결국 이름으로 자기를 증명한다. 그 이름이 어떤 층으로 이뤄지는가 →
03 이름과 가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