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요·산인 (山陽山陰)
목차
권위. 본문은 Fiction-Only — 한 외인의 견문이며, 사실과 소문과 오해가 섞여 있다. 끝의 「탁자에서」만 Scene Tool. 본권에 법(法)은 없다 — 수치가 필요하면 정본
co로 간다. 이 책 전체의 약속은 이 책에 대하여에, 이 일기를 쓴 자는 화자 — 남만의 붓에 있다.
다루는 옛 국 — 산요도(山陽道): 하리마(播磨)·미마사카(美作)·비젠(備前)·빗추(備中)·빈고(備後)·아키(安藝)·스오(周防)·나가토(長門) / 산인도(山陰道): 단바(丹波)·단고(丹後)·다지마(但馬)·이나바(因幡)·호키(伯耆)·이즈모(出雲)·이와미(石見)·오키(隱岐). 국과 장을 잇는 본표는 교차표가 쥔다.
여정 — 앞은 견문 1 — 사이카이, 뒤는 견문 3 — 시코쿠. 화자는 이 장에서 세토내해 북안을 동으로 가며, 길을 한 번 크게 꺾어 은의 산을 다녀온다.

#여로 — 볕에서 그늘로 넘는 고개
핀투의 일기에서 — 큰길을 버리고 은산으로 꺾어 든 지 이틀째.
이틀 전, 나는 큰길을 버렸다. 산볕 길은 곧장 동으로 가는데, 은이 나는 산은 북쪽 산속에 있다 했다. 혀는 사흘을 말렸고, 칼은 아무 말 없이 짚신 두 켤레를 더 샀다. 그것이 두 사람의 대답이었다.
떠나던 아침의 바다를 적어 둔다. 안바다는 그날도 호수 같았다. 돛이 마흔까지 세고 그만둘 만큼 떠 있었고, 항구의 골목은 시장이었고, 시장의 골목은 항구였다. 빛나는 바다였다. 나는 그 빛을 등에 지고 골짜기로 들어섰다.
한나절 만에 항구의 소리가 끊겼다. 들리는 것은 물소리와, 숯 굽는 연기가 오르는 소리 없는 소리뿐이었다.
고개 아래 마을에서 짐꾼을 새로 사는데, 사내가 값을 곱절로 불렀다. 비싸다 했더니 사내가 답했다. "고개 너머는 다른 나라요." 영주가 다르냐 물으니 고개를 저었다. "하늘이 다르오."
고갯마루에는 돌무더기가 있었다. 짐꾼들이 돌을 하나씩 보탰고, 칼도 말없이 돌을 보탰다. 나는 보태는 대신 이렇게 적는 것으로 갈음한다 — 장사꾼의 돌은 글자다.
마루에서 뒤를 보았다. 볕이었다. 바다가 은박처럼 빛나고 있었다. 앞을 보았다. 구름이 지붕처럼 내려앉아, 어두운 산의 결이 그 밑으로 끝없이 이어졌다. 같은 시각의 하늘이 두 쪽이었다. 내가 본 것이다.
"산요(山陽)는 산의 볕, 산인(山陰)은 산의 그늘이라는 뜻입니다." 혀가 말했다. 우리와 달리 이 나라 사람들은 지도에 시(詩)를 적는다. 그리고 그 시는 정확했다.
내려가는 길에 비가 시작되었다. 비인지 안개인지 끝내 가리지 못했다. 그늘 쪽 비탈에서는 그 둘을 가리지 않는다고 혀가 말했다.
그늘 쪽 첫 마을의 지붕에는 돌이 얹혀 있었다. 바람 때문이라 했다. 겨울이면 북쪽 바다에서 바람이 칼처럼 온다는 것이다. 사이카이의 항구에서는 아이들이 내 수염을 만지러 몰려들었는데, 이 마을에서는 노인 하나가 나를 오래 보다가 고개만 숙였다. 묻지 않는 것이 이 고장의 예의라 한다.
그 노인의 집 화롯가에서 하룻밤을 얻었다. 국 한 그릇과 침묵 한 그릇. 값을 치르려 하자 손을 저었고, 혀가 대신 소금 한 줌을 부뚜막에 두었다. 그것은 받았다.
밤에 칼이 문가에 앉아 있기에 무엇을 듣느냐 물었다. "바람이 바뀌었소." 칼이 말했다. "여기서부터는 바다가 북쪽에 있소."
다음 날 은산 어귀에 닿았다. 산 하나가 통째로 목책과 문으로 둘려 있었다. 올라가는 줄에는 쌀가마와 소금과 숯이 지워져 있었고, 내려오는 줄에는 작고 무거워 보이는 궤짝들이 — 무엇인지 적지 않아도 될 것이다.
어귀의 관소에서 한나절을 섰다. 은산 앞의 남만인이란 의심 그 자체다. 혀가 진땀을 빼며 내게 일렀다. "여기서는 보러 왔다고 하지 마십시오. 은은 보는 것이 곧 훔치는 것이라 합니다." 항구에서 나를 지켜 준 말이 산에서는 나를 묶었다.
오늘 배운 것을 적는다. 볕의 길에서 나는 장사꾼이었다. 그늘의 길에서 나는 의심부터 받는 외인이다. 같은 사람이 고개 하나로 달라졌다 — 같은 나라가 고개 하나로 달라지듯이.
#사실의 땅 — 볕의 바다, 그늘의 바다, 은의 산
#볕의 바다 — 세토내해
산요도는 길이 바다와 나란히 간다. 아니, 바다가 곧 길이다. 안바다는 잔잔하기가 호수 같고, 섬은 세다가 그만두는 수효이며, 항구는 구슬을 꿴 듯 하루 뱃길마다 하나씩 있다. 쌀과 소금과 철과 은 — 무거운 것은 전부 이 바다로 간다. 미아코(교토)로 가는 무거운 짐의 절반이 이 바다를 지난다 들었다. 들은 이야기지만, 항구마다 쌓인 가마니를 보면 깎아 들을 이유가 없다.
다만 이 바다는 순한 얼굴로 사람을 속인다. 섬과 섬 사이 좁은 물길에서는 조수가 강처럼 흐르고, 그 강은 한나절마다 거꾸로 흐른다. 물때를 모르는 배는 같은 자리에서 한나절을 노 젓고도 제자리다 — 내가 탄 배가 그랬다. 물길을 아는 자와 모르는 자의 차이가 이 바다의 값이고, 그 값을 받는 자들의 이야기는 아래에 적는다. 깃발의 흥정 자체는 길과 여행에 이미 적었다.
#그늘의 바다 — 산인
산의 등뼈가 나라를 여름의 나라와 겨울의 나라로 가른다고 총론에 적었다. 이 지방은 그 말이 가장 좁은 폭으로 참이 되는 곳이다 — 고개 하나, 잘 걸으면 며칠 거리의 폭 안에서 볕의 바다와 그늘의 바다가 등을 맞댄다. 리(里)의 감각은 용어·도량형 사전에 맡긴다.
북쪽 바다는 내가 본 가을에 이미 잿빛이었다. 항구는 작고 후미졌으며, 배는 적었다. 겨울이 오면 바다가 닫힌다 한다 — 바람이 배를 뒤집고, 눈이 길을 지우고, 마을은 봄까지 저 혼자 산다는 것이다. 들은 이야기다. 이나바 쪽 바닷가에는 모래가 산을 이룬 곳이 있다는 말도 들었다 — 바람이 쌓은 산이라 하니, 그 바람의 힘을 짐작할 뿐이다.
산인의 큰길은 그 잿빛 해안을 따라 동서로 길게 간다. 나는 그 길을 다 걷지 못했다. 은산까지 갔다가 볕의 길로 되짚어 내려왔으므로, 이즈모와 그 동쪽 이야기는 이 장에서 모두 전문(傳聞)이다 — 그렇게 가려 적는다.
#은의 산 — 이와미
산 하나가 천하의 은을 낳는다. 이와미의 은산(銀山)을 두고 하는 말인데, 가서 보니 빈말의 골격은 아니었다. 산허리에 마을이 통째로 올라앉아 있고, 골짜기마다 연기가 오른다. 납으로 은을 가려내는 법이 있다 한다 — 갱도에서 나온 돌이 그 불을 지나 은이 되고, 은은 궤에 담겨 산을 내려가 작은 항구에서 배에 오른다. 서쪽으로 가면 하카타, 동쪽으로 가면 사카이라 들었다. 그 너머로도 간다는 말은, 장사꾼인 나로서는 적기가 조심스럽다 — 우리 상관이 바로 그 "너머"이기 때문이다.
항구마다 떠드는 셈이 있다. 이 나라의 은이 세상의 셋에 하나라 떠든다. 들은 이야기다. 장사꾼의 버릇대로 반으로 깎아 들었다 — 깎고 나서도, 산 하나가 진 짐의 셈으로는 모자라지 않는 숫자였다.
은산의 둘레는 나라 안의 나라다. 목책이 산을 두르고, 문마다 관소가 있고, 드나드는 짐은 올 때도 갈 때도 무게를 단다. 나는 어귀의 시장 거리까지만 들어갔고, 안쪽 문과 갱도에는 닿지 못했다. 그러니 이 산의 절반은 내가 본 것이고, 절반은 갱부들의 입에서 들은 것이다.
#사람과 풍속 — 섬사람, 갱부, 말 없는 어촌
섬의 사람. 안바다의 섬사람은 바다를 밭이라 부른다. 아이들은 걷기 전에 헤엄을 배우고, 어른들은 물때를 절기처럼 외운다. 우리 뱃사람은 뭍을 그리워하는데, 이 바다의 사람은 뭍을 좁아한다 — 섬에서 나고 배에서 늙어, 묻힐 때만 뭍으로 간다는 말을 들었다. 배와 배가 스칠 때는 서로 노를 들어 보이는데, 그것이 인사이자 "나는 네가 아는 배다"라는 표지라 한다. 낯선 배는 인사보다 먼저 눈에 띈다 — 이 바다에서 낯설다는 것은 그 자체로 하나의 신분이다.
갱부. 은산 어귀의 시장은 작은 미아코였다. 갱부들은 품삯이 후하고, 쓰는 것은 더 후하다. 그날 번 것을 그날 밤에 다 쓰는 사내들을 보았다 — 내가 본 것이다. 까닭은 묻기 전에 짐작했고, 물어서 확인했다. 갱도의 먼지가 가슴에 쌓여, 서른을 넘긴 갱부가 드물다는 것이다. 들은 이야기다. 우리 나라의 광산은 죄수를 보내 캐게 하는데, 이 산에는 사람들이 제 발로 모여든다. 은이 부르는 것이다. 그들은 갱도에 들 때 어귀의 작은 신단에 절하고, 등잔 기름과 술을 한 모금 따라 두고 들어간다. "산은 주는 만큼 가져간다"는 것이 갱부들의 셈이라 했다.
산인의 어촌. 그늘 바다의 마을은 말이 적다. 지붕에는 돌을 얹고, 가을이면 처마 밑에 생선과 무를 매달아 말리는데, 그 겨울 채비가 가을의 전부다. 묻지 않고 재워 주고, 떠날 때도 어디로 가느냐 묻지 않는다. 처음에는 차다고 적으려 했다. 사흘을 묵고 나서 고쳐 적는다 — 겨울이 긴 고장의 정은 말이 아니라 국그릇의 깊이로 온다. 우리와 달리 이 고장 사람들은 친절을 말로 하지 않는다.
#혼세의 땅 — 바다의 성채, 은이 모으는 눈
#바다의 성채 — 수군
조수가 강처럼 흐르는 물길의 어귀마다, 바위섬 위에 성이 서 있다. 돌담이 물가까지 내려오고, 배가 드나드는 굴 같은 선착장이 성벽 아래 뚫려 있으며, 망루의 눈이 물길을 내려다본다. 우리 배가 그 아래를 지날 때 나는 난간을 잡고 오래 보았다 — 내가 본 것이다. 뭍의 성은 들을 지키는데, 이 성은 물길을 지킨다. 아니, 물길을 소유한다.
그 성의 주인들을 뱃사람들은 무라카미(村上)라 불렀다. 한 이름을 쓰는 세 집안이 세 섬에 나뉘어 산다 들었다. 그들은 지나는 배에 깃발을 팔고, 깃발을 단 배에는 호위와 물길잡이를 붙인다. 우리 배에 올라온 물길잡이는 말수가 적은 늙은이였는데, 조수가 갈리는 어귀에서 노 젓는 박자를 바꾸라 손짓 하나로 일렀고, 배는 미끄러지듯 빠져나갔다. 그 손짓 하나가 깃발 값의 절반이라고 나는 적어 둔다. 그들을 해적이라 부르면 칼을 보고, 뱃길의 주인이라 부르면 술을 낸다 — 이것은 들은 이야기다. 다만 우리 선장이 그들을 부르는 호칭이 항구에서와 그들의 바다 위에서 달랐던 것은, 내가 들은 것이다.
편자 주: 무라카미는 핀투가 뱃사람들에게 들은 전승상의 이름이며, 본권 안에서만 쓰는 고유명이다. 정본의 세력 목록에 이 가문은 없다 — 바다의 관소를 누가 쥐고 있는지, 세 집안의 사이가 좋은지 나쁜지는 탁자마다 GM이 정하면 된다. 기존 세력의 손 — 이를테면 사카이좌의 은밀한 지분 — 이 그 섬에 닿아 있다고 정해도 좋다. 전국의 땅의 세력 배치와 충돌하지 않는 빈자리에, 이 성채들은 서 있다.
#은이 모으는 눈 — 각축
은산 어귀의 여관에서 나는 사카이의 말씨와 오우미의 말씨와 하카타의 말씨를 한 화롯가에서 들었다. 다들 무엇을 보러 왔는지 말하지 않았고, 그래서 다들 무엇을 보러 왔는지 알 수 있었다. 철포를 만드는 고장의 사람이 무엇 하러 은산에 오는가 — 혀에게 물었더니, 혀는 답 대신 내 장부를 가리켰다. 맞는 답이다. 은은 모든 물건의 절반이니, 철포의 절반이기도 하다.
산을 쥔 영주는 크지 않다 들었다. 그러나 그 등 뒤를 두고 말들이 많았다. 서국의 큰 가문들이 은산으로 가는 길목의 성을 다툰다 한다 — 성 하나가 주인을 갈 때마다 은이 산을 내려가는 길이 바뀐다는 것이다. 들은 이야기다. 내가 본 것은 이것이다. 볕의 가도에는 군대의 발자국이 잦았고, 어느 나루는 배가 모두 징발되어 사흘을 묶였으며, 낭인들이 은산 쪽으로 가는 길을 나만큼이나 열심히 묻고 있었다.
은이 나는 산은 칼을 부른다. 이 한 줄이 이 지방에서 적은 내 장부의 결론이다.
#영이의 땅 — 신들이 모이는 달
#이즈모 — 신 없는 달, 신 있는 달
나는 그 길을 가지 못했다. 이즈모는 은산에서 다시 동으로 여러 날, 그늘의 해안을 따라가야 하는 땅이다. 다만 서로 만난 적 없을 세 사람 — 뱃사람 하나, 여관 주인 하나, 약장수 하나 — 이 같은 이야기를 했으므로, 장사꾼의 법대로 적어 둔다. 세 항구에서 같은 시세를 들으면 그 시세는 믿어도 된다.
해마다 열 번째 달이 오면, 온 나라의 신들이 제 자리를 비우고 이즈모의 큰 신사로 모인다 한다. 그래서 다른 고장은 그 달을 "신 없는 달(神無月)"이라 부르고, 이즈모만은 "신 있는 달(神在月)"이라 부른다는 것이다. 모여서 무엇을 하는가 물었더니, 한 해의 연(緣)을 정한다 했다 — 누가 누구와 맺어지고, 어느 마을에 무엇이 닿을지를. 온 나라의 신이 한자리에 모여 연을 흥정한다면 그것은 신들의 시장이다. 장사꾼으로서 나는 그 시장이 견딜 수 없이 보고 싶었고, 지금도 그렇다.
신 없는 달의 다른 고장은 조심스럽다 한다. 혼인을 미루는 고장이 있고, 신사의 등불을 평소보다 일찍 끄는 고장이 있다는 것이다. 집 지키는 신 하나만 남고 다 떠난다느니, 떠나지 않는 신도 있다느니 — 여기서부터는 세 사람의 말이 갈렸으므로, 갈렸다는 것까지만 적는다.
#황천 비탈
이즈모 쪽에서 온 약장수가 들려준 이야기다. 그 땅 어딘가에 요모쓰히라사카(黃泉比良坂)라 부르는 비탈이 있다 한다. 산 자의 나라와 죽은 자의 나라가 맞닿는 문턱이라는 것이다. 옛날에 신들의 어머니가 죽어 그 아래 나라로 갔고, 남편 신이 찾아 내려갔다가 보아서는 안 될 것을 보고 도망쳐 나와, 큰 바위로 비탈을 막았다 — 바위는 아직 그 자리에 있고, 사람들은 해 진 뒤 그 곁을 지나지 않는다 했다.
약장수는 한 가지를 더 일렀다. 그 비탈에서 죽은 이의 이름을 부르면, 바위 너머까지는 온다는 것이다. "대답이 들리거든, 돌아보지 말고 떠나시오." 무엇이 대답하느냐 물었더니 약장수는 약값을 받고 일어섰다. 들은 이야기다 — 그리고 더 듣지 못한 이야기다.
편자 주: 신들의 모임도 황천 비탈도, 핀투가 들은 전승 그대로 옮겼다. 신들의 실제 자리와 셈은 신성기가 쥐고, 황천으로 내려간 어머니 신과 비탈을 막은 남편 신의 본전(本傳)은 황신 — 이자나기·이자나미에 있다. 정본이 황천의 것들을 말할 때 주로 가리키는 곳은 북방의 얇은 경계 쪽이지만(전국의 땅의 오우 권역), 문이 하나뿐이라고 정본은 말한 적이 없다 — 이 비탈을 살아 있는 문턱으로 굴릴지, 오래전에 닫힌 옛 문으로 둘지는 GM의 것이다.
#가마솥이 우는 신사 — 오니의 기억
볕의 길로 되돌아 내려와 비젠과 빗추 어름을 지날 때, 오래된 신사에 들렀다. 그 신사에서는 가마솥에 물을 끓여 길흉을 점친다 — 솥이 우는 소리의 길고 짧음으로 신의 답을 듣는다는 것이다. 나는 그 솥이 우는 것을 들었다. 바람 소리도 불 소리도 아니었다. 내가 들은 것이다 — 이번만은 "들은 이야기다"라 적지 않겠다.
신사 사람들의 말로는, 그 솥 밑에 오니의 머리가 묻혀 있다 한다. 우라(溫羅)라는 이름의 오니가 옛날 이 고장에 성을 쌓고 사람을 잡아갔는데, 미아코에서 온 황자가 활로 쏘아 베었다는 것이다. 벤 머리가 땅에 묻혀서도 울기를 그치지 않아 솥 밑에 가두었고, 그 울음이 지금의 점이 되었다 — 여기서부터는 들은 이야기다. 고개 하나 너머에는 지금도 "오니의 성"이라 불리는 옛 산성 터가 있다 하며, 이 고장 사람들은 그 오니를 무서워하기보다 제 고장의 옛 전쟁처럼 이야기한다. 북방의 오니 산 이야기를 들려주었더니, 신사의 늙은이는 고개를 저었다. "그쪽은 살아 있는 오니고, 우리 오니는 끝난 오니요." 끝난 오니의 머리가 어째서 아직 우는지는, 아무도 설명해 주지 않았다.
#갱도의 무언가
은산 어귀의 시장에서, 술이 들어간 갱부들에게 들은 이야기다.
깊은 갱에서는 이따금 벽 너머에서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한다. 한 번 두드리면 광맥이 가깝다는 뜻이고, 두 번 두드리면 그 자리를 버리고 나오라는 뜻이라는 것이다 — 두 번 소리를 듣고도 욕심에 남은 조는 무너짐이 데려간다 했다. 등잔불이 파랗게 앉는 갱이 있다는 말도 들었고, 가장 깊은 갱도 끝에는 금줄이 걸려 있어 그 너머는 파지 않는다는 말도 들었다. 해마다 첫 광맥 하나는 손대지 않고 산의 주인에게 남긴다 한다. 그 "주인"이 무엇이냐 물었더니, 갱부들은 서로를 보았고, 가장 늙은 자가 잔을 비우고 말했다. "두드리는 쪽."
나는 갱도에 들어가지 못했으므로, 이 절은 전부 들은 이야기다. 다만 하나는 보았다 — 그 늙은 갱부의 왼손에 손가락이 셋뿐이었고, 그는 그 손으로 탁자를 두드리는 법이 없었다.
편자 주: 갱도의 무언가에 본권은 이름도 데이터도 주지 않는다. 두드림을 무너짐의 전조로 둘지, 산의 주인으로 둘지, 그 둘이 같은 것일지부터가 탁자의 몫이다. 형체가 필요해지면 요마 변형 색인에서 빌려 깎으면 되고, 오니 쪽 재료는 오니·텐구·요호 계열에 있다.
#탁자에서
Scene Tool. 이 절만 GM용 장면 도구다.
은은 자석이다. 이 지방의 시나리오는 은이 끌어당긴다. 산에서 항구까지 내려가는 은 궤짝의 호송, 그 길을 노리는 낭인과 그 낭인을 산 누군가, 어귀의 여관에서 서로를 재는 각 좌(座)의 눈들 — 은 한 궤가 지나가는 사흘 길 위에 교섭과 잠입과 호위가 다 있다. 은의 값과 무게가 굴림에 필요해지면 정본 상세 경제가 쥔 은화의 셈을 그대로 쓴다.
수군은 전투가 아니라 흥정으로 쓴다. 바위섬의 성채는 치는 곳이 아니라 들어가서 말하는 곳이다 — 깃발 값, 물길잡이, 그리고 돈으로 안 되는 것 하나(소문 하나, 사람 하나를 묻지 않고 건네주는 일). 그들의 바다 위에서 싸움이 나면 조수와 물길이 전부 저쪽 편이라는 것을 일행이 먼저 느끼게 하라. 깃발 없이 좁은 물길에 든 배라는 상황 하나로 장면은 이미 서 있다.
신 없는 달은 시계다. 열 번째 달이 오면 마을 사람들은 제 고장의 신이 자리를 비웠다고 믿는다 — 부적이 힘을 잃는지, 정말로 빈자리에 무언가가 들어오는지는 GM이 정한다. 보름짜리 모래시계로 쓰기 좋다. 신이 돌아올 때까지 버티는 마을, 그 달에만 열리는 길, 그 달에만 움직이는 것.
황천 비탈은 열지 말고 두드리게 한다. 비탈은 문이 아니라 문턱으로 쓸 때 가장 무겁다 — 부르는 자, 대답하는 것, 돌아보지 말라는 금기. 바위 너머에서 무엇이 오는지의 본전과 데이터는 정본과 신성기의 몫이고, 이 장은 그 문턱 앞의 밤만 쥔다. 길 위에서 굴릴 잔사건이 필요하면 여로의 사건을 편다.
길에서 주울 수 있는 일거리 다섯.
- 은 호송 — 은산에서 항구까지 사흘 길의 호위. 떠나기 전날 밤, 궤짝 하나의 봉인이 바뀌어 있다 — 누가, 무엇과 바꿔치기했는가.
- 깃발 없는 배 — 일행이 탄 배의 깃발이 위조로 드러난다. 바위섬의 성채로 끌려가, 뱃길의 주인 앞에서 배 한 척 값의 흥정이 시작된다.
- 갱도 깊은 곳 — 가장 깊은 갱이 닫혔다. 영주는 군웅이 오기 전에 열기를 원하고, 갱부들은 금줄을 넘지 않겠다 한다. 내려가 보면 — 벽 너머에서 두 번, 두드린다.
- 신 없는 달의 마을 — 시월, 신사가 빈 마을의 울타리를 밤마다 무언가가 시험한다. 신이 돌아올 때까지 보름. 마을은 일행에게 그 보름을 사겠다 한다.
- 비탈의 의뢰 — 늙은 어미가 일행을 산다. 황천 비탈까지 데려다 달라고, 죽은 아들의 이름을 한 번만 부르겠다고. 대답하는 목소리가 아들의 것이 아니라면 — 어미에게 그것을 말해 줄 사람도 일행뿐이다.
볕의 길에서 나는 은을 셌고, 그늘의 길에서는 신의 이름을 셌다 — 어느 장부가 더 무거운지, 나는 끝내 셈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