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8대지옥 GM 가이드 — 벌이 아니라 거울
본편 참조: 05-05-zone-gimmicks.md
이 파일은 교리서가 아니다. GM의 손에 쥐어질 다섯 장의 카드다. 등활·흑승·규환·초열·무간. 다섯 지옥이 다섯 거울이다. PC가 거울 앞에 설 때, GM이 그 거울에 무엇을 비출지를 결정하는 도구다.
#0. 설계 철학 — "벌이 아니라 거울"
불교 8대지옥은 심판관의 벌이 아니다. 각 지옥은 중생의 업(業)이 스스로 만들어낸 상태이고, 그 상태를 거울처럼 비추는 장소이다. 이 가이드는 이 교리적 본질을 게임의 연출 원칙으로 전환한다.
#거울의 의미
PC가 등활에 들어설 때, 등활은 PC를 벌하려 하지 않는다. 등활은 PC 안에 이미 있는 "자르고 또 자르는 충동"을 비출 뿐이다. 만약 PC 안에 그런 충동이 없다면, 등활은 그저 쇳빛 평원이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이 원칙은 GM의 운영에 세 가지 결과를 낳는다.
결과 1. 지옥의 강도는 PC의 내면에 비례한다. 상처 많은 PC는 등활이 위험하고, 속박감 많은 PC는 흑승이 위험하다.
결과 2. 같은 지옥도 PC마다 다르게 경험된다. 등활의 한 장면이 한 PC에게는 공포이고, 다른 PC에게는 해방일 수 있다.
결과 3. 지옥 자체는 악이 아니다. 지옥은 상태이고, 상태는 거울이다. 이 점이 GM의 묘사 톤에 영향을 준다 — 지옥은 "잔혹하다"기보다 "정확하다".
#5장 매핑 원칙
이 가이드에서 다섯 지옥은 혼세영요담 본편의 5장(혹은 주요 5국면)에 각각 매핑된다. 캠페인 구조를 지옥 순서대로 배치할 때의 참고용이다.
| 지옥 | 5장 매핑 | 테마 |
|---|---|---|
| 등활 | 제1장 — 상처의 장 | 되살아나는 고통 |
| 흑승 | 제2장 — 결박의 장 | 스스로 묶임 |
| 규환 | 제3장 — 열의 장 | 식지 않는 감정 |
| 초열 | 제4장 — 재의 장 | 태우는 충동 |
| 무간 | 제5장 — 끝없음의 장 | 아무것도 없음 |
GM이 이 매핑을 따를 필요는 없다. 캠페인의 맥락에 맞게 순서를 재배치할 수 있다. 다만 아래 각 절의 교리적 본질은 지옥의 고유 성격이므로 유지한다.
#1. 등활(等活) — 자르고 또 자르는 거울
#교리적 본질
등활은 8대지옥의 첫째. 산스크리트어로 "Saṃjīva". 번역은 "다시 살아남"이다. 살생의 업을 지은 자가 자기 몸을 서로 베고, 베이는 순간마다 몸이 "다시 살아난다". 고통은 끝이 없고, 끝이 없는 까닭은 죽음이 허락되지 않기 때문이다.
등활의 핵심은 반복이 아니라 "부활"이다. 고통이 리셋되는 것. 상처가 아물었다가 다시 벌어지는 것. 한 번 끝났다고 믿었던 것이 다시 시작되는 것.
#거울로서의 등활
등활이 비추는 PC의 상태:
- 잊으려 했던 상처가 반복해서 돌아옴
- 완결되지 않은 복수심
- "한 번으로는 부족하다"는 감정
- 자해 또는 자책의 순환
해당하는 PC가 등활에 들어서면 풍경이 그에 맞춰 반응한다. 상처가 없는 PC는 등활의 쇳빛 평원을 그저 지나갈 수 있다.
#고유 기믹 — 부활의 결(刻)
등활 깊이 2 이상에서 작동하는 규칙. PC가 신체 피해를 입었을 때, 다음 간합에 그 피해가 회복되고, 그 다음 간합에 같은 부위에 같은 피해가 재발한다. 이 순환은 PC가 해당 고통의 원인을 인정할 때까지 계속된다.
| 단계 | 효과 |
|---|---|
| 1 간합 | 피해 입음 |
| 2 간합 | 피해 저절로 회복 |
| 3 간합 | 같은 부위 같은 피해 재발 |
| 반복 | 인정 판정 성공까지 |
"인정 판정": 정신 판정 DC 12. 성공 시 PC는 그 고통의 원천을 자각하고 순환이 끊어진다. 이 판정은 오염도 굴림 수정과 별개.
등활의 부활 결은 영지로 귀환하면 작동이 멈추지만, 흔적(상처의 기억)은 남는다. 장기 캠페인에서 이 흔적은 PC 서사의 축이 된다.
#5장 매핑 — 제1장 상처의 장
캠페인 초반, PC들이 영계에 처음 접촉하는 단계. 등활은 입문자의 지옥이다. 풍경이 극적이지 않고, 쇳빛 평원에 한두 개의 고요한 칼이 떨어져 있을 뿐. 그러나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부활의 결이 활성화된다.
#향 연출 팁
등활의 향은 "쇠"다. 금속성의 냉한 냄새. 실제 제사에 쓰는 안식향(安息香)에 약간의 철분 냄새를 상상으로 덧붙인다. GM이 세션 중 "향이 조금 무겁다 — 쇳내가 섞여 있다"라고 묘사하면, 플레이어는 북쪽이 가까워졌음을 직관한다.
#이 지옥이 어울리는 PC
- 과거의 상처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PC
- 반복되는 악몽을 가진 PC
- 복수를 잊지 못한 PC
-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는 PC
#이 지옥이 비추지 못하는 PC
- 상처를 이미 승화한 PC
- 과거에 매이지 않는 PC
이런 PC에게 등활은 그저 쇳빛 평원이다. GM은 억지로 효과를 주지 않는다. 거울은 비출 것이 있어야 비춘다.
#2. 흑승(黑繩) — 스스로 묶이는 거울
#교리적 본질
둘째 지옥. 산스크리트어 "Kālasūtra". 번역 "검은 실"또는 "검은 밧줄". 살생과 도둑질의 업을 지은 자가 검은 밧줄에 의해 토막 내어지는 지옥. 그러나 이 가이드는 흑승의 본질을 "타자에 의한 토막"보다 "자기 자신에 의한 결박"에 둔다.
흑승의 핵심은 결박이고, 결박의 주체는 결국 자기 자신이다. 누군가가 PC를 묶는 것이 아니다. PC가 자기 손으로 자기 손을 묶는 것이다. 이 자기 결박이 흑승의 거울이다.
#거울로서의 흑승
흑승이 비추는 PC의 상태:
- 스스로 정한 규칙에 갇힌 PC
- 타인의 기대를 자기 결박으로 전환한 PC
- "해야 한다"에 짓눌린 PC
- 죄책감으로 행동을 제한하는 PC
흑승은 "자유로워지는 법"을 묻는 지옥이다. 묶임이 아니라, 묶여 있다는 자각이 이 지옥의 시작이다.
#고유 기믹 — 자결(自結)
흑승 깊이 2 이상에서 작동. PC가 특정 행동을 하려 할 때, 그 행동이 자신의 "원칙"과 충돌하면, 검은 실이 손목에 감긴다. 규칙적 효과:
| 원칙 충돌 빈도 | 효과 |
|---|---|
| 1회째 | 손목 저림, 수정 없음 (경고) |
| 2회째 | 해당 행동 판정 -1 |
| 3회째 | 해당 행동 불가 (1 간합) |
| 4회째 이상 | 전체 판정 -1, 오염도 +1 |
"원칙"은 PC 플레이어가 PC 설정 단계에서 선언한 가치나 다짐이다. GM은 세션 시작 시 각 PC의 원칙을 메모해 두고, 흑승 장면에서 이를 적용한다. 원칙이 설정되지 않은 PC에게는 자결이 작동하지 않는다.
자결을 풀려면, PC는 원칙 자체를 재검토하거나 포기해야 한다. 이 과정 자체가 드라마가 된다.
#5장 매핑 — 제2장 결박의 장
PC들이 영계 탐사를 본격화하는 단계. 각자의 원칙과 속박이 드러나는 시점. 흑승 장면은 PC 내면의 규칙을 외재화한다.
#향 연출 팁
흑승의 향은 "송진"과 "삼(麻)"이다. 송진은 태울 때 끈적하고 달콤한 냄새, 삼은 거친 직물의 냄새. 두 향이 섞이면 "묶는 냄새"가 된다. GM은 "향이 이상하게 끈적하다 — 동북 쪽이다"로 접근을 알린다.
#이 지옥이 어울리는 PC
- 엄격한 자기 규율을 가진 PC
- 타인의 기대에 묶인 PC
- 과거의 약속을 무거운 짐으로 여기는 PC
- 자신의 역할에 갇힌 PC
#경고 — 플레이어와의 합의
흑승의 자결 규칙은 PC 플레이어에게 민감할 수 있다. 자신이 스스로 설정한 원칙이 규칙적으로 자신을 제한하는 경험이기 때문이다. GM은 세션 전 이 규칙의 존재를 플레이어에게 알리고, 흑승 진입 여부를 합의한다.
#3. 규환(叫喚) — 식지 않는 거울
#교리적 본질
넷째 지옥. 산스크리트어 "Raurava". 번역 "부르짖음" 또는 "끓는 솥". 살생·도둑질·사음의 업을 지은 자가 펄펄 끓는 물에 들어가거나, 끓는 기름에 던져지는 지옥.
규환의 핵심은 "끓음"이다. 식지 않는 것. 한 번 뜨거워진 것이 영원히 뜨거운 상태에 있는 것. 감정이 식지 않고, 분노가 식지 않고, 그리움이 식지 않는 것.
#거울로서의 규환
규환이 비추는 PC의 상태:
- 식지 않는 분노를 가진 PC
- 오랜 갈망을 놓지 못한 PC
- 감정 조절에 실패하는 PC
- "차분해질 수 없다"는 자각
규환은 "왜 식지 않는가"를 묻는 지옥이다. 감정의 온도가 PC의 고통이다.
#고유 기믹 — 비등(沸騰)
규환 깊이 2 이상에서 작동. PC가 강한 감정을 느낄 때, 주변 환경의 온도가 그 감정에 동조한다. 구체적으로:
| 감정 강도 | 환경 반응 |
|---|---|
| 약함 | 공기가 미지근해짐 |
| 중간 | 발밑의 물이 끓기 시작 |
| 강함 | 주변 공기에서 김이 난다 |
| 극단 | 물결이 솟아오름, 신체 피해 |
감정 강도는 플레이어의 롤플레이로 결정된다. GM이 임의로 정하지 않고, 플레이어의 묘사에 반응한다. 이 상호작용이 규환의 연출 핵심이다.
극단 상태에 도달하면 PC 주변 2m 내에 신체 피해(가벼운 화상 수준)가 발생한다. 동료 PC도 영향받을 수 있다.
비등을 멈추려면: 감정 판정 DC 12 (감정 억제). 또는 향 3자루 소모 (감정 냉각). 또는 그 감정이 자연스럽게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림.
#5장 매핑 — 제3장 열의 장
캠페인 중반. PC들의 감정이 축적되고 갈등이 고조되는 시점. 규환 장면은 이 감정을 환경으로 외재화한다.
#향 연출 팁
규환의 향은 "김"이다. 향 냄새가 아니라 수증기 냄새. 뜨거운 물에서 나는 김의 미묘한 광물 냄새. GM은 "공기가 젖어 있다. 뜨거운 숨결처럼"으로 접근을 알린다.
#이 지옥이 어울리는 PC
- 감정이 격한 PC
- 오래된 원한을 가진 PC
- 열정이 과한 PC (긍정적 의미라도)
- 차분함을 연기하지만 속으로 끓는 PC
#대규환(大叫喚)에 대한 주석
본편 8대지옥 중 다섯째 "대규환"은 규환의 확장형. 본 가이드에서는 상세 다루지 않지만, 규환 깊이 5의 심(心) 단계가 대규환과 유사하다고 봐도 좋다. 캠페인이 요구하면 대규환을 별도 지옥으로 확장할 수 있으나, 기본 5지옥 구성에서는 생략한다.
<a id="4-초열焦熱--재로-환원하는-거울"></a>
#4. 초열(焦熱) — 재로 환원하는 거울
#교리적 본질
여섯째 지옥. 산스크리트어 "Tapana". 번역 "태움". 다양한 악업의 업자가 거대한 불판 위에서 태워지는 지옥. 그러나 초열의 핵심은 "타오르는 순간"이 아니라 "재가 된 이후"다.
초열의 본질은 환원이다. 모든 것이 재로 돌아가는 것. 형태가 사라지고, 의미가 사라지고, 기억마저 흩날리는 것. 불이 뜨거운 동안이 아니라, 불이 꺼진 뒤 남은 재가 초열의 진짜 거울이다.
#거울로서의 초열
초열이 비추는 PC의 상태:
- 모든 것을 태우고 싶은 충동
- 완벽한 소멸의 유혹
- 자포자기의 상태
- "남기지 않겠다"는 의지
초열은 "재 이후 무엇이 남는가"를 묻는 지옥이다. 재는 형태가 없지만, 냄새는 남는다. 그 냄새가 PC 자신이다.
<a id="고유-기믹--환원의-재還元之灰"></a>
#고유 기믹 — 환원의 재(還元之灰)
초열 깊이 2 이상에서 작동. PC가 소지한 물품이 점진적으로 재로 환원된다.
| 간합 누적 | 환원 대상 |
|---|---|
| 1~3 간합 | 종이류 (부적, 지도, 편지) |
| 4~6 간합 | 섬유류 (천, 옷자락) |
| 7~10 간합 | 목제품 (손잡이, 손잡이 붙은 도구) |
| 11 간합 이상 | 금속류도 부식 시작 |
환원은 점진적이고, PC가 물품에 향을 뿌리면 지연된다 (향 1자루당 1 간합 지연). 그러나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환원된 재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소지자의 몸에 얇게 앉는다. PC의 손과 얼굴에 재가 묻는다. 이 재는 영지로 귀환한 뒤에도 일정 기간 남아 있다.
#5장 매핑 — 제4장 재의 장
캠페인 후반. 지금까지 쌓아온 것들이 시험받는 시점. PC의 소지품, 관계, 기억이 흩어질 수 있음을 직면하는 단계.
#향 연출 팁
초열의 향은 "숯"이다. 탄 것의 냄새. 그러나 타고 있는 상태가 아니라 "다 타고 난 뒤"의 냄새. 차가운 잿더미의 냄새. GM은 "어디선가 탄 냄새가 난다. 하지만 불은 보이지 않는다"로 접근을 알린다.
#이 지옥이 어울리는 PC
- 절망의 경계에 있는 PC
-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PC
- 완전한 종결을 꿈꾸는 PC
- 유산에 무관심해진 PC
#대초열(大焦熱)에 대한 주석
일곱째 "대초열"은 초열의 극단형. 본 가이드에서는 생략. 캠페인에서 필요 시 초열 깊이 5의 심(心)을 대초열로 해석.
#5. 무간(無間) — 끝이 없는 거울
#교리적 본질
여덟째이자 마지막 지옥. 산스크리트어 "Avīci". 번역 "간격 없음" 또는 "끊임없음". 가장 무거운 업을 지은 자가 가는 곳. 고통이 1초도 끊이지 않고, 시간이 흐르지 않고, 끝이 없다.
무간의 핵심은 "무한"이다. 그러나 이 가이드는 무한을 "영원한 고통"보다 "모든 것의 부재"로 해석한다. 고통조차 없는 상태 — 그것이 더 무섭다. 무간은 침묵의 지옥이다.
#거울로서의 무간
무간이 비추는 PC의 상태:
-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PC
- 공허한 PC
- 의미를 상실한 PC
- "끝이 없다"는 것조차 잊은 PC
무간은 "지금 여기"를 묻는 지옥이다. 시간이 없는 곳에서 PC는 자신의 존재 감각을 재발견해야 한다.
#고유 기믹 — 감각 소거
무간 깊이 1부터 작동. 깊이가 깊어질수록 PC의 감각이 하나씩 사라진다.
| 깊이 | 소거 감각 |
|---|---|
| 1 | 시간 감각 (얼마나 지났는지 알 수 없음) |
| 2 | 거리 감각 (얼마나 멀어졌는지 알 수 없음) |
| 3 | 온도 감각 (뜨거움·차가움을 구별 못 함) |
| 4 | 청각 중 일부 (특정 소리만 들림) |
| 5 | 촉각의 섬세함 (피부 감각이 둔해짐) |
소거된 감각은 영지 귀환 시 복구되지만, 장기 체류 후에는 일부 흔적이 남을 수 있다 (GM 재량, 장기 캠페인 요소).
감각 소거는 PC에게 상당한 불안을 준다. 이 불안이 무간의 본질적 고통이다.
#고유 기믹 2 — 무(無)의 침묵
무간 깊이 5에서 작동. 해당 장면에서 GM은 실제로 1분간 침묵한다. 어떤 묘사도 하지 않는다. 플레이어가 질문해도 답하지 않는다.
이 1분이 무간의 진짜 연출이다. 규칙적 효과: 침묵 중 PC 오염도 +2 확정. 그 외 수치 없음. 그러나 플레이어의 기억에는 이 장면이 오래 남는다.
#5장 매핑 — 제5장 끝없음의 장
캠페인의 절정. 모든 갈등이 해소되거나, 혹은 해소되지 않은 채 지속되는 단계. 무간은 결말의 지옥이 아니라 "결말 없음"의 지옥이다.
#향 연출 팁
무간의 향은 "없음"이다. 무간에서는 향이 냄새를 잃는다. 피워도 연기만 나고 냄새는 없다. GM은 "향을 피웠다. 그러나 아무 냄새도 나지 않는다"로 무간의 존재를 알린다.
#이 지옥이 어울리는 PC
- 정서적 무감각에 빠진 PC
- 의미 상실을 경험한 PC
- 오랫동안 영계를 탐사한 PC (누적된 오염)
- 모든 것에 초연한 PC
#무간에서의 탈출
무간은 자력 탈출이 가장 어려운 지옥이다. 깊이가 깊어질수록 방향 감각이 사라져 귀환이 어려워진다. PC는 동료의 목소리나 향의 기억 같은 "외부 연결"이 있어야 한다. 혼자서는 나올 수 없다. 이 구조가 무간의 교리적 핵심 — 연결 없이는 구제도 없다.
#6. 참조용 — 나머지 세 지옥 (중합·대규환·대초열)
본 가이드에서는 다섯 지옥을 본격적으로 다루었다. 나머지 세 지옥은 확장 참조용으로 간략히 기록한다.
#중합(衆合)
셋째 지옥. 산스크리트어 "Saṃghāta". 번역 "함께 모음" 또는 "압사". 거대한 산들이 양쪽에서 맞부딪혀 중생을 짓이기는 지옥.
본 가이드 기본 5지옥 구성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3방위 여백 중 하나로 배치되어 있다고 해석해도 좋고, 등활과 흑승 사이의 깊이 5 결합 영역으로 해석해도 좋다.
거울 테마: 외부 압력의 양쪽 사이에서 으깨지는 상태. "선택이 아니라 피할 수 없음."
#대규환(大叫喚)
다섯째 지옥. 규환의 확장. 본 가이드에서는 규환 깊이 5의 심(心)이 대규환 역할을 대신한다.
거울 테마: 감정의 극한. 식지 않는 것이 단순한 열이 아니라 "모든 것을 녹이는 열"이 된 상태.
#대초열(大焦熱)
일곱째 지옥. 초열의 확장. 초열 깊이 5의 심(心)이 대초열 역할.
거울 테마: 재가 된 이후의 재. 소멸의 소멸. 더 이상 남길 것이 없는 상태.
#GM 재량
캠페인이 8지옥 전부를 활용해야 한다면, 여백 세 방위에 중합·대규환·대초열을 배치할 수 있다. 그러나 본 가이드의 기본 구성은 5지옥 + 3여백이다. 여백의 "접근 불가"성이 영계의 위상에 긴장감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7. 지옥 운영의 공통 원칙
#원칙 A. 거울 우선
각 지옥 장면에 들어서기 전, GM은 자문한다. "이 지옥이 이 PC의 무엇을 비추는가?" 답이 없다면, 지옥은 그저 풍경으로 작동한다. 답이 있다면, 지옥은 드라마가 된다.
#원칙 B. 느린 잔혹함
각 지옥의 고통은 서서히 쌓인다. 한 장면에서 PC가 죽지 않는다. 대신 한 세션 내내 영향이 누적된다. GM은 각 간합마다 작은 압력을 가한다.
#원칙 C. 교리 인용의 절제
GM은 불교 경전을 직접 인용하지 않는다. 교리의 감각만 묘사로 전한다. "부활"을 설명하지 않고, 상처가 다시 열리는 장면을 보여준다. 설명은 플레이어의 몫이다.
#원칙 D. 플레이어 합의
민감한 주제(자해, 자기 결박, 감정 폭발)를 다루는 지옥들이 있다. 세션 전 이 주제들의 가능성을 플레이어와 공유하고, 불편한 주제가 있으면 해당 지옥 진입을 조정한다.
#8. 5지옥 순회 캠페인 구조
다섯 지옥을 캠페인 전체 구조로 활용하는 경우의 권장 배열:
| 세션 | 단계 | 지옥 | 깊이 도달 |
|---|---|---|---|
| 1~3 | 입문 | 등활 | 0~2 |
| 4~6 | 확장 | 흑승 | 0~2 |
| 7~9 | 정점 | 규환 | 0~3 |
| 10~12 | 전환 | 초열 | 0~3 |
| 13~15 | 결말 | 무간 | 0~5 |
각 단계 사이에는 영지 귀환 세션이 1회씩 끼워진다. 총 20세션 내외의 장기 캠페인이 된다.
#짧은 캠페인 변형
- 3지옥 순회: 등활 → 흑승 → 무간 (8~10세션)
- 2지옥 대비: 규환 ↔ 초열 (5~6세션)
- 단일 지옥 깊이: 무간 깊이 0 → 5 (4~5세션)
#9. 지옥 혼합 — 다중 방위 장면
상급 시나리오에서는 여러 지옥의 요소가 한 장면에 혼재할 수 있다. 예: 경계 지대에서 등활의 쇳내와 흑승의 송진 향이 동시에 감지되는 장면.
이 경우 GM은 두 지옥의 연출을 엇갈려 짠다. 한 문단은 등활의 감각, 다음 문단은 흑승의 감각. PC는 방위를 잃은 듯한 혼란을 경험한다.
규칙상: 혼합 장면에서 오염도 굴림은 두 지옥 중 더 불리한 수정치를 적용한다.
#10. 톤과 묘사의 밀도
#묘사 속도
각 지옥 장면에서 GM은 묘사를 느리게 한다. 빠른 진행은 지옥의 느린 잔혹함과 맞지 않는다. 한 문장을 말한 뒤 2~3초의 쉼. 다음 문장. 다시 쉼.
#단어의 선택
지옥마다 쓰이는 단어군이 다르다.
- 등활: 쇠, 붉음, 벌어짐, 다시
- 흑승: 줄, 검음, 묶임, 매듭
- 규환: 끓음, 김, 비명, 젖음
- 초열: 재, 태움, 숯, 환원
- 무간: 없음, 끝없음, 회색, 침묵
GM이 이 단어군을 의식적으로 순환시키면, 플레이어는 언어만으로 지옥을 식별하게 된다.
#플레이어의 언어 끌어내기
GM이 단어군을 쓰면, 플레이어 또한 그 단어군으로 반응하게 된다. 이 언어의 동조가 세션의 몰입도를 결정한다. GM은 "당신의 PC는 무엇을 느낍니까" 같은 개방형 질문을 던져 플레이어의 언어를 끌어낸다.
#연출 팁
#향 — 각 지옥의 향 카드
GM은 다섯 지옥의 향 묘사를 카드로 준비한다. 각 카드에 향의 이름(쇠·송진·김·숯·없음)과 한 문장 묘사. 세션 중 필요할 때 카드를 뒤집어 확인한다. 즉흥 묘사를 돕는 도구.
#법 — 거울 질문
각 지옥 장면에 들어가기 전, GM은 자신에게 한 문장을 속으로 묻는다. "이 PC에게 이 지옥은 무엇인가?" 답이 즉시 떠오르면 장면이 강해지고, 떠오르지 않으면 장면이 약해진다. 이 질문 자체가 GM의 집중을 유지한다.
#연출 팁 — 지옥 간 대비
두 지옥이 인접한 장면에서는 대비가 드라마가 된다. 예: 등활(쇠)에서 규환(김)으로 이동할 때, GM은 "쇳내가 옅어진다 — 공기가 젖기 시작한다"로 전환을 명시한다. 두 감각의 교차가 방위 이동의 의미를 전달한다.
#연출 팁 — 지옥의 침묵
각 지옥에는 규칙이 아닌 "침묵의 순간"이 존재한다. 등활의 상처 직후의 고요, 흑승의 결박 직후의 손목의 감각, 규환의 끓음이 한 번 솟아오른 뒤의 수면, 초열의 재가 내려앉은 뒤의 잿더미, 무간의 그 1분. GM은 이 침묵들을 계산적으로 배치한다.
#연결 — 오염도와 각인
장기 캠페인에서 각 지옥 체류는 PC에게 "각인"이라 부르는 흔적을 남긴다. 각인은 오염도와 별도의 영구 수정치이며, 특정 지옥의 깊이 4~5를 경험한 PC에게 부여된다. 각인의 구체적 규칙은 본 보충의 후속 섹션에서 다룬다. 본 가이드는 각인의 "원천"을 제공하는 셈이다.
#11. NPC로서의 지옥 주민 — 요마와의 대화
각 지옥에는 고유한 "거주자"가 있다. 요마라는 표현보다, 이들은 지옥의 교리가 의인화된 존재다. GM이 이들을 NPC로 운영할 때의 지침.
#등활의 거주자 — "자름(斬)"
끊임없이 자기 자신 혹은 서로를 베는 존재. 형태는 일정하지 않고, 칼을 든 사람의 실루엣 또는 칼 자체의 형상. 말하지 않거나, 말할 때는 한 단어씩 끊어서 말한다.
대화 접근: 이들은 "왜 자르는가"를 묻지 않는다. 자름 자체가 이들의 존재이기 때문. PC가 의미를 부여하려 하면 이들은 사라진다.
#흑승의 거주자 — "매듭(結)"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손을 묶는 존재. 여러 개의 매듭을 풀고 다시 묶는 동작을 무한 반복. 말은 문장이 아니라 매듭의 형태로 전달된다.
대화 접근: 이들에게 말을 걸면, 질문 대신 매듭이 하나 나타난다. PC가 매듭을 풀면 그 답이 풀어진다. 풀리지 않는 매듭은 답이 없는 질문.
#규환의 거주자 — "열(熱)"
끓는 물속에서 비명을 지르는 존재. 형태는 액체와 기체의 중간. 비명 자체가 이들의 언어이다.
대화 접근: 이들과의 소통은 감정의 동조로 이루어진다. PC가 같은 감정 온도에 도달해야 한다. 이를 위해 PC는 자신의 감정을 의도적으로 끓어오르게 해야 하며, 이 과정이 오염도 +2를 유발한다.
#초열의 거주자 — "재(灰)"
이미 타 버린 뒤의 존재. 형태는 재의 덩어리 혹은 재로 그려진 윤곽. 발을 내딛을 때마다 재가 흩어진다.
대화 접근: 이들은 이미 말할 것을 다 말한 상태다. 말을 걸면 재 한 줌이 떨어진다. 그 재 속에 남은 문장이 있다. PC가 재를 읽는 판정 DC 14 필요.
#무간의 거주자 — "없음(無)"
보이지 않는 거주자. 더 정확히는 — 거주자가 없다. 그러나 부재 자체가 존재감을 가진다. PC는 방 안의 공기가 누군가 있는 것처럼 움직이는 것을 감지한다.
대화 접근: 불가능. 무간에는 대화할 상대가 없다. PC가 말을 걸면, 말이 허공으로 흩어진다. 그러나 드물게, PC 자신의 목소리가 되돌아와 답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환각인가, 답인가 — 불명.
#12. 지옥 심부의 각인 — 영구 변화
#각인의 규칙
PC가 지옥 깊이 4 이상의 내원 또는 심(心)을 경험하면 "각인"이 새겨진다. 각인은 영구적 수정치이며, 오염도와는 별도이다.
각 지옥의 각인:
| 지옥 | 각인 이름 | 수정치 | 의미 |
|---|---|---|---|
| 등활 | 부활의 흉터 | 신체 판정 +1, 회복 판정 -1 | 상처를 반복해 경험함 |
| 흑승 | 매듭의 손 | 조작 판정 +1, 결정 판정 -1 | 규칙에 익숙해짐 |
| 규환 | 끓음의 혀 | 감정 판정 +1, 평정 판정 -1 | 감정이 더 강해짐 |
| 초열 | 재의 피부 | 은밀 판정 +1, 사교 판정 -1 | 눈에 띄지 않게 됨 |
| 무간 | 없음의 눈 | 영적 감지 +1, 일상 인식 -1 | 부재를 보게 됨 |
각 각인은 양면성을 가진다. 한 분야에서의 +1은 다른 분야에서의 -1을 동반. 이 양면성이 "지옥은 거울"이라는 원칙의 규칙적 표현이다.
#각인의 누적
PC가 여러 지옥의 심부를 경험하면, 각인이 누적된다. 3개 이상의 각인을 가진 PC는 "반영적 존재"로 불리며, 영지 사람들 사이에서 특수한 위치에 선다 — 존경되기도 하고, 경원되기도 한다.
#각인 제거의 불가능성
각인은 이론상 제거 불가능하다. 그러나 일부 전승에는 "면경(免鏡)"이라 불리는 극도로 희귀한 의식이 각인을 씻어낼 수 있다고 전한다. 이 의식은 캠페인의 최종 목표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13. 지옥의 교차 — 경계 현상
두 지옥의 영향이 한 장소에 혼재하는 경우, 그 장소는 특수한 현상의 온상이 된다. 단순한 방위 경계선 외에도, 다음과 같은 지옥 교차 현상이 존재한다.
#등활 + 흑승 = "결박된 상처"
자르고 묶이고, 다시 자르고 다시 묶인다. 이 조합은 자기 학대적 순환의 거울이다. 해당 PC에게 부활의 결과 자결 규칙이 동시 작동.
#규환 + 초열 = "끓어 탄 재"
끓음이 증발해 재가 된 상태. 극단의 열이 완전한 정지로 넘어가는 지점. 이 조합은 감정의 소진을 나타낸다.
#무간 + 등활 = "없는 상처"
상처가 있지만 느껴지지 않는 상태. 역설적인 교차. 이 조합은 정서적 분리의 거울이다.
이런 교차는 시나리오에서 GM이 의도적으로 배치하거나, 특정 조석·기후 조건에서 자연 발생한다.
#14. 지옥과 일상 — 영지 내부로 스며든 지옥성
PC가 영지로 돌아온 뒤에도 지옥의 흔적은 남는다. 영지 안에서 작은 장면들이 지옥적 감각을 유발할 수 있다.
#등활성 일상
- 여러 번 아물었다 다시 벌어지는 상처
- 같은 꿈을 반복해서 꿈
- 해결된 줄 알았던 일이 다시 시작됨
#흑승성 일상
- 작은 규칙에 스스로 묶여 행동 불가
- 타인의 기대에 눌림
- 과거의 약속이 현재를 짓누름
#규환성 일상
- 식지 않는 분노
- 오래 전 감정이 선명히 되살아남
- 감정 조절 실패의 반복
#초열성 일상
- 무언가를 태우고 싶은 충동
- 모든 것을 정리하고 싶은 욕구
- 남기지 않으려는 의도
#무간성 일상
- 무감각
- 시간의 흐름 감각 상실
- 일상이 희박해 보이는 상태
이런 일상적 감각은 영계에 다녀온 PC에게 미묘한 톤으로 침투한다. GM은 영지 장면에서 이 톤을 미묘하게 배어들게 한다 — 명시하지 않고 묘사로만.
#연출 팁
#향 — 각 지옥의 향 카드
GM은 다섯 지옥의 향 묘사를 카드로 준비한다. 각 카드에 향의 이름(쇠·송진·김·숯·없음)과 한 문장 묘사. 세션 중 필요할 때 카드를 뒤집어 확인한다. 즉흥 묘사를 돕는 도구.
#법 — 거울 질문
각 지옥 장면에 들어가기 전, GM은 자신에게 한 문장을 속으로 묻는다. "이 PC에게 이 지옥은 무엇인가?" 답이 즉시 떠오르면 장면이 강해지고, 떠오르지 않으면 장면이 약해진다. 이 질문 자체가 GM의 집중을 유지한다.
#연출 팁 — 지옥 간 대비
두 지옥이 인접한 장면에서는 대비가 드라마가 된다. 예: 등활(쇠)에서 규환(김)으로 이동할 때, GM은 "쇳내가 옅어진다 — 공기가 젖기 시작한다"로 전환을 명시한다. 두 감각의 교차가 방위 이동의 의미를 전달한다.
#연출 팁 — 지옥의 침묵
각 지옥에는 규칙이 아닌 "침묵의 순간"이 존재한다. 등활의 상처 직후의 고요, 흑승의 결박 직후의 손목의 감각, 규환의 끓음이 한 번 솟아오른 뒤의 수면, 초열의 재가 내려앉은 뒤의 잿더미, 무간의 그 1분. GM은 이 침묵들을 계산적으로 배치한다.
#연출 팁 — 각인 선언의 무게
PC가 각인을 받는 순간, GM은 세션 시간을 잠시 멈추고 그 순간만을 묘사한다. 다른 PC들의 행동도 잠시 멈춘다. 각인은 수정치이지만, 연출상으로는 캐릭터의 일생의 전환점.
#연결 — 오염도와 각인
장기 캠페인에서 각 지옥 체류는 PC에게 "각인"이라 부르는 흔적을 남긴다. 각인은 오염도와 별도의 영구 수정치이며, 특정 지옥의 깊이 4~5를 경험한 PC에게 부여된다. 각인의 구체적 규칙은 본 보충의 후속 섹션에서 다룬다. 본 가이드는 각인의 "원천"을 제공하는 셈이다.
#연결
- 이전: 03-05 경계 이벤트
- 섹션 색인: 03-00 색인
- 위상 참조: 03-01 영계 위상
- 이동 규칙: 03-02 이동 규칙
- 조석 참조 (달의 상 대응): 03-03 영계 조석
- 기후 참조 (지옥별 하늘): 03-04 기후·재해
- 본편 결계 규칙: 05-05 존 기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