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열도 총론 (日本列島總論)
목차
권위. 본문은 Fiction-Only — 한 외인의 기록이며, 사실과 소문과 오해가 섞여 있다. 화자가 누구인지는 화자 — 남만의 붓에, 이 책 전체의 약속은 이 책에 대하여에 있다. §5 「탁자에서」만 Scene Tool. 본권에 법(法)은 없다 — 수치가 필요하면 정본
co로 간다.

#여로 — 바다에서 본 첫 일본
핀투의 일기에서 — 뭍이 보인 날.
바람이 좋아 사흘을 곧장 달렸다. 동트기 전, "뭍이다" 외치는 소리에 잠이 깼다. 외투를 걸칠 새도 없이 갑판으로 올라갔다.
처음에는 구름인 줄 알았다. 수평선 위에 푸른 것이 길게 누워 있었는데, 해가 오르자 그것이 전부 산이라는 것을 알았다. 산이 바다에서 곧장 솟는다. 우리 나라의 해안은 바다를 향해 천천히 낮아지며 밭과 포도원을 내보이는데, 이 나라의 해안은 바다와 산이 흥정도 없이 맞닿아 있다. 들이 보이지 않는다. 밭이 보이지 않는다. 산, 그리고 또 산이다.
"저게 다 산이오?" 내가 물었더니 선장이 웃었다. "저게 다 나라요."
통사 — 일기에서 '혀'라 부르기로 한 그 젊은이 — 가 난간에 기대며 말을 보탰다. "산과 산 사이에 들이 숨어 있습니다. 들마다 영주가 있고, 영주마다 성이 있지요. 나라가 예순몇으로 쪼개진 것은 산 탓이 절반입니다." 산이 나라를 가른다는 말을 나는 그때 처음 들었고, 두 해 동안 발로 확인하게 된다.
배가 해안을 따라 도는 동안 나는 섬을 세기 시작했다가 마흔에서 그만두었다. 큰 섬 곁에 작은 섬, 작은 섬 곁에 바위섬 — 지도에 점 하나로 찍힌 자리가 가까이 가면 수십으로 갈라진다. 지도를 그리는 자가 이 나라에서 굶지 않겠다고 적어 둔다.
호위로 고용한 낭인 — '칼' — 은 뱃머리에 서서 오래 산줄기를 보고 있었다. "좋은 산이오." 그가 드물게 먼저 입을 열었다. 어째서냐 물었더니, "숨을 데가 많소." 그 말이 호위의 덕담인지 경고인지, 나는 아직 모른다.
어릴 적 지도가 이 나라를 지팡구(우리 옛 지도가 일본을 부르던 이름)라 적고 황금의 지붕을 그려 넣었던 것을 기억한다. 황금은 보이지 않는다. 초록뿐이다. 그러나 장사꾼은 금빛 소문보다 눈앞의 초록을 믿어야 한다 — 소문은 항구마다 값이 다르지만, 산은 어느 항구에서 보아도 산이다.
오늘 배운 것을 적는다. 이 나라는 산과 바다로 되어 있고, 사람은 그 틈에 산다. 내가 본 것이다 — 아직 멀리서 본 것이지만.
#1. 사실의 땅 — 산의 나라
여기서부터는 일기가 아니라 셈이다. 상륙 전의 인상이 아니라, 두 해를 걷고 종착의 항구에서 정리해 적는 결산이다.
이 나라 땅의 열에 일곱은 산이라 한다. 들은 이야기다 — 그러나 두 해를 걷고 난 지금, 그 말을 깎아 들을 이유를 찾지 못했다. 길은 산을 피해 굽고, 굽은 길은 하루를 짧게 만든다. 짐을 끌고 가야 하루 예닐곱 리 — 리(里)의 감각은 용어·도량형 사전에 맡긴다. 그리고 산은 길만 굽히는 것이 아니다. 고개 하나를 넘으면 말씨가 달라지고, 통행증이 달라지고, 영주의 깃발이 달라진다. 산이 나라를 예순몇으로 잘게 가른 것이다. 고개와 관소의 사정은 길과 여행에서 따로 적는다.
남은 셋이 들이고, 들이 곧 이 나라의 국력이다. 우리와 달리 이 나라 사람들은 땅을 넓이로 재지 않는다. 그 땅이 한 해에 먹이는 입의 수로 잰다 — 석(石)이라는 단위인데, 어른 한 사람이 한 해 먹는 쌀의 양이다. 들이 넓으면 쌀이 많고, 쌀이 많으면 병사와 세금이 많다. 들 = 쌀 = 군대. 그러므로 이 나라의 전쟁 지도는 곧 들의 지도다. 미아코(교토) 둘레의 오래된 들, 그 동쪽의 기름진 들 몇, 그리고 동쪽 끝의 큰 들 — 그 큰 들에서 나는 마흔 리를 걸어도 고개를 만나지 못했다. 내가 본 것이다. 그 들이 누구의 것이 되느냐가 이 나라의 큰 싸움 가운데 하나라 들었다.
이 나라의 등에는 산의 등뼈가 남북으로 길게 지난다. 그 등뼈가 한 나라를 둘로 가른다. 남쪽 바다를 향한 쪽은 여름 끝마다 큰 바람이 바다에서 올라와 지붕을 벗기고 배를 엎는다 — 해마다 오므로, 이 나라 사람들은 그것을 재앙이 아니라 절기처럼 센다. 북쪽 바다를 향한 쪽은 겨울마다 눈이 사람 키를 넘게 쌓인다. 혀가 말했다. "산 하나를 사이에 두고 한쪽은 마르고 한쪽은 파묻힙니다." 한 나라 안에 두 나라가 있는 셈이다 — 여름의 나라와 겨울의 나라.
사계는 칼로 자른 듯 또렷하다. 우리는 계절을 농사로 세는데, 그들은 계절을 꽃으로 센다. 봄에는 꽃나무 아래 모여 술을 마시고, 가을에는 물든 잎을 보러 산에 오른다. 처음에는 한가한 풍속이라 여겼으나, 나중에는 달리 보게 되었다 — 내일을 장담하지 못하는 나라일수록 오늘의 꽃이 간절한 법이다.
재해를 적는다. 이 나라의 땅은 이따금 흔들린다. 내가 길에서 만난 노인들은 저마다 제 고장의 큰 흔들림을 기억하고 있었다 — 어느 고장에서는 성벽이 무너졌고, 어느 고장에서는 산이 내려앉아 강을 막았다 하고, 어느 바닷가에서는 물이 물러났다가 산처럼 돌아왔다 한다. 모두 들은 이야기다. 그러나 우리와 달리 이 나라 사람들은 무너질 것을 알고 집을 짓는다. 우리는 백 년을 갈 집을 돌과 회로 짓는데, 그들은 나무와 종이로 짓는다. 무너지면 — 운다. 울고 나서, 다시 짓는다. 빠르다. 처음 상륙한 사이카이에서는 연기를 올리는 산을 보았다 — 내가 본 것이다. 땅이 끓는 물을 내놓는 고장도 여럿이다. 우리 같으면 악마의 솥이라 부르고 피했을 것을, 그들은 거기 몸을 담그고 길의 피로와 병을 고친다.
마지막으로 바다. 이 나라의 길의 절반은 물 위에 있다. 쌀도, 소금도, 목재도, 은도 — 무거운 것은 모두 배로 간다. 순풍을 탄 배는 하루에 뭍길 사나흘 치를 간다. 다만 모든 바다가 같은 바다가 아니다. 섬 사이의 안바다 — 세토내해 — 는 호수처럼 잔잔하여 배들이 줄을 잇는데, 바깥 바다는 거칠어 뱃사람들도 계절을 가려 나간다. 남쪽 바다에는 검고 빠른 큰 물길이 흐른다고 들었다 — 타면 빠르고, 거스르면 헛일이라 한다. 들은 이야기다. 그리고 이 나라의 바다에는 바다의 관소가 있다. 통행의 값을 받는 자들이 물 위에도 있다는 뜻인데, 그 이야기는 산요·산인 장에서 적는다.
편자 주: 핀투가 적은 '큰 흔들림'은 특정한 한 해의 일이 아니다. 이 나라의 노인들은 저마다 제 고장의 흔들림을 기억하고, 그 기억이 곧 그 고장의 연표가 된다. 탁자에 흔들림의 기억이 필요하면 — 어느 고장의, 몇 해 전의 일로 할지는 GM이 정하면 된다. 지방마다 전해지는 흔들림의 전승은 각 지역 장에 흩어 두었다.
#2. 사람과 풍속 — 땅이 빚은 기질
땅이 사람을 빚는다. 두 해 동안 나는 같은 나라 안에서 서로 다른 세 부류의 사람을 만났고, 그들이 서로를 반쯤 남으로 여기는 것도 보았다.
들의 사람은 영주의 깃발 아래 산다. 쌀을 짓고, 세금을 내고, 전쟁이 오면 들 한가운데서 피할 데가 없다. 그래서인지 들의 사람은 셈이 밝고 말이 조심스럽다. 들이 모이는 곳에 시장이 서고, 시장이 모이는 곳에 도시가 선다 — 미아코와 사카이의 사람들은 우리 나라의 어느 항구 상인보다 셈이 빨랐다. 내가 본 것이다. 그 이야기는 기나이 장에서 한다.
산의 사람은 다른 셈을 산다. 숯쟁이, 나무꾼, 사냥꾼, 산을 타는 수행자 — 그들은 영주의 깃발보다 산의 날씨를 먼저 살핀다. 고개 하나 넘으면 말씨가 달라진다 했는데, 산의 사람에게는 산 너머가 정말로 다른 나라다. 그리고 그들은 산을 두려워하는 만큼 공경한다. 산에 들 때 절하고, 날 때 절한다. 우리 나라의 산지기는 늑대를 조심하라 일렀지만, 이 나라의 산 사람은 더 많은 것을 조심하라 일렀다 — 그 더 많은 것의 이야기는 기이 장부터 본격이 된다.
바닷가의 사람은 하늘을 읽는다. 그물과 노로 사는 자들이라 바람의 이름을 여럿 가졌다. 우리 뱃사람이 성인의 이름으로 맹세할 때, 이 나라 뱃사람은 바람의 이름으로 맹세한다. 바다에서 죽은 자를 묻는 법도, 바다에서 온 것을 맞는 법도 따로 있다 — 외인인 나도 그 법대로 맞아졌다. 항구마다 외인을 보는 눈이 달랐다는 것은 따로 적을 만하다.
그리고 겨울의 나라, 눈의 사람들이 있다. 북쪽 바다를 향한 고장의 지붕은 칼날처럼 가파르다 — 눈이 미끄러져 내리라고 그리 짓는 것이다. 눈이 오면 마을은 섬이 되고, 사람들은 반 해 치 양식과 반 해 치 일감을 집 안에 들이고 갇힌다. 갇혀서 노는 것이 아니다 — 길쌈을 하고, 세공을 하고, 봄에 팔 것을 만든다. 겨울이 길어 손이 야무진 것이라고 혀가 말했다. 그 고장 이야기는 호쿠리쿠·신에쓰 장에서 한다.
북쪽 끝에 대해서는 들은 이야기가 더 많다. 그 땅은 거칠지만 넓어서, 들을 다 갈면 나라 몇을 더 먹일 것이라고들 한다. 나는 그 끝까지 가 보았고 — 들보다 먼저 겨울을 보았다. 북방의 셈은 아직 아무도 끝내지 못한 셈이다.
#3. 혼세의 땅 — 영맥과 지형
이 나라의 승려와 음양사는 땅에 핏줄이 있다고 믿는다. 영맥(靈脈)이라 부른다. 산줄기를 따라, 큰 강을 따라 보이지 않는 기운이 흐르고, 그 핏줄이 땅거죽 가까이 떠오르는 자리에 영산(靈山)과 영천이 있다는 것이다. 큰 신사와 오래된 절이 어째서 하필 그 자리에 서 있는가 물으면, 돌아오는 답은 늘 같았다 — 자리가 먼저 있었고, 집은 나중에 지었다고.
우리와 달리 그들은 신의 집을 사람들 가운데 세우지 않는다. 우리는 교회를 마을 한복판, 종소리가 닿는 자리에 세운다. 그들은 사람이 끊기는 곳에 세운다 — 산꼭대기, 폭포 뒤, 길이 끝나는 곳. 처음에는 어리석다 여겼다. 신이 멀면 기도도 멀 것 아닌가. 지금은 판단을 미룬다. 두 해를 걷는 동안, 사람이 끊기는 곳에 정말로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을 한 밤이 여러 번 있었기 때문이다.
본 것을 적는다. 고갯마루의 바위와 늙은 나무에 새끼줄이 둘려 있는 것을 곳곳에서 보았다. 해 질 무렵이 되면 짐꾼들이 고개 넘기를 한사코 미루는 것을 보았다 — 값을 곱절로 불러도 듣지 않았다. 오래된 싸움터를 지날 때 일행 모두가 말없이 걸음을 빨리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공기가 달라지는 고개가 있다. 이것은 내가 느낀 것이다 — 본 것이라 적지 못하는 것이 분하다.
들은 것을 적는다. 이 나라 사람들이 말하기를, 세상 곁에는 영계(靈界)라는 다른 세상이 겹쳐 있고, 전쟁과 죽음과 분노가 쌓인 자리에서 그 문이 열린다 한다. 그리고 문이 잘 열리는 자리에는 지형의 공통이 있다는 것이다. 깊은 산. 오래된 고개. 안개 끼는 물가. 나는 서로 만난 적 없을 세 고장의 사람들에게서 같은 세 가지를 들었다. 장사꾼의 버릇으로 말하자면 — 세 항구에서 같은 시세를 들으면, 그 시세는 믿어도 된다.
편자 주: 핀투는 영맥이라는 말을 끝내 반신반의했지만, 그가 적어 둔 세 가지 지형 — 깊은 산, 오래된 고개, 안개 끼는 물가 — 은 정본이 말하는 영계 접면의 결과 정확히 겹친다. 지역마다 어느 쪽 경계가 얇은지는 전국의 땅과 본권 각 지역 장을 볼 것.
#4. 영이의 땅 — 길이 끊기는 곳
두 해 치 일기에서 요마 이야기가 적힌 자리를 짚어 보면 공통이 하나 있다. 모두 길이 끊기는 곳이다. 다리가 떠내려간 강가, 눈에 막힌 고개, 안개가 내려앉은 나루, 사태로 무너져 돌아가야 했던 산길 — 이야기는 늘 거기서 시작되었다. 요마는 길이 끊기는 곳에 산다. 혹은 — 요마가 사는 곳에서 길이 끊기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느 쪽인지 나는 끝내 정하지 못했고, 정하지 못한 채로 적어 둔다. 어느 땅에 어떤 것이 사는지는 견문 열 장에서 그 땅과 함께 적는다.
#5. 탁자에서
Scene Tool. 이 절만 GM용 장면 도구다.
여행 시나리오에서 최초의 적은 요마가 아니라 땅이다. 다리 없는 강 — 돌아갈 것인가, 헤엄칠 것인가, 나룻배의 부르는 값을 치를 것인가. 닫히는 고개 — 폭설 전에 무리해서 넘을 것인가, 마을에서 봄을 기다릴 것인가. 항구를 묶는 큰 바람 — 발이 묶인 사흘 동안 그 항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지형은 수치 없이도 일행에게 선택을 강요한다. 본권이 법(法)을 싣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다 — 땅은 굴림이 아니라 갈림길로 쓸 때 가장 무겁다.
그리고 핀투의 관찰을 그대로 도구로 쓰면 된다. 요마를 어디서 내보낼지 고민될 때는 지도를 보라 — 길이 끊기는 곳이 조우의 자리다. 지역별 경향은 전국의 땅의 조우 경향을, 길 위에서 굴릴 사건이 필요하면 여로의 사건을, 관소·숙소·도하의 실무는 길과 여행을 펴면 된다.
열에 일곱이 산인 나라 — 사람은 나머지 셋에 살고, 이야기는 일곱에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