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가 — 당주에서 아시가루까지
목차
본 문서는 front에 속한다. 구조는 실재 역사를, 영계 대목은 본 세계관을 따른다. 향(香)은 Fiction-Only.
#설 — 무가란 무엇인가
무가(武家)는 땅과 무력으로 선 가문이다. 핏줄로 묶이되, 핏줄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한 사람의 당주(當主)를 정점으로, 그 아래 친족과 가신과 종복이 층층이 매인 하나의 큰 의제(擬制) 가족 — 그것이 무가다.
무가의 가장 깊은 원리는 "피보다 가문이 오래 산다" 는 것이다. 그래서 무가는 적자가 모자라면 양자(養子)를 들여서라도 가독(家督)을 잇는다. 지키는 것은 한 사람의 혈통이 아니라, 가문이라는 이름과 그 이름이 진 땅·가신·조상이기 때문이다.
#해 — 가문을 떠받치는 네 기둥
무가는 대략 네 겹으로 이뤄진다.
- 혈통의 겹 — 당주와 그 직계, 그리고 갈라져 나간 일문(一門).
- 가신의 겹 — 대를 이어 섬긴 보대(譜代)부터 새로 들어온 신참(新參)까지.
- 종복의 겹 — 낭당(郎黨)·아시가루·중간(中間) 등 실무와 병력.
- 안의 겹 — 오쿠(奧), 곧 정실·측실과 여성의 영역. 정략혼으로 다른 가문과 이어지는 통로.
그리고 이 네 겹을 위에서 묶는 것이 둘 있다 — 조상을 모시는 보다이지(菩提寺)와, 가문을 지키는 우지가미(氏神). 무가는 산 자만의 것이 아니라 죽은 조상과 신령까지 식구로 친다.
#표 — 무가의 직책
| 직책 | 한자 | 겹 | 역할 | 어울리는 기능·축 |
|---|---|---|---|---|
| 당주 | 當主 | 혈통 | 가문의 현 주인. 모든 결정의 끝 | 풍격·교섭·군학 |
| 은거 | 隱居 | 혈통 | 가독을 물려준 전 당주. 막후 실권자일 때가 많다 | 군학·예언 |
| 가독 | 家督 | 혈통 | 가문을 이을 권리(직위가 아니라 계승권). 적자·양자가 다툰다 | — |
| 적자/서자/양자 | 嫡子·庶子·養子 | 혈통 | 후계 후보들. 양자가 적자를 누르는 일도 흔하다 | 출신 따라 다름 |
| 일문·일족 | 一門·一族 | 혈통 | 본가(本家)에서 갈라진 분가(分家)·방계. 든든한 우군이자 잠재적 반역자 | 군학·교섭 |
| 가로 | 家老 | 가신 | 가문의 재상. 필두가로(筆頭家老)가 가신단의 으뜸 | 군학·교섭·위압 |
| 숙로·연기 | 宿老·年寄 | 가신 | 원로 평의. 당주도 함부로 못 하는 무게 | 군학 |
| 보대 | 譜代 | 가신 | 대를 이어 섬긴 세습 가신. 충성의 핵 | 충(忠)의 사람들 |
| 외양·국인 | 外樣·國人 | 가신 | 늦게 복속한 가신, 지역 토착 영주. 충성이 얕다 | 정치 변수 |
| 신참 | 新參 | 가신 | 새로 들인 가신. 능력은 있으나 신뢰는 아직 | — |
| 낭당·피관 | 郎黨·被官 | 종복 | 가신에 딸린 무장 종자 | 검술·창술 |
| 아시가루 대장/아시가루 | 足輕大將·足輕 | 종복 | 보병대와 그 지휘. 전장의 머릿수 | 창술·군학 |
| 중간·소자 | 中間·小者 | 종복 | 잡역·짐꾼·종. 무가의 손발 | 생존·잡무 |
| 정실·측실 | 正室·側室 | 안 | 오쿠의 주인들. 정략혼의 매듭, 후계의 어머니 | 교섭·풍격 |
위 직책은 새 규칙이 아니다. 같은 가신을 정본 세력·유닛으로 굴리고, 가문의 영지·수입은
co-03-10 영지 관리로 다룬다. 본 표는 그 유닛들이 한 가문 안에서 어디에 앉는가를 보여 줄 뿐이다.
#해 — 두 개의 긴장
무가의 이야기는 거의 언제나 두 긴장에서 나온다.
- 가독 다툼. 적자가 어리고 양자가 유능할 때, 일문이 본가를 넘볼 때, 은거한 전 당주가 손을 놓지 않을 때 — 가문 안에서 칼이 선다. PC의 몰락귀족 배경은 대개 이 다툼에서 진 쪽의 후예다.
- 충성의 두께. 보대는 죽어도 따르지만, 외양·국인은 바람이 바뀌면 돌아선다. 다이묘급 가문일수록 이 얕은 충성을 어떻게 묶느냐가 생사를 가른다. 그 매듭의 하나가 편휘(偏諱) — 주군의 이름 한 자를 가신에게 내리는 것(
03).
#향 — 견문: 평의의 밤
편자의 주(注): 어느 작은 국인(國人) 무가의 가로에게 들은 이야기.
당주가 셋째 아들의 이름을 부르지 않은 지 사흘째였다. 평의의 방에는 숙로 넷과 필두가로, 그리고 빈 상석이 있었다. 상석은 은거하신 노대인의 자리다 — 가독을 물려주고도, 결정의 밤이면 어김없이 그 자리에 앉으신다.
"적자께서는 아직 열둘입니다." 늙은 숙로가 말했다. "허나 양자로 드신 분은 이미 세 번의 전장을 보셨지요."
"피냐, 칼이냐." 다른 숙로가 중얼거렸다. "또 그 이야기군."
가로는 말이 없었다. 그가 섬긴 것은 사람이 아니라 가문이었다. 어느 쪽이 가독을 이어야 이 가문이 — 조상의 보다이지와 뒷산의 우지가미를 한 해 더 지킬 수 있는가. 그것만이 그의 셈이었다. 창밖에서 뒷산 사당의 방울 소리가 가늘게 들려왔다. 누군가 또 결계를 매고 있었다.
"내일." 마침내 빈 상석을 향해 가로가 고개를 숙였다. "노대인의 뜻을 여쭙겠습니다." 가문의 일은 산 자들끼리 정하는 법이 없다.
무가가 땅과 칼의 가문이라면, 다음 장의 공가(公家)는 격과 이름의 가문이다. →
02 공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