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진 시스템 (消盡)
목차
권위. 본 문서는 변형 규칙(Variant)이다. 본권의 모든 변형 규칙이 그렇듯 GM 허가를 전제로 하며, fc는
co정본(Canon)을 덮지 못한다. 본 문서가 확정하는 데이터 카드 표준 양식은 본권 03 시리즈 전 카드가 따른다. 그리고 이것 하나를 먼저 적어 둔다 — 이 책은 현대인을 강하게 만드는 책이 아니다. 소모되는 미래의 드라마를 주는 책이다.
#향 — 줄어드는 미래
#도입 단편 — 탄창을 세는 손
모닥불이 낮아진 시각, 사내는 탄창을 뺐다.
엄지로 탄을 한 발씩 밀어내, 무릎 위에 펼친 수건에 줄지어 눕혔다. 탄창이 비자, 허리 주머니에 남은 탄도 마저 꺼내 그 옆에 눕혔다. 놋빛 탄피가 불빛을 받아 작은 등롱처럼 빛났다. 하나, 둘, 셋. 사내의 입술이 소리 없이 움직였다.
맞은편에서 창을 손질하던 아시가루가 물었다. "그건 매일 밤 세면, 늘어나는 물건인가?"
"줄어드는 물건이다." 사내는 세던 손을 멈추지 않았다.
"그럼 왜 세나?"
"줄어드니까 세는 거다."
서른둘. 마지막 한 발을 수건 끝에 눕히고, 사내는 한동안 그것들을 내려다보았다. 처음 이 시대에 떨어졌을 때는 예순 발 남짓이었다. 산길의 들개 떼에 여덟 발. 고개의 노부시에게 열한 발. 이름을 끝내 알 수 없었던, 눈이 셋 달린 무언가에 아홉 발.
서른두 발. 내가 가진 미래는 서른두 발이다.
사내는 탄을 다시 한 발씩 탄창에 밀어 넣기 시작했다. 아시가루는 그 손놀림을 한참 바라보다가, 제 창의 물미를 헝겊으로 닦으며 말했다.
"내 창은 부러지면 대나무를 깎으면 된다. 네 그 철포는?"
사내는 대답하지 않았다. 탄창이 총에 꽂히며 짧은 쇳소리를 냈다. 그 소리는 이 시대의 어떤 소리와도 닮지 않았다.
"……그래서 너희를 카미카쿠시(神隱し)라 부르는 거다." 아시가루가 불씨를 뒤적이며 말했다. "신령이 감춘 건 사람만이 아니야. 돌아갈 길도, 같이 감췄지."
#향 — 강하고, 닳는다
현대 문물은 강하다. 소총은 철포보다 빠르고 멀리 쏘며, 항생제는 이 시대의 어떤 탕약보다 확실하게 사람을 살린다. 그 강함을 깎아서 균형을 맞추는 길도 있었을 것이다. 본권은 그 길을 가지 않는다. 강함은 그대로 두고, 대신 끝을 붙인다.
[소진]은 패널티가 아니다. 잔량을 세는 손, 마지막 한 회분을 누구에게 쓸지 정하는 밤, 총이 침묵한 아침에 죽창을 깎는 손 — 그 전부가 본권이 주려는 드라마다. 카미카쿠시(神隱し)된 자의 물건은 보급선이 없는 군대와 같다. 줄어드는 것만이, 셀 가치가 있다.
#법 1 — [소진] 태그
본권의 표류물 카드에는 신규 태그 [소진]이 붙는다.
[소진 N·단위]
정의: N = 그 장비에 남아 있는 잔량. 단위는 발수·회수·시계 중 하나.
감소: 단위가 정한 시점마다 1 감소.
침묵: N이 0이 되는 순간, 그 장비는 침묵(沈默) 상태가 된다 — 사용 불가.
회복: 원칙적으로 불가. 보급·재장전·재충전의 길은 각 카드의 특칙과
03 시리즈의 대체 규칙(법 3)만이 연다.
#잔량의 세 단위
| 단위 | 적용 대상 | 1이 줄어드는 시점 | 표기 예 |
|---|---|---|---|
| 발수 (發數) | 화기 탄약 | 1발 쏠 때마다 | 소총 실탄 [소진 60·발수] |
| 회수 (回數) | 의약품·소모품 | 1회 사용마다 | 항생제 [소진 3·회수] |
| 시계 (時計) | 배터리·연료 | 그 장비를 의미 있게 사용한 장면이 끝날 때마다 | 손전등 [소진 4·시계] |
- 발수: 탄종이 다르면 잔량도 다르다. 권총탄으로 소총을 먹일 수 없다 — 잔탄은 탄종별로 따로 센다. 사격 모드와 연사의 상세는 화기에서.
- 회수: 한 번 뜯고, 한 번 찌르고, 한 번 삼키면 1 감소. 나눠 쓰기·아껴 쓰기는 GM 판단이지만, 원칙은 "현대의 소모품은 1인분씩 포장되어 있다"이다.
- 시계: 켜 둔 장면, 달린 장면, 돌린 장면이 끝날 때마다 1 감소. 잠깐 켜고 바로 끄는 정도는 GM이 눈감아 줄 수 있다 — 시계는 초시계가 아니라 모래시계다.
#시계의 추가 규칙 — 시간 그 자체가 적이다
시계 단위의 장비는 쓰지 않아도 죽는다. 연료는 변질되고, 배터리는 스스로 잠든다. 계절이 바뀔 만큼 묵힌 연료·약품·배터리에 대해, GM은 막간에 시계 1 감소를 선언할 수 있다.
표준은 어디까지나 단일 [소진 시계]다. 차량만은 "연료 잔량"과 "연료 변질"이라는 두 개의 시계가 동시에 도는 예외가 되는데, 이 이중 시계는 표준 틀을 복잡하게 만들지 않도록 차량의 카드 특칙으로만 다룬다 — 여기서는 예고만 해 둔다.
#기록의 책임
잔량 기록은 PL의 몫이다. 잔량 기록지에 적고, 줄어들 때마다 지운다. GM은 대신 세어 주지 않는다 — 탄창을 세는 손은 규칙이 아니라 연출이고, 그 연출의 주인은 PL이기 때문이다. 시작 잔량은 각 카드의 기본값을 따르되, 정체성 세트의 시작 표류물과 §운용 다이얼이 그 값을 조정한다.
덧붙여 — 모든 표류물에 [소진]이 붙는 것은 아니다. 책은 닳지 않는다, 젖을 뿐이다. 공구는 줄지 않는다, 잃어버릴 뿐이다. [소진] 없는 표류물의 드라마는 02 시리즈 각 세트가 다룬다.
#법 2 — 열화 4단계
[소진]이 "얼마나 남았는가"의 축이라면, 열화(劣化)는 "그 물건이 얼마나 죽어 가는가"의 축이다. 두 축은 별개다 — 총알이 남아도, 총이 죽을 수 있다.
| 단계 | 이름 | 상태 | 규칙 효과 |
|---|---|---|---|
| 1 | 온전 (穩全) | 건너온 그날 그대로 | 카드의 효과 전부 |
| 2 | 닳음 | 어딘가 무리가 가 있다 | 그 장비를 쓰는 판정 -1, 또는 카드 열화 특칙이 정한 약화 효과 |
| 3 | 고장 직전 (故障直前) | 다음 한 번이 두렵다 | 닳음의 효과 유지. 고장 판정 목표치가 한 단 오른다 |
| 4 | 침묵 (沈默) | 죽었다 | 사용 불가. 정비로 복귀 불가 — 부활은 시나리오급 과제 |
#열화 트리거
열화는 저절로 진행되지 않는다. 다음의 트리거가 발생했을 때만 고장 판정이 일어난다.
- 혹사 — 한 장면에 한계를 넘겨 굴렸다 (연사 남발, 과적 주행, 쉬지 않는 가동).
- 낙하·침수 — 떨어뜨렸다, 빠뜨렸다, 비를 그대로 맞혔다.
- 비전문가 분해 — 구조를 모르는 손이 속을 열었다.
- 흑색화약 대용 — 이 시대의 화약으로 현대 화기를 먹였다 (상세는 화기).
- GM 선언 — 모래바람 속의 사격, 한겨울 노숙의 배터리처럼, 장면이 장비를 갉아먹고 있다고 GM이 판단했을 때.
같은 장비에 대한 고장 판정은 장면당 1회까지. 트리거는 채찍이지 도리깨가 아니다.
#고장 판정
고장 판정 (故障判定)
시점: 열화 트리거가 발생했을 때 1회. — "사용할 때마다"가 아니다.
판정: 2d10 + 능력치 + 기능 >= 목표치
기본식은 2d10+기+해제. 카드의 열화 특칙이 다른 식을 지정하면
그쪽을 따른다 (예: 화기는 2d10+기+궁술).
목표치: 온전 11 / 닳음 13 / 고장 직전 15.
가혹한 트리거(침수, 흑색화약 대용)는 목표치 +2.
실패: 열화 1단계 진행. 고장 직전에서 실패하면 — 침묵.
성공: 버텼다. 이번에는.
판정의 주체는 그 순간 장비를 다루고 있던 PC다. 손에 익은 자의 물건은 잘 죽지 않는다 — 능력치와 기능이 판정에 들어가는 이유가 그것이다.
#설계 의도 — 두 개의 축, 하나의 끝
잔량은 PL이 세고, 열화는 이야기가 민다. 발수가 0이 된 소총과 열화 4단계의 소총은 같은 침묵에 닿지만, 같은 침묵이 아니다. 잔량의 침묵은 보급이 깨울 수 있고(법 3), 열화의 침묵은 이야기만이 깨울 수 있다. 침묵은 파괴가 아니다 — 침묵한 물건이 무엇으로 남는가는, 법 4의 "침묵 후의 가치" 칸이 답한다.
#법 3 — 정비와 대체
#정비 판정
정비 판정 (整備判定)
조건: 비전투 시간 반나절 + 적절한 공구.
판정: 2d10+지+해제 >= 목표치 (카드 특칙이 다른 식을 지정할 수 있다)
목표치: 닳음→온전 11 / 고장 직전→닳음 13
한계: 정비는 열화를 한 단계만 되돌린다. 같은 장비에 막간당 1회.
실패: 악화는 없다. 시간과 재료만 사라진다. 같은 막간에 재시도 불가.
대상: 기물(화기·전자기기·차량·공구)만. 소모품(탄약·의약품)은
정비할 수 없다 — 대체의 길(아래)만 있다.
이 시대의 재료로는 여기까지다. 윤활유 대신 들기름, 교환 부품 대신 두드려 편 철. 그래서 정비는 한 단계만 되돌린다 — 온전으로 돌아간 물건도, 건너온 그날의 온전과는 이미 다른 물건이다.
기술자 세트의 세트 특기는 이 판정 자체를 끌어올린다. 기술자가 파티에 있으면 전원의 소진 시계가 느려진다 — 상세는 그쪽 문서에서.
#침묵에서의 부활
침묵한 기물의 부활은 정비 판정의 영역이 아니라 시나리오의 영역이다. 쿠니토모좌의 명장에게 총신을 맡기는 여정, 같은 시대에서 건너온 다른 카미카쿠시의 짐에서 부품을 찾는 수색 — 부활은 보상이지, 절차가 아니다.
#대체 시도의 길
| 길 | 무엇을 | 결과 |
|---|---|---|
| 대장간 협업 | 총신·금속 부품의 수리 | 이 시대의 철로 때운 부활 — 카드 효과 일부의 영구 약화와 맞바꾼다. 쿠니토모좌급 명장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
| 흑색화약 재장전 | 빈 탄피에 이 시대의 화약 | 발수가 돌아온다. 대신 성능 저하 + "가혹한 트리거"로서의 고장 위험. 그리고 탄피와 화약은 흉내 내도 뇌관(雷管)은 이 시대에 못 만든다 — 상세와 한계는 화기가 다룬다. |
| 가죽·끈 개조 | 멜빵, 그립, 덮개, 칼집 | 효과는 그대로, 손에는 더 익는다. GM은 소소한 이점을 줄 수 있다. |
#완전한 보급은 없다
세 길의 공통점을 보라. 어느 길도 물건을 원래대로 되돌리지 못한다. 총신은 이 시대의 철로 메워지고, 탄피에는 이 시대의 화약이 담기고, 멜빵은 이 시대의 가죽으로 갈린다. 완전한 보급은 없다 — 점점, 일본의 물건이 되어 간다.
이것은 적응 메커닉의 정서적 평행이다. 사람이 이 시대의 기법을 관찰하고 모방하며 제 것으로 만들어 가듯, 물건도 이 시대의 재료로 채워져 간다. 그리고 소진의 끝에서 카미카쿠시는 정본으로 돌아온다 — 총이 침묵한 자위관이 죽창을 깎고, 이 시대의 장비를 허리에 찬다. 본권의 성장 곡선은 상승이 아니라 귀화(歸化)다.
#법 4 — 데이터 카드 표준 양식
본권 03 시리즈의 모든 데이터 카드는 아래 일곱 칸을 갖춘다. 여기서 확정한다 — 이후 전 카드가 이 양식을 따른다.
| 칸 | 내용 | 규약 |
|---|---|---|
| 명칭 | 한국어 (漢字) | 한자 병기 필수 |
| 분류 | 화기 / 장비·물자 / 전자기기 / 차량 / 표류 귀물 | 03 시리즈의 소속 문서와 일치 |
| 효과 | 정본 수치 문법 — 2d10+능력치+기능>=목표치(목표치 홀수), 전력·활력·구역·간합 | 정본 장비 카드의 문법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
| [소진] | 단위와 시작값 | 시작값은 §운용 다이얼과 세트 규칙으로 조정 가능 |
| 열화 특칙 | 고유 트리거, 판정식, 닳음 단계의 약화 효과 | 생략 시 본 문서의 기본값(법 2)을 따른다 |
| 한 줌의 이야기 | 1~2문장 — 이 물건이 누구의 것이었는가 | 모든 카드 필수. 수치만 있는 카탈로그를 금지한다 |
| 침묵 후의 가치 | 고철? 재료? 위세품? 츠쿠모가미 후보? — 침묵한 뒤에 남는 것 | 모든 카드 필수. 다 쓴 물건이 이야기로 남는다 |
"침묵 후의 가치" 칸이 본권의 개성이다. 발수가 0이 된 소총은 고철이 아니다 — 다이묘의 손에 들어가면 위세품이고, 장인의 손에 들어가면 견본이며, 백 년을 견디면 츠쿠모가미의 후보다. 카드를 쓰는 자는 이 칸에서 그 물건의 두 번째 인생을 적는다.
#견본 카드 — 손전등 (懷中電燈)
아래는 표준 양식의 견본이자 정식 카드다. 전자기기에 같은 카드가 실린다.
| 항목 | 값 |
|---|---|
| 명칭 | 손전등 (懷中電燈) |
| 분류 | 전자기기 |
| 효과 | 야간·암소에서 자기 구역과 인접 구역의 시야 확보 (등불의 상위 호환). 어둠에 의한 판정 페널티 무시 (자기 구역 한정). |
| [소진] | [소진 4·시계] — 켠 채로 보낸 장면이 끝날 때마다 1 감소. |
| 열화 특칙 | 트리거: 낙하·침수. 판정은 기본식(2d10+기+해제). 닳음: 장면당 1회, GM이 1호흡 동안 빛을 꺼뜨릴 수 있다. |
| 한 줌의 이야기 | 야간 버스 운전석 옆 비상함에 들어 있던 물건이다. 스위치를 누를 때마다, 끝내 닿지 못한 그 버스의 종점이 떠오른다. |
| 침묵 후의 가치 | 렌즈와 거울면은 장인에게 귀한 재료 — 위세품 한 줌의 값을 한다. 백 년을 견디면, 빛을 기억하는 츠쿠모가미의 후보. |
#운용 다이얼 (Scene Tool)
이 절만 Scene Tool이다 — 규칙이 아니라 GM의 손잡이. 소진의 속도는 곧 캠페인의 난이도이자 장르다.
| 다이얼 | 별명 | 정의 |
|---|---|---|
| 빠름 | 서바이벌 | 소진이 이야기의 주인. 시작 잔량은 카드 기본값의 절반, 시계는 더 자주 돈다. |
| 표준 | 표류기 | 본 문서의 규칙 그대로. |
| 느림 | 영웅담 | 소진은 배경음. 시계는 GM이 정한 이정표 장면에서만 돈다. |
느림을 고르기 전에 한 번만 멈춰 서라. 소진이 멈춘 현대 장비는 더 이상 변형 규칙이 아니라, 정본 무기 체계의 교체다. 닳지 않는 소총 앞에서 철포도, 카타나도, 본권의 척추도 침묵한다. 다이얼별 운용 상세와 느림 선택 시의 경고 전문은 GM 가이드가 다룬다 — 여기서는 정의만 둔다.
줄어드는 것만이 셀 가치가 있다. 카미카쿠시의 주머니 속에서, 미래는 그렇게 한 발씩 이야기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