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판 v1.3.3 · fc-doc

#호쿠리쿠·신에쓰 견문 (北陸·信越見聞)

목차

권위. 본문은 Fiction-Only — 한 외인의 기록이며, 사실과 소문과 오해가 섞여 있다. 끝의 「탁자에서」만 Scene Tool. 본권에 법(法)은 없다 — 수치가 필요하면 정본 co로 간다. 이 책 전체의 약속은 이 책에 대하여에, 이 일기를 쓴 자는 화자 — 남만의 붓에 있다.

다루는 옛 국 — 호쿠리쿠도(北陸道): 와카사(若狹)·에치젠(越前)·가가(加賀)·노토(能登)·엣추(越中)·에치고(越後)·사도(佐渡) / 신에쓰 산악: 가이(甲斐)·시나노(信濃)·히다(飛驒). 산쪽 세 나라는 옛 길의 제도로는 다른 길에 속하나 화자의 발길이 산줄기로 묶었다 — 배속의 본표는 교차표가 쥔다.

호쿠리쿠·신에쓰 견문 지도


#여로 — 첫눈

핀투의 일기에서. 동쪽 바닷길을 버리고 북으로 꺾어 — 고개 둘을 넘은 날.

아침부터 하늘이 낮았다. 구름이 산허리까지 내려와 있었다. 혀가 하늘을 오래 보더니 말했다. "오늘 옵니다."

"비가?"

"아니요. 겨울이."

고개를 오르는 중에 그것이 왔다. 처음에는 재인 줄 알았다. 잿빛 하늘에서 흰 부스러기가 떨어져 소매에 앉았는데, 털어 내려다 손을 멈췄다. 부스러기에 모양이 있었다. 바늘 같은 가지가 여섯, 한가운데서 별처럼 뻗어 있었다. 장사꾼의 버릇으로 물건 살피듯 들여다보는 사이 — 그것은 물이 되어 사라졌다.

눈이었다. 마흔을 몇 해 넘겨 살며 나는 눈을 처음 만져 보았다. 내 나라에서 눈은 먼 산꼭대기의 흰 모자였다. 하늘에서 내려와 사람의 소매에 앉는 것인 줄은 몰랐다.

아름답다고 적으려 했다. 그때 짐꾼들의 걸음이 빨라지는 것을 보았다. 누구도 하늘을 올려다보지 않았다. 모두 길을 내려다보며 걸었다 — 아직 있을 때의 길을 눈에 담아 두려는 사람들처럼.

한나절 만에 세상의 셈이 바뀌었다. 길과 밭의 경계가 지워지고, 길과 개울의 경계가 지워지고, 끝내 길 자체가 지워졌다. 나는 혀에게 물었다. "길이 어디로 갔는가."

"사라졌습니다." 혀가 답했다. "이 고장에서 길은 봄까지 없습니다."

산 아래 마을에 드니 사람들이 길가에 장대를 박고 있었다. 사람 키의 곱절은 되는 장대였다. 까닭을 물으니, 눈이 사람 키를 넘게 쌓이면 장대 끝만 남는다 했다. 장대에서 장대로 — 그것이 겨울의 길이라 했다.

마을 늙은이가 곰의 발바닥같이 생긴 것을 빌려 주었다. 휜 나뭇가지를 발에 묶는 신인데, 신으면 눈에 덜 빠진다. 나는 열 걸음에 세 번을 넘어졌고, 아이들이 처마 밑에서 배를 잡았다. 외인이 눈에 빠지는 구경이 이 마을 겨울의 첫 놀이가 된 모양이다.

칼은 눈을 싫어했다. 까닭을 물으니 칼답게 짧았다. "발소리가 죽소." 호위에게 눈이란 — 다가오는 것의 소리를 지우는 장막이라 한다.

화롯가에서 늙은이가 말했다. 눈이 본격으로 오면 마을은 섬이 된다고. 반 해 치 양식과 반 해 치 땔감을 들이고, 이웃의 지붕을 서로 살피며 봄까지 견딘다고. "갇히는 게 아니오. 닫는 거요." 혀가 그 말을 옮기는 동안, 늙은이는 문단속하는 시늉을 해 보였다.

우리와 달리 이 나라의 북쪽 사람들은 겨울을 쉬는 철로 치지 않는다. 겨울은 건너야 하는 바다다. 그들은 가을 내내 짐을 싣고, 첫눈과 함께 닻을 올린다.

장부에 적는다. 눈이 길을 지우면, 사람들은 길을 외운다. 외운 길에 장대를 박아 두고, 장대마저 묻히면 — 문을 닫고 봄을 기다린다.

오늘 배운 것은 이것이다. 이 나라에는 길이 죽는 철이 있다. 내가 본 것이다.


#1. 사실의 땅 — 눈의 반년, 산의 지붕

도카이의 붐비는 가도를 버리고 북으로 꺾으면, 북쪽 뭍길 — 호쿠리쿠도다. 총론에서 한 나라 안에 여름의 나라와 겨울의 나라가 있다 적었는데, 여기가 그 겨울의 나라다. 북쪽 바다와 산의 등뼈 사이에 좁고 긴 땅이 끼어 있고, 와카사에서 에치고까지 나라들이 한 줄로 꿰여 있다. 그 등 뒤가 신에쓰의 산악 — 가이와 시나노와 히다다. 이 나라 땅의 7할이 산이라 했는데, 그 산들의 우두머리가 여기 모여 있다. 길 가는 자들이 이 산줄기를 일본의 지붕이라 부르는 것을 들었다. 지붕이라는 말이 맞다 — 지붕 북쪽 물매에 눈이 쌓이고, 그 눈이 이 장의 전부를 정한다.

눈은 반년을 다스린다. 집들은 그 반년에 맞게 지어졌다 — 눈을 흘리라고 칼날처럼 세운 지붕, 배의 용골 같은 굵은 기둥, 깊은 처마. 눈이 처마를 넘으면 사람들은 집과 집 사이에 눈 굴을 파서 이웃과 통한다. 지붕의 눈을 내리는 일은 이 고장에서 밥 짓는 일과 같은 일과다 — 게으른 지붕은 봄이 오기 전에 내려앉는다. 길의 셈도 다시 배워야 했다. 맨길에서 하루 예닐곱 리(里)를 가던 행렬이, 눈길에서는 두세 리를 채우면 좋은 날이다 — 리와 초(町)의 감각은 용어·도량형 사전에 맡긴다.

뭍길이 묻히는 대신 이 고장은 바다를 쓴다. 짐배들이 북쪽 해안을 항구에서 항구로 꿰며 내려간다. 에치고의 쌀과 베, 노토의 생선과 소금, 에치젠의 종이가 배에 실려 와카사와 에치젠의 항구에 닿고, 거기서 고개를 넘어 오우미의 호수로, 호수에서 미아코(교토)로 간다. 내가 오우미의 장에서 보았던 북국의 짐이 이 길로 온 것이다. 다만 이 바닷길에도 철이 있다 — 겨울의 북풍은 배를 뭍으로 끌어올리게 만들므로, 북국의 가을 항구는 겨울을 앞둔 곳간처럼 붐빈다. 내가 본 것이다.

나라마다 한 줄씩 적는다. 와카사는 미아코의 부엌이다 — 그 작은 항구들의 생선이 밤새 고개를 넘어 서울의 아침상에 오른다 한다. 에치젠은 종이가 좋다. 내 일기의 뒤 절반은 에치젠 종이에 적혔다 — 내가 본 것이 아니라, 내가 쓴 것이다. 노토는 바다로 내민 팔뚝 같은 반도로, 짐배들이 바람을 피해 드는 좋은 항구가 많다. 엣추는 들 뒤에 곧장 큰 산이 서 있는 나라다 — 그 산의 이야기는 뒤에 적는다. 에치고는 눈의 나라 중에서도 눈의 나라인데, 그 눈 속에서 짠 베가 희고 질겨 멀리까지 팔린다.

에치고 앞바다에는 사도가 떠 있다. 옛날부터 죄지은 귀인을 보내는 유배의 섬이라 한다. 그리고 금이 난다는 소문이 있다 — 다만 항구마다 부르는 소문의 값이 제각각이었다. 소문의 값이 제각각이면 장사꾼은 지갑을 닫는다. 나는 건너지 않았다. 겨울 바다가 막았고 — 막지 않았어도, 소문만 들고 배를 내는 것은 장사가 아니다. 들은 이야기다, 전부.

산쪽의 나라들은 다른 셈을 산다. 시나노는 높은 들과 고개의 나라로, 사방의 길이 여기서 엇갈린다 — 들이 좁아 쌀은 적으나, 길목이 많아 길목의 이문이 있다. 가이는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인데 들이 기름지고 말이 좋다 들었다 — 나는 그 길을 가지 못했다. 히다는 산이 가장 깊은 나라다 — 그 이야기도 들은 것뿐이니, 사람의 절에서 적는다.


#2. 사람과 풍속 — 갇혀서 일하는 사람들

눈은 공평하게 내린다. 그래서 일도 공평하게 나눈다 — 이 땅 사람들이 하는 말이다. 지붕의 눈을 내리는 차례, 장대 길을 다시 내는 당번, 홀로 된 노인의 지붕을 살피는 책임이 마을의 법으로 정해져 있다. 우리와 달리 이 나라의 북쪽 마을은 겨울마다 한 척의 배가 된다 — 한 사람이 게으르면 모두가 가라앉기 때문이다.

갇힌 손은 놀지 않는다. 눈에 닫힌 반년 동안 집집마다 길쌈을 하고, 새끼를 꼬고, 나무를 깎고, 종이를 뜬다. 봄에 팔 것이 겨울에 만들어지는 것이다. 에치고에서는 겨울에 짠 베를 늦겨울 눈밭 위에 펴서 바래는데, 눈 위의 천이 햇빛에 점점 희어진다 — 내가 본 것이다. 눈이 천을 바래 준다는 것을 나는 이 나라에 와서 알았다. 겨울이 길어 손이 야무진 것이라고 혀가 일찍이 말했는데, 이 고장에 와서야 그 말의 무게를 달아 볼 수 있었다.

히다에 대해서는 — 나는 그 길을 가지 못했다. 다만 미아코의 큰 절과 큰 저택을 지은 목수가 히다에서 왔다는 말을, 서로 만난 적 없을 세 고장의 사람들에게서 들었다. 산이 깊어 논이 없는 나라는 사람의 손을 세공으로 길러, 그 손을 내보내 먹고산다는 것이다. 산이 사람을 먹이지 못하면 산은 사람의 손을 기른다 — 장부에 적을 만한 셈이다.

산의 겨울에는 사냥하는 자들이 있다. 무리를 지어 겨울 산에 들어 짐승을 잡는데, 산에 드는 동안은 마을의 말을 버리고 산의 말을 따로 쓴다 한다. 산의 것들이 사람의 말을 알아듣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들은 이야기다 — 그러나 산의 말을 쓰는 자들이 평지의 누구보다 오래 산에서 살아 돌아온다는 것은, 셈으로 따져 볼 가치가 있다.

금을 좇는 자들도 보았다. 에치고의 항구에는 봄 배를 기다리며 주사위를 굴리는 사내들이 있었다 — 사도로 건너가려는 자들이다. 산을 떠돌며 금줄을 찾는 자들의 이야기도 들었다. 산의 금은 영주의 것이 되기 전에 먼저 소문의 것이 된다. 그리고 소문은 광부보다 빨리 판다.


#3. 혼세의 땅 — 백성이 가진 나라

영주가 없는 나라에 들어간다기에, 나는 지갑을 평소보다 깊이 숨겼다. 법이 없는 땅인 줄 알았던 것이다. 가가의 어귀에 관소는 있었다. 세도 있었다. 다만 거두는 자가 칼 대신 염주를 차고 있었고, 문 위에는 영주의 문장 대신 부처의 이름을 적은 기 — 南無阿彌陀佛 — 가 걸려 있었다. 내가 본 것이다.

들은 이야기를 적는다. 이 나라의 서쪽, 미아코 가까운 큰 강가에 절이면서 성인 요새 — 이시야마 혼간지 — 가 있고, 거기 쇼닌이라 불리는 큰 승려가 있다. 아미타불을 부르면 누구든 극락에 간다는 가르침이 그 절에서 나왔고, 스무 해 전 그 가르침이 민중을 일으켰다. 물결이 북국까지 닿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봉기 후 한 세대 만에 다이묘를 몰아낸 북국 영지 — 가가를 두고 길 위의 사람들이 하는 말이다. 영주의 성에는 절의 기가 올랐다 한다.

백성이 가진 나라라고 나는 들었다. 가서 물으니 — 백성은 부처님의 나라라 했고, 절의 승려는 문도의 나라라 했고, 장터의 늙은이는 웃기만 했다. 다스리는 자가 없는 것이 아니다. 다스리는 자가 여럿인 것이다. 절의 승려와 문도의 우두머리와 무사 차림의 사내들이 한 마루에 앉아 송사를 듣는 것을 보았다 — 내가 본 것이다. 우리와 달리 이 나라에서는 영주를 몰아낸 자들이 영주의 일을 그대로 물려받는다. 세가 가벼워졌다는 자와, 세의 이름만 바뀌었다는 자가 있었다 — 나는 둘 다 적어 둔다.

장은 섰고, 쌀값은 이웃 나라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갑주 짓는 장인의 망치 소리도 끊기지 않았다 — 가가의 갑주는 이름이 멀리까지 갔다 한다. 영주가 없어도 갑주는 팔린다. 전쟁은 어디에나 있으므로. 다만 이 나라의 기이한 셈 하나는 적어 둘 만하다. 몸은 북국에 있는데 머리는 미아코 곁에 있다 — 가가의 길에서 나는 서쪽의 요새 절로 가는 시주와 문서의 행렬을 보았고, 서쪽에서 오는 명이 이 나라의 큰일을 정한다 들었다.

편자 주: 잇코잇키의 본거지는 가가가 아니라 강가의 요새 사찰 이시야마 혼간지다 — 세력의 데이터와 병종, 카구라번과의 전쟁은 정본 전국의 세력이 쥔다. 가가는 그 물결이 다이묘를 몰아낸 영지이며, 핀투가 본 합의의 마루가 앞으로도 버틸지는 탁자가 정한다.

시나노에서는 다른 종류의 기척을 만났다. 가이의 영주와 에치고의 영주가 시나노의 한 강가 들에서 몇 번을 싸우고 몇 번을 비겼다 한다 — 들은 이야기다. 두 이름 모두 호랑이처럼 말해졌고, 호랑이 둘이 한 산에 살 수 없다는 것이 이 고장 사람들의 셈이었다. 내가 본 것은 먼 산등성이를 넘어가는 깃발의 행렬과, 그 깃발을 보고 입을 다무는 마을이다. 끝나지 않는 전쟁의 곁에서는 말 값과 쌀값이 함께 오른다 — 장사꾼으로서 적고, 사람으로서는 적고 싶지 않은 시세다.

그리고 금이다. 금이 난다는 산의 소문 둘레에는 늘 같은 얼굴들이 모인다 — 캐려는 자, 거두려는 자, 막으려는 자. 누구의 것도 아닌 산은 없다. 소문이 도는 순간, 모두의 것이 되기 때문이다.


#4. 영이의 땅 — 지옥이 있는 산

엣추의 들에서 남쪽을 보면 흰 산이 벽처럼 서 있다. 다테야마라 한다. 그 산속에 지옥이 있다고, 이 고장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말한다. 골짜기 하나가 끓고 있다는 것이다 — 못이 끓고, 누런 연기가 바위틈에서 새고, 그 위를 나는 새가 떨어진다고. 죽은 이를 그 골짜기에서 보았다는 이야기가 이 고장에는 흔하다. 죽어서 가는 곳이 아니라,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에 지옥이 있는 것이다. 나는 오르지 못했다 — 겨울 산은 길이 없고, 길이 있어도 내 다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이것은 들은 이야기다. 다만 마을 절에서 행자가 그림 한 폭을 펼쳐 보여 주었다 — 산 하나가 통째로 그려져 있는데, 기슭에는 끓는 지옥이, 봉우리 위에는 극락이 한 그림에 담겨 있었다. 우리는 지옥을 땅 밑에 묻고 쳐다보지 않는데, 이 나라 사람들은 지옥에 주소를 주고 — 절하러 간다.

여인들의 의례 이야기도 들었다. 이 산은 여인을 들이지 않으므로, 한 해의 정한 날에 여인들이 눈을 가리고 흰 천을 깐 다리를 건넌다 한다. 다리 이쪽이 지옥이고 저쪽이 정토라, 천 위를 건너는 동안 건너는 자의 죄가 씻긴다는 것이다. 눈을 가리는 까닭을 물으니, 행자가 답했다 — 건너는 동안 보이는 것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라고. 나는 그 답을 며칠 곱씹었다.

편자 주: 정본이 셈하는 영계 균열의 후보지(연표)에 다테야마는 없다. 그 끓는 골짜기가 정말 어딘가로 통하는 입인지, 신앙이 그려 낸 그림일 뿐인지 — 정본은 정하지 않았고 본권도 정하지 않는다. 이 산을 얇은 곳으로 쓸지는 GM의 것이다.

산이 가장 깊다는 히다 쪽의 전승도 하나 들었다. 아비 적의 큰 흔들림에 산이 내려앉아 골짜기의 성을 통째로 묻었고, 막힌 강 위에 호수가 하룻밤 새 생겼다 한다 — 들은 이야기다. 그 물 밑에 지붕이 아직 그대로 있다고, 말하는 자마다 목소리를 낮췄다.

눈의 여인 이야기는 화롯가마다 있었다. 눈보라 치는 밤, 길 잃은 자 앞에 흰 옷의 여인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살이 시리게 아름답고, 가까이 오라 부르고 — 간 자는 돌아오지 않는다. 더러 측은히 여겨 살려 보내기도 하는데, 오늘 본 것을 말하지 말라는 조건이 붙는다 한다. 그러므로 이 이야기에는 증인이 없다. 증인이 없는 것이 곧 증거라고, 화롯가의 늙은이는 말했다. 장사꾼의 셈으로는 받아 적기 어려운 논법이나 — 그날 밤 눈보라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나도 끝내 대답하지 않았다. 이 이야기는 눈 오는 고장 어디에나 있다 한다. 다만 눈이 깊은 만큼, 여기서는 이야기도 깊다.

시나노의 젠코지에서는 반대의 것을 보았다. 그 큰 절의 본존은 비불(秘佛)이라 하여 누구도 보지 못한다 — 주지도 보지 못한다 한다. 그런데도, 아니 그래서, 온 나라에서 사람이 온다. 신분을 가리지 않고 여인에게도 문이 열린 절이라, 마루 위에 거지와 귀인이 한 줄로 앉는다. 나는 본당 밑의 칠흑 같은 복도를 더듬어 도는 행렬에 끼었다 — 어둠 속 벽의 자물쇠를 만지면 본존과 연이 맺어진다 하여, 외인의 손도 그 자물쇠를 만졌다. 내가 본 것이다 — 라고 적을 수 없는 것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신의 얼굴을 그려서 모시고도 의심하고, 그들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부처를 의심하지 않는다. 이 땅 사람들은 소에 끌려서라도 일생에 한 번은 젠코지에 간다고 말한다.

젠코지의 마당에서 동쪽의 산들을 보았다. 눈이 물러나면 저 고개들을 넘어 너른 들로 내려간다. 들이 넓으면 전쟁도 넓다고 혀가 말했다 — 그 셈은 다음 장에서 한다.


#5. 탁자에서

Scene Tool. 이 절만 GM용 장면 도구다.

겨울 고립은 닫힌 방이다. 눈에 닫힌 마을은 그 자체로 밀실 시나리오의 무대다 — 아무도 오지 못하고, 아무도 떠나지 못하고, 봄까지 그 안의 사람(과 사람 아닌 것)뿐이다. 시계는 양식과 땔감과 눈의 깊이로 충분하고, 수치는 필요 없다 — 문 밖에 무엇이 있는지 일행이 모르는 동안은. 눈길의 마디에서 무엇이 기다리는지는 마을, 길, 산의 요마가 쥐고 있고, 눈의 여인의 얼굴은 요마의 얼굴들에 있다.

백성이 가진 나라는 질문으로 쓴다. 다이묘 없는 영지는 일행에게 색다른 사회 무대다 — 송사는 절의 마루에서 열리고, 통행의 허가는 문도의 합의에 달렸고, 일행의 고용주가 이 땅에서 환영받는 자인지부터가 문제가 된다. 잇코잇키의 데이터와 정세는 정본 전국의 세력을, 이름난 가가의 갑주는 명품을 편다.

금산 잠입은 소문에서 시작한다. 사도는 닫힌 상자다 — 들어가는 배도 남의 것, 나오는 배도 남의 것, 겨울에는 그 배마저 없다. 금이 정말 있는지부터 GM이 정하면 된다. 소문이 거짓이어도 시나리오는 성립한다 — 거짓 소문에 돈을 건 자들이 이미 섬에 가 있기 때문이다.

설중 행군은 산이 정한다. 겨울 고개를 넘어야 하는 사정 — 닫히는 관소, 쫓아오는 자, 봄이면 늦는 전갈 — 을 주고, 길을 외운 안내인을 붙여라. 안내인을 잃는 순간 장면의 주인은 산으로 바뀐다. 길 위의 재료(관소·도하·잠자리·밤길)는 길과 여행에, 굴릴 사건이 더 필요하면 여로의 사건을 편다.

훅 다섯.

  • 첫눈과 경주 — 고개가 닫히기 전에 짐 하나를 넘겨야 한다. 짐은 무겁고, 하늘은 낮고, 일행을 늦추려는 자가 행렬 안에 있다.
  • 연기 없는 마을 — 장대 길 끝의 마을에 연기가 한 줄도 오르지 않는다. 들어가 보면 집집마다 밥상이 차려져 있다 — 식은 지 오래된 채로. 눈은 발자국을 기록하고, 또 지운다.
  • 부처의 나라의 송사 — 가가에서 일행의 고용주가 송사에 걸렸다. 재판하는 마루에는 승려와 문도와 무사가 앉아 있고, 판결 전에 바깥 나라의 증인이 필요하다 — 길이 닫히기 전에.
  • 흰 다리 건너기 — 한 여인이 다테야마의 천 다리 의례까지의 호위를 청한다. 죽은 이를 골짜기에서 보고 오겠다는 것이다. 누군가 그녀가 닿기를 바라지 않는다 — 산 자인지, 아닌지.
  • 황금 섬에서 온 사내 — 사도에서 도망쳐 왔다는 사내가 금줄의 증거를 품고 있다. 사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와 입을 막으려는 자가 차례로 온다. 증거가 진짜인지는 — 마지막에 정해도 늦지 않다.

눈은 길을 지울 수 있을 뿐이다 — 길을 외운 사람은 지우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