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판 v1.5 · hb-doc

#제12장 솔로 어드벤처 「첫 검」

너는 방금 캐릭터 한 명을 만들었다. 이제 그 캐릭터로 하룻밤을 걸어 보라.

이 장은 GM 없이 혼자 읽으며 진행하는 번호 문단 게임북이다. 순서대로 읽는 책이 아니다 — 지시가 있을 때마다 그 번호(¶)를 찾아 건너뛴다. 규칙은 한 번에 하나씩 열린다. 처음에는 주사위 두 개와 이 책과 방금 만든 시트 한 장이면 족하다.


#시작하기 전에

준비물은 10면체 두 개, 네가 만든 1단 캐릭터 시트, 그리고 이 책이다. 웹 빌더로 만들었든 워크스루 3인(사무라이·음양사·예인) 중 하나를 그대로 썼든 상관없다. 어떤 직업이라도 이 밤을 끝까지 걸을 수 있다.

이 게임북은 판정을 유연하게 지정한다. "감지로 굴려라" 대신 "네 능력치 중 가장 높은 것으로 굴려라"라고 적힌 곳이 많다. 네 캐릭터가 무엇이든, 자기 강점으로 이 밤을 헤쳐 나가라는 뜻이다. 규칙 용어가 처음 나오면 그 자리에서 짧게 설명하고, 더 알고 싶으면 전투 규칙 장(→ 제3장)을 가리킨다.

죽지 않는다. 이 밤에 네가 쓰러지더라도 이야기는 끝나지 않는다 — 패배한 문단은 다른 갈래로 이어질 뿐이다. 마음 편히 굴려라. 여기서 배운 실수가 진짜 탁자에서 너를 살린다.

시작하려면 ¶1로 가라.


#¶1

「첫 검」 도입 — 해 질 녘 가라스자와 어귀

늦여름의 해가 산등성이 너머로 넘어간 지 한참이다. 너는 국경 마을 가라스자와(烏澤)의 어귀에 서 있다. 반나절을 걸어온 다리가 무겁다. 마을은 이상하리만치 조용하다 — 저녁 짓는 연기는 오르는데, 개 짖는 소리도 아이 우는 소리도 없다.

품에는 접힌 종이 한 장. 옆 고을 관아가 붙인 방문(榜文)이다. 지난 보름 사이 가라스자와에서 다섯이 사라졌다. 밤에 나갔다 돌아오지 않았다. 연유를 밝히는 자에게 사례한다. 사례가 탐나서 왔든, 지나는 길이었든, 지금 네가 여기 서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마을 초입의 우물가에서 한 노파가 두레박을 늘어뜨린 채 너를 본다. 겁먹은 눈이지만, 낯선 칼잡이를 내치지는 않는다.

  • 노파에게 사라진 자들에 대해 물으려면 → ¶2
  • 대꾸 없이 마을 안쪽으로 곧장 들어가려면 → ¶3

#¶2

"사라진 사람들 얘기라면—" 노파의 목소리가 갈라진다. "저 뒷산 대숲이야. 다들 저리로 갔어. 나무하러, 버섯 캐러. 그리고 안 돌아와. 어제는 마고로쿠네 막내가……." 말을 잇지 못한다.

여기서 이 게임의 첫 규칙을 연다 — 판정이다.

규칙 열림 ① 첫 판정. 무언가를 시도했는데 성공이 확실하지도, 실패가 확실하지도 않을 때 주사위를 굴린다. 10면체 두 개를 동시에 굴려 합산한다(2~20, 평균 11). 여기에 관련 능력치 수정치(-3~+3)를 더하고, 도움이 되는 기능이 있으면 그 숙련 보너스도 더한다. 그 합이 목표치 이상이면 성공이다.

2d10 + 능력치 + (기능) >= 목표치

목표치는 대개 홀수다. 쉬움 7, 보통 9, 표준 11, 어려움 13. 이 게임북은 목표치를 그때그때 일러 준다.

출전: co-03-01 §2d10 기본 판정 · co-03-03 §기본 판정

노파의 말이 참인지, 겁에 질려 부풀린 것인지 가늠해 보라. 네 능력치 중 가장 높은 것으로 굴린다(사람을 읽는 일이니 미나 지가 어울리지만, 무엇이든 좋다). 목표치 9(보통).

  • 합이 9 이상이면 → ¶4
  • 합이 9 미만이면 → ¶5

#¶3

너는 노파를 지나쳐 마을 안쪽 길로 들어선다. 몇 집을 지나도 문은 닫혀 있고, 덧창 틈으로 시선만이 따라온다. 길 끝에서 한 사내가 삽을 쥐고 막아선다. 마을 자경(自警)의 우두머리, 소하치(惣八)다. 어깨가 넓고 눈매가 사납지만, 그 사나움 아래로 지친 두려움이 비친다.

"칼잡이로군. 관아에서 보냈나." 그가 삽을 내린다. "말리지 않겠네. 하지만 알아 둬 — 저 뒷산 대숲에 뭔가 있어. 사람 꼴을 하고 있어서 더 고약해." 그는 대숲 쪽을 턱짓한다. "우리 젊은것 넷이 창을 들고 지키고 섰네만, 저것들을 상대할 줄은 몰라."

너는 소하치에게서 자경단의 존재를 알았다. 이 밤이 깊어지면 그 넷이 쓸모가 있을 것이다.

대숲으로 가려면 → ¶4


#¶4

대숲의 위장 요마 무리

너는 마을 뒤편, 검게 우거진 대숲의 입구에 선다. 대나무가 바람도 없이 서걱인다. 땅에는 발자국이 어지럽다 — 마을 쪽으로 들어간 자국은 여럿인데, 나온 자국이 없다. 노파의 말은 참이었다.

숲으로 열 걸음쯤 들어서자 발밑에서 무언가 어른거린다. 무릎 높이의, 흐릿하고 가벼운 형체들. 가는 휘파람 같은 소리를 흘리며 떼를 지어 네 둘레를 메운다.

(이것이 첫 적이다. 무섭게 생겼지만 — 곧 알게 되듯 — 베일 것도 없는 것들이다.)

이어서 이 게임의 두 번째 규칙, 전투를 연다. → ¶6


#¶5

노파의 말은 두서가 없고, 너는 겁먹은 노인의 과장과 진실을 가려내지 못한다. "돌아와, 돌아오라고……" 노파가 중얼거리며 두레박을 놓친다. 우물 밑에서 텅, 하는 소리가 올라온다.

실패해도 이야기는 나아간다 — 다만 준비 없이. 너는 사라진 자들이 어디로 갔는지 정확히는 모른 채, 마을 뒤편 검은 대숲만을 눈으로 좇는다. 그리로 갈 수밖에 없다.

실패도 장면을 만든다. 이 게임은 낮은 눈이 나와 실패한 순간이 다음 장면을 여는 게임이다. 실패를 벌로 여기지 마라. 준비가 덜 된 채 문을 여는 것뿐이다.

대숲으로 향하면 → ¶4


#¶6

잡귀 실루엣 스팟

규칙 열림 ② 첫 전투 — 활력과 호흡. 전투에는 초읽기(카운트)가 있다. 모든 유닛은 활력을 가지며, 활력이 높을수록 먼저 움직인다. 네 캐릭터의 최대 활력 = 10 + 기(技)다. 기+1이면 활력 11, 기+0이면 10.

네 차례(카운트)가 오면 한 호흡 동안 행동한다. 한 호흡에 쓸 수 있는 활력은 기본 5까지다. 그 안에서 여러 동작(메뉴버)을 골라 조합한다 — 이를테면 우치가타나 횡베기(2활력) + 횡베기(2활력) + 받아치기 예약(1활력) = 5활력.

활력을 다 쓰면 다음 유닛으로 넘어가고, 전원이 활력을 소진하면 소강 단계가 온 뒤 활력이 최대치로 되돌아온다.

출전: co-03-04 §활력의 이중 역할 · §한 호흡 · co-03-06 §간합의 구조

이제 눈앞의 것들 — 잡귀(雜鬼)다. 스탯 블록을 보라.

잡귀 (雜鬼) — 잡급
전력 0, 지배력 +0.5
기법: 없음. 존재 자체가 지배력 기여.

출전: co-08-02 §잡귀 (잡)

전력이 0이라는 것이 핵심이다.

규칙: 전력과 공격. 유닛이 얼마나 많은 치명상을 견디는지를 전력으로 센다. 네 공격이 상대의 방비 이상으로 명중하면 1전력을 깎는다. 전력이 0이 되면 그 유닛은 쓰러진다.

2d10 + 용(勇) + (무기 기능) >= 대상 방비 → 성공 = 1전력.

그런데 잡급은 전력이 0이라, 공격을 선언하는 것만으로 즉사한다. 굴릴 필요조차 없다.

출전: co-03-05 §전력 · §전투 불능

잡귀 무리에 칼을 휘두르는 것을 선언하라. 판정은 없다. 네 칼이 한 번 스칠 때마다 잡귀 하나가 안개처럼 흩어진다. 겁먹을 것 없는 워밍업이다 — 다만 여기서 호흡을 쓰는 감각을 익혀 두자.

  • 무리를 서두르지 않고 한 호흡씩 차근차근 흩겠다(활력을 아끼며) → ¶7
  • 단숨에 몰아쳐 무리를 한 번에 걷어내겠다(활력을 몰아 쓴다) → ¶8

#¶7

너는 한 호흡에 두 번의 베기(각 2활력)면 잡귀 둘, 세 번이면 셋 — 이런 식으로 활력이 닿는 만큼만 벤다. 한 호흡의 기본 한계는 5활력이니, 2활력짜리 베기는 한 호흡에 둘이 넉넉하고 셋째는 활력을 넘긴다. 활력이 바닥나면 그 호흡은 끝이고, 다음 카운트를 기다린다.

왜 한 호흡을 넘기면 안 되나. 한 호흡 한계(기본 5)를 넘겨 활력을 쓰면 과부하 판정이 걸린다. 잡귀 상대로는 그럴 이유가 없지만, 강한 적 앞에서는 이 한계가 생사를 가른다. 지금은 "한 호흡에 얼마까지 쓸 수 있는가"만 몸에 익혀 두라.

출전: co-03-04 §과부하

두어 번의 호흡을 반복하자 무리가 걷힌다. 침착하게, 낭비 없이. 더 깊이 들어가면 → ¶9


#¶8

너는 한 호흡에 벨 수 있는 만큼 몰아친다 — 2활력짜리 베기 둘이면 4활력, 잡귀 둘이 흩어진다. 남은 1활력으로는 셋째를 벨 수 없으니(모든 메뉴버는 최소 1활력이되 베기는 2활력이다), 그 호흡은 거기서 끝난다.

활력은 곧 시간이다. 한 호흡에 쓸 수 있는 활력은 정해져 있고(기본 5), 다 쓰면 다음 카운트를 기다려야 한다. 몰아치면 빨리 정리되지만, 급한 순간에 남겨 둔 활력이 없으면 적의 일격에 대응할 수 없다. 지금은 대가가 없지만 — 곧 이 균형이 중요해진다.

출전: co-03-04 §한 호흡 · §활력 비용 처리

몇 호흡 만에 무리가 걷힌다. 화끈했으나, 활력을 아끼는 법도 곧 배우게 된다. 더 깊이 들어가면 → ¶9


#¶9

대숲이 깊어질수록 공기가 무겁다. 발밑의 흙에 검은 얼룩이 늘어난다 — 마른 핏자국이다. 앞쪽 빈터에서 회색 형체 하나가 등을 보이고 웅크려 무언가를 뜯고 있다. 배만 북처럼 부풀고 팔다리는 마른 가지 같다. 마른 가죽이 스치는 소리와 침 삼키는 소리가 먼저 들린다.

아귀(餓鬼)다. 잡귀와 달리 이것은 한 방에 흩어지지 않는다.

아귀 (餓鬼) — 졸급
전력 1, 방비 10, 지배력 +2 (분대 5체)
기법:
- 발톱 찢기 — 2d10 + 용(+0) >= 방비 | 1전력. 피아 무관 공격.
- 광란 물기 — 2d10 + 체(+0) >= 방비 | 피해 없음. 대상 다음 공격 -1 (공포).

출전: co-08-02 §아귀 (졸)

이 아귀는 무리에서 떨어져 홀로 배회하던 놈이다. 지휘관 없이 단독으로 배회하는 졸급 요마는 활력 10으로 취급하니, 스스로 카운트에 참여해 너를 향해 달려든다.

출전: co-08-02 §방랑 요마 (지휘관 없는 졸/련)

아귀가 인기척을 느끼고 홱 돌아본다. 굶주림으로 번들거리는 눈이 너를 향한다. 이제 너와 아귀의 활력 초읽기다.

  • 네 활력이 아귀보다 높으면(기+1 이상이면 활력 11 이상 → 네가 먼저) → ¶10
  • 네 활력이 아귀와 같거나 낮으면(기+0 이하) → ¶11

#¶10

이제 네 호흡이다 — 활력이 높아 네가 먼저 움직였든, 놈의 첫 발톱을 피해내고 차례를 얻었든. 아귀가 다시 자세를 잡기 전에 칼을 넣을 수 있다.

공격을 굴려라. 무기를 든 손 그대로 — 2d10 + 용 + (검술이나 해당 무기 기능이 있으면 그 보너스). 아귀의 방비는 10이다. 창을 든 캐릭터라면 야리 찌르기(용), 단도라면 찌르기(용)로 굴리면 된다. 맨몸이라면 체술 타격(용)이다.

  • 합이 10 이상이면 → ¶13
  • 합이 10 미만이면 → ¶14

#¶11

아귀가 너보다 빠르다. 카운트는 높은 활력부터이니, 아귀가 먼저 달려든다. 놈이 발톱을 세우고 뛰어든다 — 발톱 찢기, 2d10 + 용(+0)으로 굴린다. 네 방비 이상이면 너는 1전력을 잃는다(PC의 기본 방비는 갑옷 없이 10, 경갑을 입었으면 12다).

아귀 대신 네가 이 판정을 굴려 결과를 확인하라(솔로에서는 적의 굴림도 네가 대신 굴린다). 굴린 합에 용 수정치는 0을 더한다.

  • 아귀의 합이 네 방비 미만이면(빗나감) → ¶10
  • 아귀의 합이 네 방비 이상이면(피격, 1전력 손실) → ¶12

#¶12

아귀의 발톱이 네 어깨를 긁는다. 전력 1을 잃었다. 시트에 표시하라. 아프지만 아직 설 수 있다.

이번엔 놈이 몸을 드러냈다. 반격의 호흡이 왔으니, 이제 예약 방어라는 세 번째 규칙을 배울 때다. → ¶15


#¶13

너의 칼끝이 아귀의 마른 몸통을 파고든다. 전력 1짜리 졸급이니, 한 번의 명중으로 쓰러진다. 아귀가 마른 잎처럼 무너져 검게 스러진다.

숨을 고를 새도 없이, 대숲 안쪽에서 또 다른 기척이 인다. 낮은 들개 같은 자세로 풀숲을 미끄러지는 그림자. 이번 것은 아까와 다르다 — 이것을 상대하려면 막는 법을 알아야 한다.

방어를 배우려면 → ¶15


#¶14

네 칼이 허공을 갈랐다. 아귀가 옆으로 몸을 틀어 피했다. 굶주린 짐승의 반사는 빠르다. 다음 순간 놈이 발톱을 세우고 파고든다.

여기서 배울 것은 막는 법이다 — 무턱대고 다시 베는 대신, 상대의 일격을 받아넘기는 기술. → ¶15


#¶15

규칙 열림 ③ 예약 방어. 무기에는 공격 기법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방어 기법도 딸려 있다. 카타나의 "받아치기", 야리의 "견제", 방패의 "방패 방어" 같은 것들이다. 방어 기법은 두 가지 방식으로 쓴다.

- 예약: 자기 호흡 안에서 미리 활력을 지불해 방어 자세를 잡아 둔다. 이렇게 예약해 두면, 적의 공격이 날아왔을 때 0활력으로 발동한다(이미 냈으니까).

- 즉흥 반응: 예약하지 않았는데 급히 막으려 하면 기본 비용의 1.5배(반올림)를 그 자리에서 내야 한다.

카타나 받아치기는 예약 1활력 / 즉흥 2활력이다. 예약된 방어는 한 번 발동하면 소모된다.

출전: co-03-04 §예약 · co-03-07 §방어 기법

너에게 방어 기법이 있는 무기(카타나·야리·단도·방패 등)가 있다면, 다음 호흡을 어떻게 쓸지 고르라. 무기가 없거나 맨손이라면 체술의 "밀어내기"를 쓴다.

  • 방어를 미리 예약해 두겠다(활력을 먼저 낸다) → ¶16
  • 예약하지 않고, 적이 치면 그때 즉흥으로 막겠다¶17

#¶16

너는 이번 호흡에 방어 기법을 예약한다. 카타나라면 받아치기 예약에 1활력, 야리라면 견제 예약에 2활력. 칼을 비스듬히 세워 상대의 궤도를 기다리는 자세다.

풀숲을 미끄러지던 그림자가 뛰어오른다 — 들여우의 형상, 요호(妖狐)의 새끼다. 발톱을 세우고 네게 달려든다. 예약해 둔 덕에 너는 0활력으로 받아치기를 발동한다. 2d10 + 기(技)가 놈의 공격 판정 이상이면 완전히 무효다.

굴려라. 요호 새끼의 공격 판정은 이미 굴렸다 치고, 목표치 11로 삼는다.

  • 합이 11 이상이면(받아넘김 성공) → ¶19
  • 합이 11 미만이면(막지 못함) → ¶18

#¶17

너는 방어를 예약하지 않고, 공격 자세 그대로 상대를 기다린다. 풀숲을 미끄러지던 그림자가 뛰어오른다 — 요호(妖狐)의 새끼다. 발톱이 번뜩인다.

급히 막으려면 지금 활력을 내야 한다. 즉흥 반응이니 기본 비용의 1.5배 — 카타나 받아치기라면 2활력이다. 예약해 두었다면 공짜였을 것을, 급하게 반응하느라 더 든다. 이것이 예약과 즉흥의 차이다.

즉흥으로 받아치기를 굴린다. 2d10 + 기, 목표치 11.

  • 합이 11 이상이면(막았다, 대신 활력을 더 썼다) → ¶19
  • 합이 11 미만이면(막지 못함) → ¶18

#¶18

방어가 늦었다. 요호 새끼의 발톱이 네 팔뚝을 긋는다. 1전력을 잃는다(시트에 표시). 그러나 놈도 너무 깊이 파고든 탓에 몸을 드러냈다. 다음은 네 차례다.

이제 반격이다 — 그리고 반격의 순간, 이 게임에서 가장 극적인 규칙을 만난다. → ¶20


#¶19

칼과 발톱이 맞부딪는다. 너는 상대의 궤도를 정확히 읽어 흘려낸다. 요호 새끼가 튕겨 나가 착지하며 이빨을 드러낸다. 피해는 없다. 예약해 두었든 급히 막았든, 막은 것은 막은 것이다.

이제 놈이 빈틈을 보였다. 반격의 호흡 — 여기서 이 게임에서 가장 극적인 규칙을 만난다. → ¶20


#¶20

규칙 열림 ④ 회심과 실착. 2d10을 굴렸을 때 두 주사위가 같은 눈이면(예: 6과 6) 더블이다. 더블은 10번에 한 번꼴로 나오며, 판정의 성공/실패와 만나 극적인 결과를 만든다.

- 더블 + 성공 = 회심(会心). 공격이면 전력을 2 깎는다(보통의 두 배).

- 더블 + 실패 = 실착(失着). 자세가 무너져 무방비 상태가 된다(방비 -4, 다음 자기 차례까지).

그리고 운(運) 능력치가 있으면 운명 개입을 쓸 수 있다. 굴린 직후, 주사위 하나의 눈을 ±1 조정한다. 예를 들어 5와 4가 나왔다면 4를 5로 밀어 올려 5-5 더블을 만들어 회심을 노릴 수 있다. 개입 횟수는 운 수정치만큼, 운이 낮아도 전투당 최소 1회는 보장된다.

출전: co-03-01 §더블 · §운명 개입 · co-03-05 §회심 · §실착 · §무방비

요호 새끼에게 반격하라. 2d10 + 용 + (무기 기능), 요호의 방비는 11이다. 굴린 두 눈을 잘 보라.

  • 두 눈이 같고(더블) 명중 성공이면 → ¶21
  • 두 눈이 같고(더블) 명중 실패이면 → ¶22
  • 더블이 아니고 명중 성공이면 → ¶23
  • 더블이 아니고 명중 실패이면 → ¶22

운을 쓰고 싶다면: 두 눈이 한 끗 차이(예: 5-6)로 나왔고 명중에도 성공했다면, 운명 개입으로 5를 6으로 밀어 올려 더블을 만들어 ¶21로 갈 수 있다. 운이 있는 캐릭터라면 이 한 수가 회심을 부른다.


#¶21

회심이다. 두 주사위가 같은 눈을 가리키고, 칼끝이 완벽하게 빨려 들어간다. 상대의 빈틈, 네 호흡, 칼의 궤적이 한 점으로 수렴하는 찰나. 요호 새끼는 전력 1짜리였으나, 회심의 2전력은 그것을 단숨에 넘어선다. 놈이 두 동강 나 검은 안개로 흩어진다.

그 자리에 잠시 정적. 너는 방금 이 게임의 심장을 보았다 — 한 번의 굴림이 판을 뒤집는 순간을.

숲 안쪽에서 사람 목소리가 들린다. 젊은 사내들의 다급한 외침. → ¶24


#¶22

실착이다 — 혹은 그저 빗나갔다. 두 눈이 같았다면(실착) 네 자세가 무너져 무방비가 되었다. 방비가 -4로 떨어지고, 새 자세도 방어 예약도 할 수 없다. 다음 네 차례가 오면 자동으로 풀린다. 그저 빗나가기만 했다면 무방비는 없지만, 요호 새끼는 아직 살아 있다.

놈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다시 파고든다. 발톱이 스친다 — 1전력을 잃는다(무방비였다면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시트에 표시).

그래도 요호 새끼는 지친 짐승일 뿐이다. 다음 호흡에 다시 칼을 넣으면 — 이번엔 굴릴 것 없이 — 놈은 이미 상처투성이라 쓰러진다. 검은 안개가 흩어진다.

쓰러져도 죽지 않는다. 설령 이 밤 내내 얻어맞아 전력이 0에 이르렀더라도, 이 게임북에서 너는 죽지 않는다. 잠시 무릎을 꿇을 뿐, 이야기는 다음 문단으로 이어진다. 마음 편히 나아가라.

숲 안쪽에서 사람 목소리가 들린다. 젊은 사내들의 다급한 외침. → ¶24


#¶23

네 칼이 요호 새끼의 몸통을 정통으로 갈랐다. 회심은 아니었지만, 전력 1짜리에게는 한 번의 명중이면 충분하다. 놈이 낑, 하는 소리와 함께 검은 안개로 흩어진다.

깔끔한 한 수였다. 회심의 화려함은 없었으나, 필요한 것을 정확히 해냈다.

숲 안쪽에서 사람 목소리가 들린다. 젊은 사내들의 다급한 외침. → ¶24


#¶24

대숲을 헤치고 나아가자 작은 빈터가 나온다. 창을 든 젊은 사내 넷이 등을 맞대고 웅크려 있다. 소하치가 말한 마을 자경단 — 아니, 여기까지 쫓아 들어온 모양이다. 그들의 눈은 공포로 흔들린다. 창끝이 사방을 겨누지만, 무엇을 겨눠야 할지 모른다.

"칼잡이 나리!" 하나가 외친다. "저것들이 — 저것들이 얼굴을 하고 있어요. 사라진 사람들 얼굴을! 어느 게 진짜인지—"

너는 여기서 분대를 얻는다. 이 넷을 어떻게 부리느냐가 다음 싸움을 가른다. → ¶25


#¶25

규칙 열림 ⑤ 분대 맛보기. 분대는 스스로 움직이지 않는다 — 지휘관(너)이 자기 호흡에 분대 명령을 내려야 움직인다. 명령 비용은 2활력이며, 지(智)가 +2 이상이면 1활력으로 줄어든다.

분대는 숫자 하나로 관리한다 — 결속력(사기)이다. 이 자경단의 결속력은 낮다(겁에 질린 촌민이니 2). 결속력이 0이 되면 분대는 붕괴해 흩어진다. 지휘관인 네가 쓰러지거나, 분대의 절반이 죽거나, 공포를 겪을 때마다 -1씩 깎인다.

첫 밤에는 명령 하나만 알면 된다 — 일제 공격: 분대가 지정한 한 표적에 창을 모아 찌른다. 판정 2d10 >= 대상 방비로 굴려, 명중하면 졸급 하나를 제거한다.

출전: co-06-06 §분대 명령 · §결속력 · co-03-04 §분대 명령

가라스자와 자경단 — 졸급 5명 (민병 변형)
전력 1, 방비 10, 결속력 2, 지배력 +2
- 일제 창격 [전술:형] — 분대 명령 → 2d10 >= 대상 방비, 졸급 1 제거
- 방패벽 — 분대 명령 → 그 구역 지배력 x1.5, 그 간합 이동 불가

스탯은 co-06-06 졸급 민병 분대 규격을 따른다. 출전: co-06-06 §졸급 분대 · co-08-01 §난이도 기준

네가 이 넷의 지휘를 맡겠다고 이르자, 떨리던 창끝이 조금 단단해진다. 그때 빈터 건너편에서 — 사라진 마을 사람들의 얼굴을 한 것들이 하나둘 걸어 나온다.

빈터 맞은편의 것들을 마주하려면 → ¶26


#¶26

빈터 건너편에서 다섯의 형체가 걸어 나온다. 사라진 마을 사람들의 얼굴이다 — 나무하러 갔다는 청년, 버섯 캐러 갔다는 아낙, 마고로쿠네 막내. 그러나 걸음걸이가 어딘가 어긋나 있고, 발치에 그림자가 지지 않는다. 요호 무리의 위장이다.

네 자경단으로 일제 창격을 명령하라. 요호는 갑옷이 없어 방비가 낮다 — 지정한 한 마리에 대해 2d10 >= 11(요호 방비)로 굴린다. 결속력 2를 쓰는 것이 아니라, 명령 활력(2, 지+2면 1)을 네가 낸다. 명중하면 위장한 요호 하나가 정체를 드러내며 흩어진다.

한 차례 일제 창격으로 요호 무리의 수가 줄어든다. 그러나 위장이 벗겨진 요호 하나가 촌민의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자경단을 향해 이빨을 드러낸다 — 제 이웃의 얼굴이 짐승으로 변하는 것을 본 젊은이들의 창끝이 다시 떨린다.

여기서 결속력이 시험받는다. → ¶27


#¶27

요호의 위협에 자경단이 흔들린다. 요마의 공포에 노출된 분대는 결속력이 깎일 수 있다 — 소강 때 정신 내성에 실패하면 -1이다. 결속력 2에서 시작한 이 겁먹은 넷에게는 한 번의 -1도 뼈아프다(0이 되면 붕괴해 흩어진다).

지휘관인 네가 이 순간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갈린다.

  • 앞장서서 요호를 마주 벤다 — 지휘관이 먼저 위험을 받아내면 분대가 용기를 얻는다. 자경단의 결속력은 2로 유지된다. → ¶28
  • 자경단을 뒤로 물리고 네가 홀로 막는다 — 넷은 안전하지만, 이웃의 얼굴을 한 것을 등지고 물러난 공포가 남는다. 자경단의 결속력을 1로 낮춰 적으라. → ¶28

#¶28

대숲 빈터의 요호 어미 대치

네 선택대로 자경단이 자세를 고쳐 잡는다. 어느 쪽이든 이 넷은 아직 흩어지지 않았다 — 결속력이 1이라도 남아 있는 한, 마지막 싸움에서 일제 창격을 명령할 수 있고, 이들이 네 목숨을 구할 여지가 있다.

남은 요호들이 뒤로 물러나며, 그 뒤에서 마지막 하나가 천천히 걸어 나온다. 다른 것들보다 크고, 아홉 갈래는 아니어도 세 갈래의 꼬리가 어른거린다. 이 무리의 어미다.

그것이 입을 연다 — 사라진 촌장의 목소리로. "칼을 거두어라, 나그네. 나는 그저 배가 고팠을 뿐이다."

여기서 이 게임의 마지막 규칙 — 그리고 이 게임의 마음 — 을 만난다. → ¶29


#¶29

규칙 열림 ⑥ 삼도육심. 이 세계에는 선악의 정렬표가 없다. 대신 사람이 무엇을 위해 칼을 드는가를 세 갈래 길(삼도)과 여섯 마음(육심)으로 표시한다. 지금 네 앞의 요호 어미는 하나의 국면이지만, 네가 어느 마음으로 서 있느냐에 따라 세 갈래의 반응이 열린다.

- 진(眞) — 현도의 마음. 요마도 자연의 일부다. 공존과 대화를 시도한다.

- 패(覇) — 예도의 어두운 마음. 질서를 위해 위협을 제거한다. 마을을 지키려면 이것을 베어야 한다.

- 자(慈) — 공도의 마음. 요마조차 고통받는 존재다. 벨지언정 증오하지 않는다.

어느 마음이 옳은지는 정해져 있지 않다. 네 시트에 적은 심(心)이 있다면 그것을 따라도 좋고, 지금 이 자리에서 새로 골라도 좋다. 셋 다 이야기를 앞으로 밀고 간다.

출전: co-02-02 §삼도육심 체계 · §진 · §패 · §자 · §캐릭터 생성 시 심 선택

요호 어미가 촌장의 얼굴로 너를 본다. 다섯을 잡아먹은 것이 이것이다. 그러나 그 눈에는 짐승의 굶주림과 함께, 무언가 지친 기색도 있다.

  • 진(眞) — "네가 왜 여기 내려왔는지 말해 보라"고, 베기 전에 물으려면 → ¶30
  • 패(覇) — 말은 필요 없다. 마을을 지키려면 지금 벤다 → ¶31
  • 자(慈) — 벨 것이나, 증오해서가 아니다. 놈에게 마지막을 고하고 친다 → ¶32

#¶30

진(眞)의 길이다. 너는 칼을 내리지 않되, 겨누지도 않는다. "왜 산에서 내려왔나. 대숲에는 사냥할 것이 없었나."

요호 어미가 잠시 멈칫한다. 그 얼굴의 위장이 흔들린다. "……산이 메말랐다. 영맥이 말라, 우리가 먹을 것이 남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의 얼굴을 빌렸다." 그것의 목소리에 촌장의 것이 아닌, 오래된 짐승의 울림이 섞인다.

네가 대화의 문을 연 덕에, 이 싸움은 다른 결말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요호 어미는 굶주렸고, 굶주린 짐승은 물러서기 전에 시험한다. 그것이 발톱을 세운다 — 죽이려는 것이 아니라, 네가 정말 맞설 자인지 가늠하려는 일격이다.

한 번의 소전투가 남았다. 요호 어미와의 마지막 겨룸으로 → ¶33


#¶31

패(覇)의 길이다. 대화는 함정이다. 이것은 다섯을 잡아먹었고, 놓아주면 여섯째를 잡아먹을 것이다. 마을의 질서를 지키는 것이 네 칼의 이유다. 너는 대답 대신 거리를 좁힌다.

"칼을 거두라 했다." 요호 어미의 목소리가 낮아진다. 위장이 벗겨지며 이빨이 드러난다. "그렇다면 — 너도 좋은 먹이다." 그것이 세 갈래 꼬리를 세우고 덤벼든다.

망설임이 없는 만큼 첫 수는 네 것이다. 요호 어미와의 마지막 겨룸으로 → ¶33


#¶32

자(慈)의 길이다. 너는 칼을 고쳐 쥐되, 그 얼굴을 똑바로 본다. "네가 굶주린 것을 안다. 이 얼굴들의 주인도 굶주려 여기 왔겠지. 그러니 미워하지 않겠다. 다만 — 더는 두고 볼 수 없다."

요호 어미가 이상하다는 듯 너를 본다. 증오도 두려움도 없는 칼을 처음 보는 듯이. "……기묘한 인간이로군." 그것이 천천히 자세를 낮춘다. "그렇다면 네 자비가 내 발톱보다 강한지 보자."

증오 없는 겨룸이 시작된다. 요호 어미와의 마지막 겨룸으로 → ¶33


#¶33

요호 어미 — 마지막 소전투다. 이것은 무리를 이끌던 강화된 졸급이다. 지휘관 없이 배회하는 졸급의 방랑 활력 규칙에 따라 자체 활력을 가지며, 무리의 어미인 만큼 보통 졸급보다 질기다.

요호 어미 (妖狐母) — 졸급 (강화·방랑)
전력 2, 방비 11, 활력 10
용+1, 기+1
기법:
- 발톱 (爪) — 2d10 + 기(+1) >= 방비 | 1전력.
- 환술 회피 (幻術回避) — 방어, 예약 1/즉흥 2 | 환영으로 대체. 성공 시 피격 무효.
특수:
- 변장 (變裝) [자세] — 사라진 자로 위장. 이미 간파됨(이 전투에서 무효).

요호(妖狐) 졸급 템플릿(전력 1, 방비 11, 기+1)을 강화한 방랑 개체다. 전력을 무리 어미의 격에 맞춰 1→2로 올렸고(련급 하한 미만·졸급 강화 범위 내), 방랑 활력 10을 적용했다. 기법은 원 템플릿의 발톱·환술 회피를 그대로 옮겼다. 출전: co-08-02 §요호 (졸) · §방랑 요마 · §등급별 전력(졸 1, 련 2~3)

(권장 규칙 재확인.) 네가 배운 것을 여기서 전부 쓴다.

- 활력·호흡: 최대 활력 10+기, 한 호흡 5까지. 활력 높은 쪽이 먼저.

- 공격: 2d10 + 용 + 무기 기능 >= 11(요호 어미 방비). 명중 = 1전력, 회심(더블+성공) = 2전력.

- 예약 방어: 미리 예약하면 0활력, 급히 막으면 1.5배.

- 환술 회피 주의: 요호 어미도 방어를 예약한다. 네 공격이 명중해도 놈이 환술 회피(예약)를 성공시키면 무효가 된다 — 두 번, 세 번 베어야 하는 이유다.

- 분대: 자경단 일제 창격(2d10 >= 11)으로 어미의 전력을 대신 깎을 수 있다. 다만 어미의 발톱이 자경단을 향하면 결속력이 위태롭다.

- 운명 개입: 운이 있다면 결정적 순간에 눈을 ±1 조정해 회심을 노려라.

요호 어미의 전력 2를 0으로 만들면 승리다. 먼저 첫 일격을 넣어 보라 — 2d10 + 용 + 무기 기능 >= 11.

  • 첫 공격이 명중했다면(회심이든 일반 명중이든) → ¶34
  • 첫 공격이 빗나갔거나, 명중했으나 어미가 환술 회피를 성공시켰다면(솔로에서는 어미의 방어 판정 2d10 + 기(+1) >= 네 공격 합도 네가 대신 굴린다) → ¶35

#¶34

칼이 요호 어미의 몸에 닿는다. 회심(더블+성공)이었다면 2전력이 한 번에 깎여 어미는 그 자리에서 무너진다 — 곧장 ¶37로 가라. 일반 명중이었다면 1전력을 깎았고, 어미는 전력 1만 남아 이빨을 드러낸다.

전력 1이 남은 어미가 반격한다. 발톱, 2d10 + 기(+1) >= 네 방비(갑옷 없으면 10, 경갑 12). 이 판정을 굴려 확인하라.

  • 어미의 발톱이 네 방비 미만이면(빗나감) → 너는 다음 호흡에 마무리 일격을 넣는다. ¶37
  • 어미의 발톱이 네 방비 이상이면(피격, 1전력 손실) → ¶35

#¶35

어미가 환영으로 몸을 바꿔 네 칼을 흘려내거나, 발톱으로 되받아친다. 요호의 환술 회피는 이래서 성가시다 — 명중해도 무효가 되니, 한 번에 끝나지 않는다.

여기서 결판을 낼 방법은 둘이다.

  • 자경단의 힘을 빌린다 — 자경단이 아직 붕괴하지 않았다면(결속력 1 이상), 일제 창격을 명령한다. 2d10 >= 11(어미 방비). 명중하면 어미의 전력을 대신 1 깎는다. 네 칼이 흘려져도, 네 명의 창은 환술로 다 막지 못한다. → ¶36
  • 운을 태워 회심을 노린다 — 운이 있는 캐릭터라면, 다음 공격에서 하나 차로 어긋난 더블(예: 6-7)이 나올 때 운명 개입으로 6을 7로 올려 더블을 만들어 회심(2전력)으로 단번에 끝낸다. → ¶36

#¶36

한 번 더 겨룬다. 자경단의 창이 어미의 환영 사이로 파고들든, 네 회심의 일격이 세 갈래 꼬리를 갈라놓든 — 어미의 전력이 마침내 0에 이른다.

만약 그사이 네 전력이 0에 이르렀다면¶38로 가라(이 밤에 너는 죽지 않는다). 그렇지 않다면¶37로 가라.


#¶37

요호 어미가 마지막 발톱을 헛치고 무너진다. 세 갈래 꼬리가 검은 안개로 풀리며, 빌렸던 촌장의 얼굴이 벗겨진다. 그 아래로 잠시 — 정말 잠시 — 늙고 여윈 들여우 한 마리의 진짜 모습이 드러났다가, 바람에 흩어진다.

빈터에 정적이 내린다. 위장했던 요호들은 어미를 잃자 지휘를 잃고 흩어져 산으로 달아난다. 자경단의 넷이 창을 내리고 서로를 바라본다. 아무도 죽지 않았다.

네가 자(慈)진(眞)의 길을 골랐다면, 어미가 흩어지기 전 마지막으로 중얼거리는 것을 듣는다. "……산이, 말랐다……" 그 한마디가 다음 이야기의 씨앗이 된다. 패(覇)의 길을 골랐다면, 너는 그 말을 듣지 못한 채 다만 마을을 구했다.

에필로그로 → ¶39


#¶38

세 호흡이 지나도록 요호 어미는 환술로 네 칼을 거듭 비껴냈고, 그사이 놈의 발톱이 너를 무너뜨렸다. 네 전력이 0에 이른다 — 그러나 이 밤에 너는 죽지 않는다.

무릎이 꺾이는 순간, 자경단의 넷이 — 겁에 질려 있던 그 촌민들이 —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일제히 창을 내지른다. "나리를 지켜라!" 결속력의 마지막 한 방울을 태운 일제 창격이 요호 어미의 옆구리를 꿰뚫는다. 어미가 비명을 지르며 검은 안개로 흩어진다.

네가 쓰러뜨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네가 이 넷을 여기까지 이끌었기에, 이 넷이 너를 구했다. 패배한 문단이 승리로 이어지는 것 — 이것이 이 게임의 약속이다.

정신이 들 무렵, 위장했던 요호들은 이미 산으로 달아난 뒤다. 에필로그로 → ¶39


#¶39

에필로그.

동이 튼다. 너는 자경단의 넷과 함께 대숲을 걸어 나온다. 우물가의 노파가, 삽을 쥔 소하치가, 덧창 뒤에 숨어 있던 얼굴들이 하나둘 나와 너를 맞는다. 사라진 다섯은 돌아오지 못했지만 — 그들의 얼굴을 빌렸던 것은 더는 밤에 오지 않는다.

너는 방금 이 게임의 뼈대를 전부 겪었다. 판정(2d10 + 능력치 + 기능), 활력과 호흡(10+기, 한 호흡 5), 전력(명중 = 1전력, 회심 = 2전력), 예약 방어(예약 0활력 / 즉흥 1.5배), 회심과 실착(더블), 운명 개입(눈 ±1), 분대(명령·결속력), 그리고 삼도육심(眞·覇·慈의 갈림길). 여기까지 왔다면 너는 이제 탁자에 앉을 준비가 되었다.

다음 단계.

- 함께할 사람이 있다면 — 전투 규칙 장(→ 제3장)으로 돌아가 규칙을 정식으로 익히고, 첫 캠페인을 준비하라. 방금 겪은 것들이 그 장에서는 온전한 형태로 펼쳐진다.

- 아직 혼자라면 — 이 책의 솔로 모드 오라클 규칙으로 가라. GM 자리를 대신하는 질문표와 장면 만들기 절차가 있어, 이 밤 같은 모험을 스스로 이어 갈 수 있다.

- 더 강해지고 싶다면 — 성장 장으로 가서 이 캐릭터를 2단으로 올려 보라. "산이 말랐다"는 요호 어미의 마지막 말이, 다음 모험의 실마리다.

가라스자와의 밤은 끝났다. 네 첫 검은 이미 뽑혔다.

[끝]


#문단 지도 (GM·검수용)

아래는 분기 무결성 확인용 참조표다. 플레이 중에는 볼 필요가 없다.

첫 검 문단 분기도

마커열리는 규칙
1첫 판정 — ¶2
2첫 전투 — ¶6
3예약 방어 — ¶15
4회심/실착 — ¶20
5분대 맛보기 — ¶25
6삼도육심 3갈래 — ¶29
규칙 열림나가는 갈래
1시작2, 3
2① 첫 판정4, 5
3(분대 예고)4
4(전투 진입)6
5(실패 분기)4
6② 첫 전투(활력·호흡·전력)7, 8
7(호흡 절약·과부하 예고)9
8(호흡 몰아치기)9
9(졸급 조우)10, 11
10(활력 우선)13, 14
11(활력 열세·피격)10, 12
1215
1315
1415
15③ 예약 방어16, 17
16(예약)19, 18
17(즉흥)19, 18
1820
1920
20④ 회심/실착/운명 개입21, 22, 23
21(회심)24
22(실착/빗맞)24
23(평명중)24
24(분대 획득)25
25⑤ 분대 맛보기26
26(요호 무리·일제 창격)27
27(결속력·공포 시험 — 선택이 결속력 2/1을 가른다)28
28(자경단 재정비)29
29⑥ 삼도육심 3갈래30, 31, 32
3033
3133
3233
33보스 소전투(첫 일격)34, 35
34(명중·반격 교환)37, 35
35(환술 회피·분대/운 결판)36
36(마무리)38, 37
37(승리)39
38(패배=분대 구원)39
39에필로그[끝]